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시민·정치적 권리위원회(Human Rights Committee) 위원에 한국인 최초로 선출된 서창록 한국 고려대 교수. 사진 출처: 서창록 교수 페이스북.
유엔 시민·정치적 권리위원회(Human Rights Committee) 위원에 한국인 최초로 선출된 서창록 한국 고려대 교수. 사진 출처: 서창록 교수 페이스북.

유엔 시민·정치적 권리위원회(Human Rights Committee) 위원에 한국인 최초로 선출된 서창록 한국 고려대 교수가 북한 인권 개선에도 힘을 보태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서 교수는 18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인권을 보는 시각은 정치적 이념과 관계없이 같아야 한다며, 이런 기조가 자리잡힐 수 있도록 유엔에서도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20여 년간 북한 등 국제 인권 개선 활동에 참여해온 서 교수는 앞서 지난 17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실시된 시민·정치적 권리위원회 위원 선거에서 117개국의 지지를 받아 한국인 최초로 위원에 선출됐으며 내년부터 4년간 활동할 예정입니다. 김영권 기자가 18일 서 교수를 전화로 인터뷰했습니다. 

라디오
서창록 교수 인터뷰 오디오

기자) 먼저 축하드립니다. 지난 6년 동안 유엔 인권이사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하셨고 이번에 새롭게 유엔 인권 매카니즘의 핵심기관인 유엔 시민적·정치적 권리 위원회 위원에 선출되셨습니다. 어떤 차이와 의미가 있는 건가요?

서창록 교수) “유엔 인권이사회 자문위원회는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하나의 싱크탱크 같은 역할을 합니다. 주로 국가를 직접 다루지 않고, 주제별로 유엔 인권이사회가 주는 업무에 대해 조사를 하고 리포트를 제출하는 역할을 합니다. 시민적·정치적 권리위원회는 유엔 인권이사회 자문위원과 달리 국제 조약(ICCPR)이기 때문에 173개국이 조약에 가입했고, 가입한 나라는 4년마다 한 번씩 규약에 따라 보고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그 보고서를 18명 위원들이 검토합니다. 구속력이 있는 규약에 의해서 검토하는 겁니다.” 

기자) 그럼 18명의 위원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 겁니까?

서창록 교수) “크게 두 가지 역할이 있습니다. 하나는 국가 보고서를 검토하고 모니터를 합니다. 국가들이 규약에 의거해 인권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 검토하는 겁니다. 두 번째는 개인의 진정 절차가 있습니다. 국가 차원에서 인권 침해가 심할 때, 인권 침해가 국가 제도에 의해 보호되지 않을 때, 개인이나 시민사회가 자유권 위원회에 직접 진정할 수 있습니다. 그럼 진정한 것을 위원회가 검토해서 인권 침해인지 아닌지 판단하고, 인권 침해가 심각하다고 판단할 때는 거기에 대해 조치를 취하게 됩니다.

서창록 교수가 유엔 인권이사회 자문위원으로 인권이사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기자) 북한의 인권 상황은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가 현대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는 결론을 내렸었는데, 그럼 북한의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진정할 수 있습니까?

서창록 교수) “가능은 합니다. 제가 기억하기에 북한은 2000년대 중반쯤부터 규약에 가입한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의무를 수행하지 않고 있죠. 국가보고서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가입했음에도 불구하고 국제법을 어기고 있는 상태입니다. 진정도 북한이 할 수 있는데, 그 진정은 개인이나 시민사회가 해야 합니다. 하지만 북한 주민들이 북한이 시민적·정치적 규약에 가입돼 있고, 본인들이 그런 진정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도 없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한국의 시민사회가 진정하는 것도 힘든 상황입니다. 실질적인 증거랄까요? 그런 명확한 사실 증거가 존재해야 하기 때문에 북한 같은 경우 (이를 제시하기가) 상당히 어려운 상황입니다.” 

기자) 한국 내 대북 인권단체들이죠. 북한인권시민연합(CANKHR)과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의 이사로 활동하고 계시고 오랫동안 북한 인권 개선 활동에 자문 등 여러 지원을 해오셨는데, 관련해 어떤 계획이 있으신가요?

서창록 교수) “북한 인권 분야 관련해서 사실 북한이 시민적·정치적 권리위원회와 긴밀히 협조를 안 하기 때문에 제가 얼마만큼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을지 모르지만, 북한 인권 문제가 상당히 정치화되어 있잖아요. 특히 우리나라( 한국)에서 그렇고. 소위 진보와 보수 진영 간에 굉장히 이견이 큽니다. 어떻게 보면 인권을 보는 시각은 정치 이념과 관계없이 같아야 하는데, 제가 거의 20여 년 동안 북한 인권 문제와 활동을 보면서 굉장히 고민을 많이 한 분야입니다. 제가 유엔의 위원으로 진출했으니까  좀 더 제 목소리를 내서 이런 (북한) 인권 활동이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고, 북한 인권 개선 분야에 있어서도 그런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기자)  유엔 시민적·정치적 권리위원회가 다루는 분야가 매우 광범위한데, 어떤 문제에 주력할 예정이신가요?

서창록 교수) “개인적으로 제일 관심 있는 분야는 제 연구 분야 이기도 한데, 디지털 기술과 인권 분야입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소위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경제사회 변화가 새로운 인권 문제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대한 대비가 유엔의 인권 매커니즘이 잘 되어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특히 시민적·정치적 권리와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가 굉장히 연관돼 있습니다. 따로 분리해 볼 수 없죠. 사실 인권 제도가 따로 발전되어 왔잖아요. 그런 것이 신기술 시대에는 더욱 같이 봐야 하는, 하나의 인권 문제가 자유권이다 사회권이다 이렇게 따로 볼 수 없기 때문에 제가 볼 때 각 위원회가 서로 협력도 많이 해야 하고 제도 혁신도 해야 하기 때문에 그 분야에서 제 전문성을 활용해서 제도의 발전을 꾀하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기자) 비정부기구인 휴먼아시아 대표로도 활동하셨는데, 끝으로 어떤 바람이 있으신가요?

서창록 교수) “이번에 제가 선출되고 언론에 보도가 되니까 관심이 많으신데, 사실은 한국 분들이 유엔의 매커니즘에 대해 잘 모릅니다. 교육 면에서 그렇고, 미디어, 정부도 그렇습니다. 국제 인권 매커니즘에 대해 인식이 높아지고 관심도 높아져서 북한과 한국뿐 아니라 국제사회 다른 나라의 인권에도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하는 바랍니다.”

진행자) 한국인 최초로 유엔 시민·정치적 권리위원회 위원에 선출된 서창록 고려대 교수로부터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견해와 계획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김영권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