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황금평 위화도 경제지대법’과 ‘라선 경제자유무역지대법’을 공개했습니다. 과거에 비해 투자자 보호 조항을 대폭 추가한 것이 특징인데요, 이연철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8일, 황금평 위화도 경제지대법과 라선경제자유무역지대법 전문을 공개했습니다. 북한이 경제관련 법률의 전문을 공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지난 해 12월 3일 제정된 황금평 위화도 경제지대법은 7장 74조로 구성돼 있습니다. 황금평 지구를 정보산업, 경공업, 농업, 상업, 관광업을 기본으로 개발하며, 위화도지구는 위화도 개발 계획에 따라 개발한다며, 경제지대에는 세계 여러 나라의 법인이나 개인, 경제조직이 투자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날 (2011년12월3일) 개정된 라선경제무역지대법도 과거 7장 45조에서 8장 83조로 내용이 두 배 가까이 확대됐습니다.

서울의 민간단체인 기은경제연구소의 조봉현 연구위원은 이번에 공개된 법률들의 가장 큰 특징으로 투자자 보호 조항이 대폭 신설된 것을 꼽았습니다.

[녹취: 조봉현 기은경제연구소] “그 얘기는 뭐냐하면 외국 기업이 투자했을 때 그 자산을 북한이 국유화하지 않는다든지, 그건 결국 몰수하지 않는다는 거잖아요, 그런 점들이 눈에 띄고요”

이번에 공개된 두 법률에는 투자자 보호와 관련해 거의 똑 같은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국가가 투자자의 재산을 국유화하거나 거둬들이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만일 부득이하게 투자자의 재산을 거둬들이거나 일시 이용하려할 때는 그 가치를 충분하고 효과있게 보상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투자자들의 자유로운 재산권 행사도 구체적으로 보장했습니다. 토지이용권과 건물소유권을 양도하거나 임대, 저당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투자자들의 안정적인 사업운영을 위해 토지 임대기간을 50년으로 한다는 점도 명시했습니다. 과거에는 기간이 정해지지 않았었습니다.  

투자자의 안전과 인권에 관한 조항도 신설됐습니다. 특구 내에서 신변안전과 인권은 법에 따라 보호되며, 법에 근거하지 않고는 구속, 체포, 수색 등을 당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밖에 분쟁해결 규정도 강화됐습니다. 과거에는 하나의 조문에서 분쟁해결 문제를 거론했지만, 새로운 법률들은 신소, 조정, 중재, 재판 등 4가지 분쟁해결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했습니다.

기은경제연구소의 조봉현 연구위원은 이번에 공개된 북한의 법률들은 과거에 비해 획기적인 수준이라며, 그러나 실제로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봉현 기은경제연구소] “실질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구체적인 하위 법령들이 갖춰져야 되는데 북한에는 그런 것이 잘 안 갖춰져 있는 문제, 그리고 실행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지 못한 것이 북한이니까, 법만 바꿨다고 해서 투자 유치가 제대로 될 것인가는 의문이죠.”

북한은 1991년에 함경북도 라진시와 선봉군을 합친 지역을 라선자유경제무역지대로 선포했습니다. 하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다가, 2009년 12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라선 방문을 계기로 라선특구 개발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특히 중국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섰습니다. 2008년에 라진항 부두 사용권을 확보한 후 보수와 확장 공사를 벌여 1백만 t  규모의 하역 능력을 갖췄습니다. 2010년 6월에는 훈춘과 원정리를 잇는 두만강대교 보수공사도 마쳤습니다.

중국은 또 지난 해4월에는 원정리에서 라진항까지 53 킬로미터의 2차선 도로 포장공사에 착수했습니다. 지난 해 말 라선을 다녀온 안드레이 아브라하미안 조선익스체인지 대표는 라선특구의 도로가 놀랄 정도로 개선됐다고,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말했습니다.

[녹취: 아브라하미안 조선익스체인지 대표] the road is finally being built.

아브라하미안 대표는 도로 포장 전과 후의 사진을 비교해 제시하면서, 2011년 봄에 시작된 도로 공사가 지난 해 11월까지 약 90%가 완료됐다며, 올 여름에는 공사가 모두 끝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달에는 라선경제특구 개발을 위해 중국과 30억 달러 규모의 투자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면 황금평 위화도 경제지대 개발은 지난 해 6월의 성대한 착공식 이후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황입니다.

북한과 중국간 합의에 따르면 개발이 모두 완료될 경우 개성공단 5배 크기인 황금평 특구에 30만 명의 북한 근로자들이 일할 수 있고, 이들이 벌어들이는 소득만 연간 3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그러나 황금평 경제특구 개발에 투자 의향을 밝힌 중국 기업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 기업들은 중국과 북한 정부가 투자안전보장 장치를 마련해 주기를 원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해부터 관련 법을 준비했지만, 중국 기업들은 보다 기업친화적인 법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의 소리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