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사건이 터지고 금강산 관광이 폐지될 위기에 처하는 등 최근 남북관계가 크게 악화되면서 남북 경제협력 업체들이 크게 긴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 내륙에 진출한 업체들은 희망의 불씨마저 잃어가는 분위기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천안함 침몰 사건과 북한의 금강산 관광지구 내 한국 측 부동산 동결 등 남북한 사이에 악재가 잇따라 터지면서 한국의 남북 경제협력 업체들이 또 다시 깊은 시름에 빠졌습니다.

이 같은 상황은 특히 개성공단 이외 북한 내륙지역에 진출한 업체들 사이에서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이 업체들은 북한의 현대아산 직원 억류 사건으로 한국 정부가 신변안전 차원에서 지난해 봄 이후 북한 방문을 통제하면서 현지 공장 운영에 심각한 차질이 생겨 이미 상당수 업체들이 철수했거나 고사 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남북 첫 합영기업으로 관심을 모았던 평양대마방직의 김정태 회장은 28일 잇따라 터지고 있는 악재로 올해 남북관계가 개선되리라고 바랬던 한 가닥 희망이 사라지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털어놓았습니다.

“앞으로 우리가 천안함 사건이 안 생기고 한 9월쯤이나 되면 정상가동이 될 것이다 하는 기대를 가지고 사실은 빚을 내서 유지를 하고 있는데 그 기대가 깨어진 게 더 가슴 아프죠”

김 회장은 “1년 넘게 방북이 통제되면서 북한에 진출한 1백65개 임가공업체들 가운데 올 들어서만 수 십 개가 사라졌고 투자기업들도 대부분 부도나 다름없는 상태”라며 “이제 한국 정부를 상대로 손실을 보전할 대책을 요구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또 남북경협 업체들 사이에선 북한이 금강산 지구 내 한국 측 자산을 동결 또는 몰수 조치한 데 대해 한국 정부가 강경대응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해 지금 상황에서 민간교류를 더 축소하는 조치가 나오는 게 아니냐고 걱정하고 있습니다.

남북교역투자협의회 김고중 회장은 “업체들 사이에서 이 같은 우려가 나오는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설사 그렇게 되더라도 정부가 하는 일에 따를 수밖에 없는 게 아니냐”고 안타까워했습니다.

“지금 사업자들은 굉장히 위축돼 있고 또 앞으로 전망도 굉장히 분위기를 봐서 밝지가 못하죠. 그거야 국가 형편이 그러니까 어떻게 우리가 감내할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경우 당장의 사정은 내륙진출 기업들보다 한결 낫다고 하지만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천안함 침몰 사건에 북한이 개입된 사실이 드러날 경우 남북간 갈등의 불똥이 개성공단으로 튈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개성공단기업협회 옥성석 부회장은 개성공단이 남북관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할 때 개성공단 운영에 영향을 미쳐선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개성공단은 뭐 크게 변화 없이 북쪽에서 특별한 어떤 조치만 취하지 않는 한 개성공단은 뭐 천안함 사건하고는 별개로 가지 않겠나, 우리는 이제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편 북한은 27일에 이어 28일에도 금강산 지구 내 한국 민간업체 부동산에 대한 동결 조치를 집행했습니다.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은 금강산 비치호텔과 횟집, 펜션 등 고성항 주변과 골프장 일대 시설들을 동결했습니다.

통일부 이종주 부대변인은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수용할 수 없다는 기본입장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북한의 동결 집행 상황 등을 지켜보면서 적절한 시점에 대응 방안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