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일본의 간 나오토 총리가 일제 식민 지배에 대해 사과하는 담화를 발표한 것과 관련 ‘과거사 청산이 안 끝났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일본의 교도 통신은 11일 평양발 기사에서 일본 문제를 담당하는 한 북한 관리를 인용해 “일본은 2차 세계대전 후 북한과 식민지배 과거를 청산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다른 북한 관리는 “일본이 이른 시일 내에 과거 식민 지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은 또 일제의 만행을 증언하는 집회도 열었습니다.  북한은 11일 평양에서 징용 피해자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등이 참석하는 ‘증언 집회’를 열었습니다. 교도 통신에 따르면 이날 집회는 일본이 하루 빨리 과거사 청산에 나설 것을 요구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채택했습니다.

과거 클린턴 행정부 시절 국무부 북한 담당관을 지넨 케네스 퀴노네스 박사는 북한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일본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싶어하는 신호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과거사 청산 등 여러 문제를 놓고 일본과 조용히 대화를 재개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일본의 한반도 전문가인 이즈미 하지메 시즈오카현립대학 교수는 아직 그렇게 보기는 이르다고 말했습니다. 우선 평양의 이번 반응을 북한 정부의 공식 반응으로 보기가 힘들다는 것입니다. 이즈미 교수의 말입니다.

“북한의 관리가 일본 공동 통신의 기자의 질문에 언급을 했다고 하면 완전한 공식적 입장으로 볼 수 없습니다. 너무 가볍다고 생각합니다”

또 이즈미 교수는 북한의 이런 반응이 하등 새삼스러울 것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20년 전부터 거의 같은 얘기를 해왔기 때문에 그것이 간 나오토 총리의 담화에 충격을 받아서 반발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하기 어렵습니다”

북한과 일본의 정치인이 과거사 청산과 관계 정상화를 다짐한 것은 지난 1991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일본의 가네마루 신 자민당 부총재는 평양을 방문해 김일성 주석을 면담하고 과거사 청산과 일-북 관계 개선에 합의했습니다.  

이어 지난 2002년 9월에도 일본의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하고 ‘평양선언’을 발표했습니다. 평양선언에는 식민 지배에 대한 일본의 사과와 함께 일-북 국교 정상화와 경제협력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그러나 일-북 관계는 그 후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했습니다. 일본인 납치 문제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 일본인 13명을 납치한 사실을 시인하고 납치 피해자의 일본 귀국을 허용했습니다. 그러나 일본측은 납치 피해자가 더 있다며 철저한 진상 규명을 요구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하자 일-북 관계는 얼어붙고 말았습니다. 이와 관련 한국의 일본 전문가인 중앙대학교의 김호섭교수는 납치 문제와 핵 문제가 일-북 관계 개선의 전제 조건이라고 말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일-북 국교정상화 재개를 위해 2가지 전제 조건을 걸고 있습니다. 하나는 납치 문제 해결이고 또 다른 것은 핵 문제 해결입니다”

전문가들은 가까운 시일에 일-북 관계가 풀리기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핵 문제 하나도 해결하기 힘든데 납치 문제까지 걸려 있어, 더욱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전 국무부 북한 담당관을 지낸 케네스 퀴노네스 박사는 일-북 관계가 개선되려면 양국이 공개적인 대화보다는 물밑 접촉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