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지원물품의 분배 상황을 감시하기 위한 평양 상주사무소 개설을 제안한 한국의 대북협력 민간단체협의회가 북한으로부터 초청장을 받아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천안함 사태 이후 대북 제재 국면 속에서 이 단체에 대한 방북 허가 여부를 놓고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한국 내 56개 대북 인도적 지원단체들의 모임인 대북협력 민간단체협의회 즉, 북민협의 방북 요청을 받아들이는 초청장을 북민협에 보내왔습니다.

북민협은 29일 “북한에서 초청장을 받았고 통일부에 초청장을 첨부해 8월4일부터 7일까지 7 명의 방북단에 대한 방북 허가를 신청했다”며 “북측에도 비자 발급을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의 통일부가 이번 북민협의 방북 신청을 받아들일 경우 천안함 사태에 따른 5.24 대북 조치 이후 개성공단과 금강산 지역 관계자를 제외한 방북은 처음입니다.

북민협은 특히 이번 방북의 주된 목적 가운데 하나로 대북 지원물자의 분배 상황을 감시하는 평양 상주사무소 개설 문제를 북측과 협의할 것을 제안했었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이 이번에 초청장을 보내온 데 대해 북민협은 협상 가능성에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북민협 박현석 사무총장은 이와 관련해 평양사무소 설치가 남북한 모두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세계 기구들은 지금 평양사무소가 있어요. 그런데 우리를 바라보는 시각에선 사무소 개설 문제에 북한이 적극적이지 못했었죠. 그런데 민간단체가 일을 하면서 이런 일을 추진하는 것이 남쪽에도 도움이 되고 북쪽에도 창구역할을 하는 데 좋은 역할이 되겠다 싶어서 제안을 한 겁니다.”

박 사무총장은 “지난 1월 방북 때 북측에 같은 제안을 했을 당시엔 북측에서 인도적 지원이 충분히 활성화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이번 방북이 이뤄지면 북측의 진전된 태도가 기대된다”고 말했습니다.

평양 상주사무소 설치는 10년 넘게 북한을 지원해 온 한국의민간단체들의 숙원사업입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북민협은 소속 단체의 사무총장급 인사 2~3 명으로 평양에 상주사무소를 열어 지원물자의 분배 과정을 감시하는 방안을 검토해왔었습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북민협의 방북 허가 신청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평양 상주사무소가 분배 투명성을 높이는 긍정적 기능이 있겠지만 천안함 사태 이후 현재의 대북 제재 국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통일부 이종주 부대변인입니다.

“북민협 측에서 제시한 방북 목적만 갖고 승인 여부를 결정할 순 없구요, 전반적인 남북관계 상황 그리고 구체적인 방북 계획, 그리고 어떤 게 얼마만큼 실질적으로 협의가 될 수 있을지 이런 것을 다 같이 보고 판단해야 되거든요.”

실제로 북민협이 이번에 명시한 방북 목적에는 평양 상주사무소 개설 협의 이외에도 국제평화 대행진 행사, 인도적 지원사업과 관련한 협의 등 다른 현안들도 포함돼 있어 한국 정부의 최종 판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