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가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북한도 예외가 아닌데요, 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은 북한의 기후변화를 살펴보는 기획보도를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첫 순서로 기후변화가 북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전해 드립니다. 보도에 이연철 기자입니다.

지난 2월 초, 폭설을 동반한 기록적인 한파가 유럽 전역을 휩쓸었습니다.

[녹취: 영국 BBC 방송 ] The weather is what most people are talking about in here Europe.

2주일 넘게 계속된 유럽의 폭설과 한파는 수 백 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등 막대한 인명과 재산 피해를 냈습니다.

같은 시기에 북한에도 강추위가 몰아닥쳤습니다. 북한에서 가장 추운 곳으로 꼽히는 백두산 인근의 삼지연 지역은 기온이 영하 40도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녹취: 조선중앙  TV] “내일 (2월2일) 기온이 가장 낮은 지방은 삼지연 지방으로서 영하 42도 정도 되겠으며, …….”

평양과 개성 등도 예년에 비해 10도나 낮은 영하 20도 안팎까지 떨어졌습니다. 대동강에는 두꺼운 얼음이 얼었고, 북한 제1의 항구이자 수도 평양의 관문인 남포항 앞바다 마저 얼어 버렸습니다.

한국의 민간단체인 고려대기환경연구소의 정용승 소장은 남포항이 지난 2009년 부터 4년 연속 얼어붙은 것을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됐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정용승 고려대기환경연구소] “ 남포항의 앞바다가 대동강에서부터 다 얼어 있는 것, 30-40km 밖까지 얼어붙은 기현상이 저희가 관측한 후 세상에 알려지게 됐습니다.”

과거에는 겨울에도 얼지 않는 부동항이었던 남포항에 얼음이 어는 것은 북한의 겨울 한파가 그 만큼 심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국 기상청 한반도기상기후팀의 김병철 사무관은 올 겨울에 유럽과 북한 등 북반구의 많은 지역이 기록적인 한파와 폭설에 시달린 것은 북극 지방의 찬 공기가 남쪽으로 밀려왔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병철 한국 기상청 한반도기상기후팀] “상층의 Z기류가 얼마만큼 중위도까지 내려왔느냐, 내려가지 못하느냐에 따라서 한기의 영향을 받게 됩니다. 즉 상대적으로 찬 공기가 많이 내려갔다는 것으로 Z 기류가 중위도까지 쭉 내려왔다, 찬 공기 덩어리가 밑으로 쭉 내려온 것입니다”

김 사무관은 북한의 지난 2월 평균기온이 영하 7.1도로 평년 보다 2.5도나 낮았다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북한의 이상기후는 올 겨울 만의 일이 아닙니다. 최근 북한에서는 봄철 가뭄과 여름철 집중호우, 가을철 이상고온, 그리고 겨울철 강추위와 폭설 등 이상기후가 자주 나타났습니다.

[녹취: 조선중앙 TV] “20일 0시부터 압록강 수위가 갑자기 높아져서 신의주 시 상단리, 하단리, 다지리, 의주군 서호리와 오적도, 막사도가 완전히 물에 잠겼습니다.”

지난 2010년 8월 말 신의주에 잇단 폭우가 내리면서 압록강이 범람하는 사상 2번째의 큰 홍수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이 홍수로 황금평과 인근의 곡창지대가 대부분 물에 잠기면서 벼농사가 막대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또 2000년 50년 만의 최악의 가뭄과 2008년 이상고온, 그리고  2010년 이상저온 현상 등으로 농작물 생산에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독일의 환경단체인 저먼 워치에 따르면, 북한은 1991년부터 2010년까지 20년 동안 홍수나 가뭄 같은 이상기후를 33번 겪었고, 이 때문에 해마다 평균 74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한국 기상청 한반도기상기후팀의 김병철 사무관은 북한에서 이상기후가 자주 발생하는 것은 지구온난화의 영향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병철 한국 기상청 한반도기상기후팀] “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로 인해서 전 지구적으로 가뭄, 폭설, 한파, 집중호우 같은 것들이 빈도도 더 잦고 강도도 더 세진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공통적인 의견입니다.”

지구온난화는 지구의 평균온도가 지속적으로 올라가는 현상을 말합니다. 평균온도의 급격한 상승으로 극지방과 고산지대의 빙하가 녹으면서 해수면이 상승하고, 이로 인해 강수량과 강수 형태가 변화되면서 홍수와 가뭄, 폭설 등 기상이변이 자주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의 주요 원인으로 이산화탄소와 메탄 같은  온실가스의 증가를 꼽고 있습니다. 온실가스는 온실의 비닐이나 유리 처럼 지구의 온도를 일정하게 만들어 생명체가 살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하는 기체지만, 너무 많을 경우 지구의 온도가 점점 더 올라가게 됩니다.

한국의 고려대기환경연구소의 정용승 소장은 삼림 훼손과 화석연료 사용 같은 인간의 인위적인 활동 때문에 온실가스의 양이 필요 이상으로 늘어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정용승 고려대기환경연구소] “삼림을 마구 훼손하고 화석연료 석탄을 마구 태우고 석유 경유 휘발유를 마구 태워가지고 공기 중에 이산화탄소와 메탄가스 같은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해 가지고 점점 기후가 마치 담요를 덮어 놓고 있듯이 공기 중에 온실기체가 많이 있기 때문에 기후가 점점 더 더워지는 추세에 있다…”

기후온난화의 뚜렷한 징후는 전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알프스의 만년설이 빠른 속도로 녹고 있고, 북극과 남극의 빙하도 수 십년 전에 비해 넓이가 줄어들고 두께도 얇아졌습니다.

국제 환경단체인 세계야생동물기금은 북극곰의 삶의 터전인 빙하가 녹아 내리고 있다며, 빙하가 사라지면 북극곰도 멸종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녹취: 세계야생기금 동영상] Polar bears depend on the Arctic Ice.

그러나 북극의 빙하가 녹아내리는 것이 북극곰 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빙하가 녹으면서 해수면이 상승해 육지의 높이가 낮거나 작은 섬나라들은 바닷물에 잠길 위험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또한 비가 많이 내리는 지역에 더 많은 비가 내리거나 비가 드물게 내리던 지역에 더 비가 내리지 않는 등의 극한기후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구온난화의 또 다른 영향은 자연생태계의 혼란입니다. 온대성 식물이 자라던 지역에 아열대성 식물이 증가하고, 어류의 이동 경로가 바뀌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20세기에 지구 평균기온은 0.6도 상승했고, 북한은 1백 년 동안 1.9도 올랐습니다. 1800년대 중반 산업혁명 이전에는 지구의 평균온도가 1도 정도 오르는데 1만 년이나 걸린 사실을 감안하면, 최근 들어 지구온도가 얼마나 급격하게 오르고 있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지구온난화 속도가 더욱 빨라지면서 이에 따른 영향도 더 커질 것으로 내다보면서, 북한도 여기서 예외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이연철입니다.

진행자) 지구온난화로 인한 북한의 기후변화에 대해 살펴보는 기획보도, 내일은 북한 기후변화의 미래에 대해 전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