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개정 헌법에서 핵 보유국임을 주장했지만 미국과 한국은 이를 절대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유엔 안보리와 국제원자력기구도 북한의 핵 보유국 지위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저희 `미국의 소리’방송은 국제사회가 핵실험을 두 차례나 실시한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 이유를 살펴보는 기획보도를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두 번째 순서로 사실상의 핵 보유국 인정 문제를 짚어보겠습니다. 김연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현재 핵확산금지조약에 계속 가입하지 않은 채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나라는 인도와 파키스탄, 이스라엘입니다. 이스라엘은 핵실험을 한 적이 없고 핵무기 보유 여부에 대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인도는1974년에 첫 핵실험을 한 뒤 98년에 추가로5차례 핵실험을 했고, 접경국인 파키스탄은 98년 한 해 동안 모두 6차례의 핵실험을 했습니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북한과 마찬가지로 핵실험을 강행한 뒤 국제사회로부터 강력한 제재를 받았습니다.

인도의 경우 미국은 기존의 민수용 핵 협력을 전면 중단하고 인도주의적 지원을 제외한 모든 지원 계획을 철회했습니다. 미국은 파키스탄에 대해서도 경제, 군사 지원을 중단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지난 2008년 인도와 민수용 핵협력 협정을 체결했습니다. 핵 물질 수출 통제를 위한 국가 간 협의체인 핵공급그룹(NSG)도 같은 해 인도에 대한 제재를 일부 해제해 인도가 핵 물질과 기술을 해외에서 수입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습니다.

여기에 더해 미국은 지난 2010년 미국산 핵연료의 재처리를 맡기는 내용의 협정도 인도와 체결했습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미국이 이중잣대를 적용해서 인도를 사실상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정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 시절 국제원자력기구 주재 미국대사를 지낸 케네스 브릴 씨는 미국이 인도를 핵 보유국으로 인정한 것은 절대 아니며, 인도와 북한을 직접 비교하는 것도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케네스 브릴, 전 IAEA주재 미국대사] “It’s a country...”

인도가 핵확산금지조약에 가입하지는 않았지만 북한과 달리 핵 관련 수출통제를 크게 강화해 핵 확산 방지에 건설적인 역할을 해왔다는 겁니다.

여기에 더해 인도는 98년 이후 핵실험을 중단하겠다는 약속을 계속 지키고 있고, 미국과의 핵 협정에서 민수용 핵 시설들을 국제원자력기구의  감시 아래 두기로 합의했습니다.

반면 북한은 비밀리에 우라늄 핵 개발 계획을 진행하고 이란, 시리아, 파키스탄 등과 불법 핵 거래를 해 무책임한 행태를 계속 보여왔다고 브릴 전 대사는 지적했습니다.

미국은 파키스탄에 대해서도 핵실험에 대응해 취했던 제재를 풀고 경제 지원을 재개했습니다. 지난 2001년 9.11 테러 참사 이후 테러와의 전쟁을 수행하면서 파키스탄의 협력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전략국제문제 연구소의 래리 닉쉬 연구원입니다.

[녹취: 래리 닉쉬,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 “Pakistan being a key...”

9.11 테러공격을 주도한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와 이들을 지지하는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저항세력을 소탕하는데  인접국인 파키스탄이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미국이 파키스탄의 핵 보유를 사실상 묵인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인도와는 달리 파키스탄과 핵 협력 문제를 전혀 논의하지 않고 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과학기술안보연구소의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입니다.

[녹취: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기술안보연구소 소장] “It doesn’t want to grant...”

파키스탄이 미국에 핵 협력을 요구했지만 미국은 파키스탄이 중국으로부터 플루토늄 원자로를 도입하는 것조차 반대하고 있다는 겁니다.

여기에는 지난 2004년 파키스탄의 핵과학자 칸 박사가 핵 기술 밀거래를 한 사실이 드러난 것도 한 몫 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파키스탄처럼 미국의 제재에서 벗어날 만한 전략적인 이유도 없는 만큼 합법적인 핵 보유국 지위는 물론이고, 사실상 핵 보유를 묵인받는 것조차 가능성이 없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소리 김연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