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5일) 미-한 자유무역협정 FTA가 공식 발효됐지만 한국에선 찬반 집회가 열리고 정치권도 극명한 입장차를 드러내 이를 둘러싼 갈등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입니다. 원자력발전소 고리 1호기에서 위험천만한 정전 사고가 났는데도 원전측이 이를 한달 넘게 은폐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오늘 한국에선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 서울 김환용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 자세한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앵커: 오늘 미-한 자유무역협정 FTA가 발효됐죠, 한국에선그동안 찬반 양론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었는데요, 한국에선 FTA 효과를 어떻게 전망하고 있는지요?

기자: 네 미-한 FTA가 오늘 새벽 0시를 기해 공식 발효됐습니다. 이로써 두 나라 사이에는 모든 상품의 관세가 단계적으로 사라집니다.

자동차 부품에 붙는 관세는 FTA 발효와 함께 없어졌구요 4년 뒤인 2016년에는 자동차 관세가 완전히 사라집니다.

한국측 입장에선 LCD 모니터와 캠코더, 컬러 TV 등 전자제품과 섬유 품목의 관세도 FTA 발효와 동시에 사라지면서 대미 수출에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물가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미국산 와인과 과일에 붙는 관세가 철폐됐고 쇠고기와 돼지고기도 앞으로 단계적으로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농축산업은 심각한 피해가 우려됩니다. 미국산 저가 상품들과 힘겨운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15년간 12조원이 넘는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발효 첫날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네 이명박 대통령은 오늘 서울의 FTA 무역종합지원센터에서 중소 수출기업인들과 간담회를 갖고 “미-한 FTA가 발효되니까 세계가 한국을 부러워한다”며 “세계 경제가 어렵지만 FTA에 잘 적응하면 매우 긍정적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오늘 하루 서울 등지에서 찬반 집회가 열리는 등 FTA 갈등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정치권도 극명한 입장차를 보였습니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의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이제 중요한 것은 미-한 FTA가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계기로 만드는 일”이라며 “FTA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농축산업 관련 분들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도록 보완정책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야당인 민주통합당은 “불평등한 협정으로 인한 국가의 주권과 이익의 침해를 결코 용인할 수 없기에 재협상을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4월11일 국회의원 선거 공천을 놓고 내분 조짐을 보였던 여당의 갈등이 진정국면에 들어갔다구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세력 친이계와 가장 유력한 대통령 선거 후보인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세력 친박계간 갈등이 봉합국면으로 들어가는 양상입니다.

공천에 탈락한 친이계 인사들이 잇따라 공천 결과에 승복하고 불출마와 백의종군을 선언하고 나선 때문입니다.

지난 주까지만 해도 낙천자들이 잇따라 당을 뛰쳐 나와 내분으로 치달을 듯한 분위기였는데요, 한 때 친박계 좌장역할을 하다가 박 비대위원장과 대립해 온 김무성 의원이 지난 12일 백의종군을 선언한 게 반전의 계기였습니다.

이후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던 이동관 청와대 전 홍보수석이 불출마를 선언했고 오늘도 친이계 핵심인 안상수 진수희 의원이 잇따라 불출마와 함께 백의종군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 같은 분위기 반전은 박 비대위원장 반대 세력의 구심점으로 여겨왔던 김무성 의원의 백의종군 선언과 또 다른 구심점으로 삼으려 했던 정운찬 전 총리가 총선에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낙천자들이 독자적인 움직임 보다는 보수연대라는 명분 아래 현실을 받아들이는 쪽으로 돌아선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앵커: 원자력 발전소 고리 1호기가 전력사고를 은폐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그 파장이 커지고 있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 사고는 고리 원전 1호기가 지난달 9일 밤 8시34분부터 12분간 정전상태가 지속된 일입니다.
외부 전원 공급이 끊기면 비상 발전기가 즉시 가동돼야 하지만 이마저도 작동되지 않았습니다. 전원이 끊기면서 원자로와 사용 후 연료봉 저장조의 열기를 식히기 위한 냉각 시스템도 멈췄습니다.

다행히 원자로는 정기 점검을 위해 발전을 중단한 상태였지만 전원 공급 중단이 장기화됐으면 원자로와 저장조가 과열돼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었습니다.

지난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도 쓰나미로 전원 공급이 끊기면서 장시간 냉각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아 발생한 일이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구체적인 피해로 연결된 사고는 아니었는데 파장이 커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기자: 네 사고 사실이 발생한 지 한달도 넘은 지난 13일 드러났습니다. 규정에는 비상경보를 발령하고 현장에 파견된 원자력안전위원회 직원에게 즉시 알려야 하지만 원전측이 이 사실을 숨겨오다 뒤늦게 발표하면서 조직적 은폐 의혹이 불거진 때문입니다.

원전측이 뒤늦게 발표한 것도 새누리당 김수근 부산시 의회 의원이 이 사실을 감지하고 사고 경위를 파헤치는 과정에서 사고 사실이 외부에 흘러나가자 궁여지책으로 취한 조치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원전 인근 주민들은 원전을 총괄하고 있는 한국수력원자력측이 자신들을 배신했다며 성토하고 나섰습니다. 원전 관리와 보고 체계의 문제점 등에 대한 여론의 질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제기돼 온 고리원전 1호기 폐쇄의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파문이 확산되자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은 어제 기자 설명회를 통해 조사 결과에 따라 관계자들을 엄중 문책하겠다며 진화에 나섰습니다.

문병위 당시 고리 1호기 발전소장은 오늘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조사를 받았습니다. 문 전 소장은 사고 은폐는 자신이 혼자 결정한 일로 윗선의 지시 등 조직적 은폐는 아니었다고 밝혔습니다. 문 전 소장은 문책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고리 원전 1호기는 한국의 첫 원자력 발전소로 30년 사용 연한이 지났지만 안전 검사를 거쳐 수명을 연장해 가동해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