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7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옥류관' 북한 식당에서 북한인 종업원들이 공연하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2017년 7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평양옥류관 북한 식당에서 북한인 종업원들이 공연하고 있다. (자료사진)

아랍에미리트가 북한 등 대량살상무기 확산 국가를 상대로 실행하는 정밀금융제재의 효과가 최하로 평가됐습니다. 관할권 내 제재 대상의 자산을 식별하려는 조치도 제대로 취하지 않았다는 지적입니다. 지다겸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기구인 자금세탁방지기구(FATF)는 아랍에미리트(UAE)가 확산 금융에 노출되어 있으며, 이를 차단하려는 노력도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기구는 30일 공개한 ‘상호평가 보고서’에서, 아랍에미리트 당국이 대량살상무기 자금 조달을 겨냥해 실행하는 대북・대이란 금융제재의 효과성을 4단계 중 최하 단계인 ‘낮음 (Low)’으로 평가하면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확산 금융이란 대량살상무기 개발, 생산, 획득 등에 사용되는 자금이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보고서는 아랍에미리트의 대규모 금융 시장과 금융 개방성, 활발한 금∙귀금속 거래, 유엔 제재 대상국과의 지리적 인접성 등을 지적하면서, 이 때문에 확산 금융, 돈세탁, 테러자금 조달에 악용될 수 있는 취약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아랍에미리트 당국이 확산 금융과 관계된 개인과 단체의 자산을 동결하고 거래를 금지하는 ‘정밀금융제재 (TFS)’를 낮은 수준에서 실행하고 있을 뿐 아니라, 유엔 안보리 제재 명단 갱신 등 관련 조치를 바로 실행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상호평가 보고서] “The UAE is implementing PF-related TFS to a low extent, as measures are not implemented without delay.”

아울러 유엔 안보리 대북・대이란 결의 제재 대상 개인과 기관의 관할권 내 자금과 기타 자산을 식별하려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며, 제재 대상의 활동을 막았던 사례를 증명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UAE 상호평가 보고서] “The UAE has not identified funds or other assets of designated persons and has not demonstrated it has prevented said persons from operating.”

이 밖에도 2015년과 2018년 사이에 안보리 대북・대이란 제재 결의 위반에 연루된 가능성이 있는 25명의 개인과 법인을 식별했지만, 이후 추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아랍에미리트 당국이 2015년부터 지난 5년간 제재 위반 의심 사례와 관련한 자산을 확인하거나 자산 동결 조치를 취한 바 없다며, 두 가지 대북 제재 위반 사례를 대표적인 예로 제시했습니다.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패널이 작년 3월 연례 최종 보고서에서 이란에 주재하는 북한 국적자들이 이란의 테헤란 공항과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 공항을 오가며 현금을 운반하고 밀수한 정황을 지적한 것이 한 가지 사례입니다.

또 다른 예로는 대북 안보리 제재 대상인 북한 만수대 창작사의 미술품을 판매한 ‘옥류미술관’을 제시했습니다.

수도 아부다비에 위치한 이 미술 거래소는 최소 2018년 5월부터 영업을 시작했지만, 전문가패널이 조사를 시작한 이후 문을 닫았습니다.

보고서는 아랍에미리트가 안보리 대북제재 위반 가능성이 있는 개인과 단체를 식별한 제한적인 사례가 있지만, 자산 동결 조치를 취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의심스러운 거래 보고 이후에도 해당 계좌의 일부만 폐쇄됐다고 밝혔습니다.

[상호평가 보고서] “There were limited instances where reporting entities detected potential matches with DPRK-related TFS. In these instances, the reporting entities filed STRs and accounts were sometimes closed, but no assets were frozen.”

보고서는 아랍에미리트 당국과 민간 부문 모두 북한과 이란의 확산 금융 제재 회피 방법에 대한 이해가 낮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금융기관과 부동산중개업자, 변호사 등 불법 금융 활동에 이용될 가능성이 높은 특정비금융사업자(DNFBPs)들이 확산 금융과 표적금융제재 관련 의무를 낮은 수준에서 준수하고 이해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자금세탁방지기구는 기본적인 제재 대상 식별 절차에서 발견되는 ‘중대한 결함’과 표적금융제재의 ‘의미 있는 실행 조치 결여’는 아랍에미리트가 확산 금융에 상당한 취약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습니다.

VOA뉴스 지다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