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27일) 막을 내린 서울 핵안보정상회의는 핵 물질 확산과 핵 테러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실천계획을 마련했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6자회담 참가국 정상들이 잇따라 만나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계획을 논의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입니다. 김연호 기자가 이번 정상회의의 성과를 짚어봤습니다.

서울 핵안보정상회의를 위해 세계 50여개국에서 모인 정상들은 27일 이틀간의 논의 결과를 담은 공동선언문을 채택했습니다.

정상들은 이 선언문에서 핵 물질 최소화를 위한 자발적인 노력을 다짐하고 핵 물질 불법 거래를 차단하기 위한 공조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상회의가 지난 2010년 워싱턴에서 열린 첫 번째 회의에 이어 핵안보와 핵 테러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부시 행정부 시절 국제원자력기국 주재 미국대사를 지낸 케네스 브릴 씨입니다.

[녹취: 케네스 브릴, 전 IAEA주재 미국대사] “The issue in the past...”

과거 일부 전문가들만 다루던 핵안보와 핵 테러 문제를 50여개국 정상들과 국제기구 수장들이 모여 논의함으로써 국제적으로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는 겁니다.

브릴 전 대사는 정상들이 앞으로도 계속 이 문제를 논의하겠다는 정치적인 약속을 하고, 핵 테러에 사용될 위험이 있는 방사선원 처리 문제를 공동선언문에 포함시켰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공동선언문이 많은 한계를 안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핵 전문가들로 구성된 국제 민간단체 ‘핵 물질 실무그룹’의 알렉산드라 토마 공동의장입니다.

[녹취: 알렉산드라 토마, 핵 물질 실무그룹 공동의장] “It’s a patchwork...”

이번 서울 공동선언문은 법적 구속력이 없는 약속들을 모아 놓았기 때문에 과감한 후속 조치들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겁니다.

토마 의장은 아직도 핵안보정상회의 참가국들 가운데는 핵안보를 추진할 경우 자국의 핵무장 해제로 이어질 것으로 오해하는 나라들이 있다며, 참가국들 사이의 신뢰를 구축하는 일이 급선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서울 회의에서는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참가국들의 정상들이 잇따라 양자회담을 갖고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계획을 논의해 큰 관심을 모았습니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 계획에 부정적 평가를 내린 사실은 상당히 의미있게 평가되고 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래리 닉쉬 연구원입니다.

[녹취: 래리 닉쉬,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 “President Hu...”

한-중 정상회담에서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북한에 위성 발사를 포기하고 민생경제 발전에 집중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힌 사실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겁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 역시 한-러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주장하는 인공위성 발사는 미사일 발사인 만큼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지적하고, 북한은 주민부터 먹여 살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닉쉬 연구원은 북한의 우방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정상이 이렇게 서울에서 한 목소리를 냄으로써 더 강력한 메시지가  북한에 전달됐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도 냉정과 자제를 유지해야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중국의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후 주석은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만나 북한과의 대화를 유지해 달라며, 미국과 북한이 2.29합의를 존중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정책연구소의 존 페퍼 연구원은 후 주석이 미국 측에  비현실적인 요청을 했다며, 이는 북한 문제에 관한 중국의 양면적인 태도를 반영한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존 페퍼, 미국 정책연구소 연구원] “On the one hand...”

중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미국과 협조하면서도 현상유지에서 오는 전략적 이익을 취하려는 양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겁니다. 다시 말해 미국과 관계가 악화된 북한이 중국에 더욱 더 의존한다면 중국으로서도 나쁠 게 없다는 겁니다.

페퍼 연구원은 북한이 두 차례 핵실험을 했을 때도 중국의 반대와 경고가 소용이 없었다는 사실 역시 중국의 이런 태도에 한 몫 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김연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