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려면 북한의 정권교체를 유도해야 한다고 국방부 고위 관리가 밝혔습니다. 그레고리 슐티 국방부 우주정책 담당 부차관보는 현직 취임 전 언론 기고문에서 지도자의 성향이 핵무기 포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 국방부 고위 관리가 북한 핵 문제 해법으로 정권교체를 제시했습니다.

그레고리 슐티 국방부 우주정책 담당 부차관보는 외교전문지 ‘포린 어페어스’ 7/8월 호에 실린 기고문에서, “현재 집권해 있는 북한과 이란 지도자들의 핵 야욕을 포기시키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들에게는 핵무기 보유에 따른 위신과 안전보장, 영향력이 국제사회로부터 받는 가벼운 처벌과 불확실한 보상 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슐티 부차관보는 따라서 미국 정부와 동맹국들은 북한과 이란 내부의 정치적 변화를 고무해 정권교체가 이뤄지는 방향으로 외교정책과 제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슐티 부차관보는 지금까지 아르헨티나와 리비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모두 18개 나라가 핵무기를 해체했다며, 이들 나라의 핵 포기는 지도자들의 성향과 그들이 외부세계와 맺고 있는 관계에 의해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슐티 부차관보의 주장은 비록 현직에 임명되기 전에 나온 것이긴 해도,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가 핵 문제 해결을 위한 북한 내 정권교체를 거론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슐티 부차관보는 미국이 북한과 이란과의 핵 협상에도 집중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협상을 할 경우 북한과 이란 지도자들의 외교적 영향력과 대내적 합법성이 강화된다는 것입니다.

슐티 부차관보는 그러면서 핵 협상 보다는 북한과 이란의 핵 프로그램이 역내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란의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추가 제재안을 통과시키는 것 보다는 미국이 중동국가들과 긴밀한 안보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슐티 부차관보는 말했습니다. 중동지역 국가들과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하고, 미사일 방어체제를 공동으로 구축하면 이들이 이란과 같이 핵무기 개발에 뛰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겁니다.

또 북한의 경우 차기 6자회담 일정을 잡기 보다는 북한의 미래에 대해 중국과 대책을 세우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슐티 부차관보는 이처럼 북한과 이란의 핵 야욕을 꺾는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는 한편, 새로운 핵 보유국이 생기지 않는데 보다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를 위해 국제사회는 핵무기를 획득하려는 움직임을 감지하고 저지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슐티 부차관보는 강조했습니다.

슐티 부차관보는 2005년에서 2009년까지 국제원자력기구 IAEA 주재 미국대사를 지냈으며, 이번 기고문은 지난 5월 국방부 현직에 임명되기 전에 발표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