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또다시 남한의 언론들에 위협을 가했습니다. ‘국경없는 기자회’를 비롯한 국제 언론단체들은 이런 위협에 대해 ‘시대착오적인 행태’라고 비판하고 있는데요. 최원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는 4일 ‘공개통첩장’을 통해 한국의 언론사를 위협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녹취: 조선중앙방송] “조선일보사, 중앙일보사, 동아일보사의 A채널을 비롯한 언론매체들을 동원하여 우리 어린이들의 경축행사를 비난하는 여론공세를 펴고 있으며 우리의 최고 존엄을 헐뜯는 새로운 악행에 매달리고 있다.”

그러면서 북한은 인민군이 해당 언론사의 좌표를 확정해놓고 타격 명령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4월 23일에도 한국의 일부 언론사를 대상으로 “혁명무력의 특별행동이 곧 개시된다”고 위협했었습니다.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둔 ‘국경없는 기자회’의 벤자민 이스마일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은 언론사에 대한 북한의 위협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국경없는 기자회 이스마일 국장] ”UNACCEPTABLE COMING FROM…”

인접국의 언론이 마음에 들지 않는 보도를 했다고 해서 해당 언론사에 포격을 가하겠다고 위협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라는 겁니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국제 인권단체인 ‘휴먼 라이츠 워치’의 필 로버트슨 부국장도 북한의 행태에 유감을 나타냈습니다.

[녹취: 필 로버트슨 부국장]”SAD THINS IS SO LITTLE RESPECT OF FREEDOM OF PRESS…”
언론의 자유는 국경을 넘어서 누구나 존중해야 하는 보편적 가치인데 북한은 자국의 언론을 탄압하는데 이어 이제는 인접국의 언론자유마저 위협하고 있다는 겁니다.

특히 국경없는 기자회의 이스마일 국장은 북한이 언론자유가 왜 중요한지 그 가치를 잘 모르는 것같다고 말했습니다. 언론의 자유는 민주국가의 핵심적인 가치로 정부나 최고 권력자도 이를 제한하거나 통제할 수 없는 것인데, 북한은 기사가 자기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언론사를 위협한다는 겁니다.

[녹취: 국경없는 기자회 이스마일  국장] ”FREEDOM OF PRESS IS VITAL…

실제로 미국의 헌법은 언론자유를 보장하고 있을 뿐아니라 수정헌법 1조는 ‘언론의 자유를 제한하는 그 어떤 법도 만들 수 없다’고 명문화 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또 북한이 ‘독립된 언론’이라는 뜻을 잘 모르는 것같다고 지적합니다. 북한이 이번에 발표한 성명을 보면 ‘이명박 정권이 언론사를 동원해 비판을 가하고 있다’는 표현이 있는데, 이는 한국의 언론이 북한처럼 정권과 당의 지시를 받아 기사를 작성한다는 잘못된 판단에서 나온 것이라는 겁니다.

그러나 관영매체 밖에 없는 북한과 달리 미국과 한국 같은 민주국가의 언론은 대부분 권력으로부터 독립돼 있습니다. 따라서 신문과 방송은 대통령을 비롯한 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것을 주요 사명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존스 홉킨스대학 방문연구원인 한국 동국대학교 김용현 교수는 남한과 북한의 언론은 질적으로 크게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용현 교수] “한국의 언론은 언론자유는 물론 독자적인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봐야 하고, 북한의 언론은 당과 국가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에 큰 차이가 있다고 봐야 합니다.”

북한도 형식적으로는 언론자유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북한 헌법 67조는 ‘공민은 언론, 출판, 집회, 시위의 자유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탈북자들은 북한에서 헌법은 휴지조각에 불과하고 언론의 1차적 임무는 최고 지도자와 노동당의 입맛에 맞는 기사를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탈북자 김승철 씨의 말입니다.

[녹취: 탈북자 김승철] “북한 언론은 민의나 진실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통치자와 집권세력의 의중을 반영하니까. 여기하곤 다르죠.”

실제로 `노동신문’과 `조선중앙방송’ 등 북한 관영매체들은 지난 1990년대 후반 이른바 ‘고난의 행군’ 시절 수십만 명이 굶어죽는 대량 아사 사태가 발생했을 때도 이에 대해 단 한 줄도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북한의 관영매체들은 또 미국이나 한국, 중국 등 외국 소식을 정확히 보도하지 않는 것은 물론 주민들에게 사실을 왜곡 보도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이유로 탈북자 김승철 씨는 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눈과 귀를 막고 세상 돌아가는 것을 모르게 만드는 ‘우민화’ 정책을 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탈북자 김승철] “북한 언론정책의 핵심은 주민들이 세상 돌아가는 것을 모르고 그냥 통치자와 제도가 최고고 통치자에게 충성하게 만드는 것인데, 우민화 정책이죠.”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매년 언론자유가 가장 없는 나라로 꼽히고 있습니다. 국경없는 기자회를 비롯한 언론감시 단체들은 매년 보고서를 통해 북한을 전세계 최악의 언론 탄압국으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소리 최원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