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바락 오바마 행정부는 집권 초부터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과 의지에 실망해 왔다고 미국의 한 유력 언론인이 밝혔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의 유력지 `뉴욕타임스’ 신문의 데이비드 생어 기자는 오바마 행정부가 출범 직후인 2009년부터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에 회의를 갖기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바로 그 해 북한이 대포동 2호 미사일을 발사했고, 이후 오바마 행정부는 중국이 북한의 도발을 억제할 능력도 의지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겁니다.
생어 기자는 최근 펴낸 ‘직면과 은닉 (Confront and Conceal)’이란 제목의 저서에서, 대화 신호를 보낸 오바마 대통령에게 북한은 취임 축전 대신 미사일 발사로 화답했다며 이 같이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 행정부 관리의 말을 빌어 중국은 “북한의 미친 김 씨들은 통제가 안되며, 압박을 가할수록 그들의 행동은 더 나빠진다”는 식의 반응만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생어 기자는 2차 핵실험을 예고한 북한에 넘지 말아야 할 한계선을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제시하지 않은 점도 놀라웠다고  회고했습니다. 대신 데니스 맥도너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이 자신에게 전자우편을 보내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명의로 북한에 경고하는 수준으로 결정됐다고 알려줬다고 밝혔습니다.

생어 기자는 그 해 북한의 두 번째 핵실험이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쐐기를 박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의 2차 핵실험을 계기로 백악관 인사 모두 대북 매파가 됐다”는 제프리 베이더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의 말이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겁니다.

하지만 미국은 또 다시 중국의 벽에 부딪칩니다. 중국은 북한을 고집스런 이웃으로 얕보면서도 북한 내부 불안정으로 대규모 난민 사태가 발생하는 것을 우려해 북한에 대한 원유와 식량 공급을 중단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생어 기자는 저서에서 중국이 북한에 대해 갖고 있는 정보력과 영향력이 알려진 것보다 훨씬 미미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2009년 중국의 다이빙궈 국무위원이 제임스 스타인버그 미국 국무부 부장관을 만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대면 소식 등은 자세히 전하면서도 북한의 2차 핵실험 강행 여부는 확신하지 못한 점을 한 예로 들었습니다.

생어 기자는 또 2009년 말 중국이 북한의 붕괴를 심각하게 우려했다는 제프리 베이더 백악관 전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의 발언을 소개했습니다.
당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미군 전력이 증강될 움직임을 보이고 일본의 핵무장 가능성도 거론됐으나 북한의 불안정을 원치 않은 중국이 원유와 자금, 식량 공급을 끊지 않았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중국의 북한 전문가들이 북한에 집단지도체제가 들어설 것으로 예상했으나 김정일 사후 김정은 체제가 빠르게 확립된 사실 역시 중국의 대북 정보력 부재로 지적했습니다,

생어 기자의 새 책에는 지난 2010년 북한이 미국의 지그프리드 해커 박사에게 영변의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했을 당시 백악관의 고민도 묘사돼 있습니다.

미국이 영변을 요주의 지역으로 세밀히 관찰해 왔으면서도 문제의 우라늄 농축시설을 눈치채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백악관은 이를 인정하는 대신 미국 정보기관이 북한의 농축 계획을 오랫동안 주시해 왔다는 답변으로 얼버무렸다고 생어 기자는 밝혔습니다.

미국의 소리 백성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