미국의 고위 관리들이 잇달아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지난 달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새롭게 나타나고 있는 움직임입니다. 김연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벤 로즈 부보좌관은 지난 23일 외신기자 브리핑에서 현재로서는 미-북 관계에 당장 돌파구가 생길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북한이 더 이상 도발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시사해 여운을 남겼습니다.

[녹취: 벤 로즈,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 “Again, our view is...”

미국은 양자대화든 다자대화든 북한과의 회동을 고려할 뜻이 있다는 겁니다.

일본을 방문한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도 북한이 더 이상 도발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북한과 대화의 문이 열려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글린 데이비스,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 “We’re listening to...”

데이비스 특별대표는 24일 일본 외무성 고위 관리들과 만난 뒤 기자들에게 미국은 북한의 발언들을 듣고 있으며, 북한이 전하는 메시지를 검토할 용의가 항상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어떤 방향으로 가고 무슨 결론을 내릴지 미국은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일본 언론들은 북한이 핵실험을 포함한 추가 도발을 자제할 경우 미국과 일본은 북한과 대화에 응할 수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북한 외무성은 지난 22일, 미국과의2.29 합의에 더 이상 구속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 행동을 자제하고 있다는 점을 미국 측에 수 주일 전에 통지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 국무부 당국자는 미국의 이해를 증진하기 위해 국무부가 북한과 주기적으로 접촉하고 있다고 ‘미국의 소리’ 방송에 밝혔습니다.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은 오바마 행정부가 지난 달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막기 위해 고위 인사를 평양에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에도 추가 핵실험을 막기 위해 북한과 계속 접촉해 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 “I think that’s likely...”

오바마 행정부가 베이징이나 뉴욕채널을 통해 북한과 새로운 협상을 모색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래리 닉쉬 연구원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실패로 미국의 외교적 입지가  더 강화됐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래리 닉쉬, 전략국제안보연구소 연구원] “Because this missile...”

북한이 발사 실패로 국제적인 망신을 당하고 대륙간 탄도미사일 능력에 의구심을 낳은 만큼 미국으로서는 유연하게 북한을 상대할 여지가 생겼다는 겁니다.

닉쉬 연구원은 북한 외무성이 핵실험을 예고한 바 없다고 밝히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북한이 핵실험 계획을 완전히 접었다는 뜻으로 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미국은 일단 북한으로부터 추가 핵실험을 하지 않겠다는 확약을 받은 뒤, 2.29합의 내용보다 더 큰 양보를 받아내려 할 것이라고 닉쉬 연구원은 전망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김연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