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Trend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가 4년 마다 발표하는 '글로벌 트렌드' 보고서.

세계가 앞으로 20년 동안 질병 문제에서 기후변화, 신기술, 재정 위기 등으로 인한 혼란에 이르기까지 더 격화되고 연쇄적인 국제적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미 정보 기관이 전망했습니다. 또 북한은 역내 행위자로서 더 많은 변동과 불확실성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오택성 기자입니다.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는 8일 공개한 '글로벌 트렌드 2040'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다가올 20년 동안 세계가 마주하게 될 상황을 예측했습니다.

'글로벌 트렌드'는 NIC가 국가안보환경 형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정치와 경제, 안보, 사회 분야 등의 추세를 평가해 4년 마다 발표하는 보고서로, 정책 결정자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이 다가올 미래에 대비하는 것을 돕기 위한 것이라고 NIC는 설명했습니다.

보고서는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는 어떤 특정한 한 국가가 전 세계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위치를 차지하지 못할 수 있으며, 이는 더 다양한 행위자들이 자신의 이익을 증대시키기 위해 활동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특히 새로운 기술이 빠르게 등장하면서 국제 경쟁 환경에서의 갈등 위험이 높아져 더욱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각국은 매우 파괴적이고 정밀한 재래식 무기와 전략 무기, 민간과 군사 인프라를 대상으로 한 사이버 활동, 혼란스러운 정보 환경 등의 복합적인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보고서는 바로 이런 환경에서 북한과 이란과 같은 역내 행위자들이 자신들의 이익 증대와 목표 실현을 위해 분투할 것이며, 결국 이는 국제 시스템에 더 많은 변동과 불안정성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글로벌 트렌드 2040' 보고서에 담긴 북한 관련 내용은 4년 전에 발표된 ‘2035 보고서’에 비해 크게 줄었습니다. 4년 전에는 북한의 핵 문제에 집중한 반면 이번에는 북 핵 문제를 거론하지 않은 겁니다.

앞서 ‘2035 보고서’에서 NIC는 북한의 핵무력 시위와 더불어 이란의 불확실한 의도가 다른 나라들로 하여금 핵 능력을 추구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었습니다.

또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은 역내 안정성을 악화시키고, 이는 주변 국가들이 각자의 안보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때로는 독자적인 행동을 취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미국 대륙을 위협할 수 있는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에 집중하면서 한반도 주변의 긴장이 고조되고 향후 몇 년 안에 심각한 대립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글로벌 트렌드 2040' 보고서는 앞으로 20년 뒤에 실현 가능한 미래에 대해 총 5가지의 가상 시나리오, 즉 민주주의의 부흥기(Renaissance of Democracies)와 표류하는 세계 (A World Adrift), 경쟁적 공존(Competitive Coexistence), 고립(Separate Silos), 그리고 비극과 동원 (Tragedy and Mobilization) 으로 분류해 예측했습니다.

'민주주의의 부흥기'는 미국이 계속 국제사회를 이끄는 경우를 가정한 시나리오, 그리고 '표류하는 세계'는 중국이 앞서는 가지만 완전한 지배력을 가진 상태는 아닌 상황을 가정한 시나리오로, NIC는 특히 '표류하는 세계'와 관련한 한반도의 상황을 예측했습니다.

국제사회의 시스템이 방향을 잃고 혼돈이 가득하며 변동이 심한 상황으로, 동북아의 안보 환경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겁니다.

해당 시나리오에서 미국은 한국, 일본과의 역내 동맹 유지를 시도했지만 두 나라는 중국과 북한에 대한 미국의 핵우산 신뢰성에 대한 우려로 인해 점점 더 자주적인 군사 현대화 프로그램, 그리고 심지어 자체적인 핵무기 프로그램을 추구했습니다.

한편, 이번 보고서는 한국의 미래 상황을 전망하며 '고령화' 에 주목했습니다.

기후변화와 질병, 금융 위기와 같은 '국제적 도전'과 '분열', '불균형', '경쟁', '적응' 등 미래 환경에 미치는 5개 핵심 항목 가운데 한국은 '적응'면에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 

보고서는 한국 뿐 아니라 중국, 일본, 유럽과 같은 고도로 고령화된 인구를 가진 국가들은 '자동화' 정책과 '이민 확대'와 같은 상황 적응 전략이 없는 상태에서는 경제 성장에 제약을 받게 될 것이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각각 44세와 48세인 한국과 일본의 국민들의 중간층 연령대가 2040년에는 53세 이상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또 향후 20년 동안 한국은 노동할 수 있는 연령대인 19세에서 64세의 인구 가운데 23%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 19%, 독일 13%, 중국 11% 등에 비해 더 많은 노동 인구가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보고서는 이어 한국을 비롯한 고령화 국가들은 노동 인력 대체를 위해 빠르게 '자동화' 정책을 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VOA뉴스 오택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