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북한 신의주 지역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피해 규모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인명 피해가 심한 것으로 알려진데다 물에 잠긴 지역에 곡창지대가 포함돼 있어 식량 생산에도 큰 차질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기상청은 북한의 평안북도 수풍 지역에 지난 21일 하루동안 내린 비가 347 밀리미터라고 23일 밝혔습니다. 이 기록은 이 지역에 하루동안 내린 비로는 한국 기상청이 세계기상기구로부터 북한 강수량 자료를 받기 시작한 지난 1980년 이래 가장 많은 양입니다.

많은 비가 한꺼번에 쏟아지는 바람에 미처 대피하지 못한 사람들이 큰 피해를 입었고 신의주의 황금평과 인근의 곡창지대들이 상당 부분 물에 잠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내 일부 북한 전문가들은 평안북도의 대표적인 벼농사 지대인 용천평야도 이번 비로 피해를 입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탈북자 출신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조명철 박사는 “이럴 경우 북한의 식량 생산에도 적지 않은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이번 홍수로 물에 잠긴 압록강의 섬 위화도의 경우엔 화폐개혁 실패 이후 북한이 자유무역지구로의 개발을 적극 추진해 온 곳입니다. 중국과 개발 방향 등을 논의하고 있는 단계지만 이번 수해로 이 지역 개발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경제연구소 동용승 박사입니다.

“위화도나 황금평이 놓여진 위치 자체가 압록강의 중심에 놓여있기 때문에 사후에도 보완적 조치가 없으면 계속 물에 잠길 수 밖에 없다는 거죠, 그러니까 이 지역을 개발하기 위해선 반드시 수해와 관련된 보완적 조치가 나와야 가능하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죠.”

이런 가운데 한국 내에선 북한의 이번 홍수를 계기로 대북 식량 지원 재개 논의가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집권여당인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는 22일 열린 여당과 청와대 그리고 정부 간 9인 회의에서 정부 측에 쌀 지원 재개를 검토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23일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은 정부 측이 안 대표의 제안에 일단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아직 신중한 입장입니다. 통일부 천해성 대변인은 “현재 정부 차원에서 대북 쌀 지원 문제를 검토할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며 “대북 지원에 대한 정부 입장은 변화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한국 기상청은 평안북도 지역에 이번 주 후반에 또다시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기상청 한반도기상연구팀 차은정 박사입니다.

“평안북도 26일, 27일, 28일은 흐리고 비 예보가 있겠구요, 특히 압록강 유역은 지난 주말처럼 많은 비가 내리진 않겠지만 그래도 이미 많은 비가 와 있기 때문에 추가 침수 피해가 없도록 주의를 하셔야 합니다.”

북한의 이번 홍수 피해 규모는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신의주 지역의 주민들과는 연락이 되지 않고 있고 피해가 예상보다 훨씬 큰 것으로 보인다고 대북 지원 활동을 벌여온 한국 민간단체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