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다음 달 광명성 3호를 발사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한국 전문가들은 내부적으로 체제 결속을 도모하면서 대외적으론 미국과의 협상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한 의도로 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 당국과 전문가들은 북한의 광명성 3호 발사는 김일성 주석의 100회 생일을 맞아 강성대국 진입을 대내외에 선포하고 체제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16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미-북 합의가 이뤄진 지 얼마 되지 않아 장거리 미사일 발사 계획을 발표한 것은 선뜻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라며,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전부터 내부 행사용으로 준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강성대국 진입 원년에 내세울 성과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주민들에게 미사일 발사를 강성대국의 성과로 활용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장용석 선임연구위원입니다.

“김일성 생일 백주년 축하, 강성대국 진입 선포 축하라는 의미에서 축포로서의 의미가 크다는 생각이 들고 이를 통해 주민들을 결속시키고 정당성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크지 않나, 그런 맥락에선 대내용의 측면이 강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대외적으론 앞으로 있을 미국과의 추가 협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의도도 엿보입니다.

핵무기보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에 더 큰 위협을 느끼는 미국에 과거 두 차례보다 향상된 능력을 보여줌으로써 앞으로 있을 협상에서 유리한 국면을 차지하려는 의도라는 겁니다. 한국 국방대학교 김연수 교수입니다.

“대포동 2호는 ICBM급에 해당하는 미사일로 이건 사거리가 5500 이상이 될 것으로 보므로 미국에 대한 압박 의도가 큰 거죠. 위성 발사 계획을 밝힘으로써 북한이 6자회담을 하게 되면 정치 경제 안보 차원의 원하는 바를 가능하면 반영시키려고 할 겁니다.”

북한이 한국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광명성 발사 계획을 발표했다는 점에서 남남갈등을 유발해 총선 과정에서 한국 보수 정권에 불리한 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북한이 발사 장소와 방향을 과거와 다르게 한 점도 주목되는 대목입니다. 한국 통일연구원 정영태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과거 미사일 시험발사 때와 달리 남쪽 방향으로 발사한다고 밝힌 것은 주변국가들에 영향을 주지 않고 평화적인 성격을 부각시키는 동시에 대남 위협의 이중적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광명성 3호를 실제 발사할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자 지난 달 미-북 간 합의에 위배되는 만큼 미-북 합의 이후 조성된 대화 국면이 상당기간 얼어붙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