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킹 전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로버트 킹 전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미국의 전직 고위 관리들이 문재인 한국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북한 인권단체 탄압 중단을 촉구했습니다. 지난해 북한 어부 송환과 최근 북한 인권 단체들에 대한 사무조사 등 일련의 조치들에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전직 고위 당국자들이 12일 한국 문재인 대통령에게 ‘현 한국 정부의 북한 인권 운동 탄압’이라는 제목의 서한을 보냈습니다. 

레이건 정부 시절 백악관 국가 안보보좌관을 지낸 리처드 앨런 전 안보보좌관, 오바마 정부 시절 재직한 로버트 킹 전 북한인권특사, 부시 정부의 로버트 조셉 전 국무부 군축, 국제안보 담당 차관 등 카터 정부 이래 7개 미 행정부 출신 관리 13명이 참여했습니다.

이들은 서한에서 “문재인 정부가 주요 북한 인권 단체들을 겨냥해 북한 인권 활동을 훼손하는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나타낸다”고 밝혔습니다. 

또 “현 정부는 전임 정부들과 달리 북한 주민 2명을 강제로 북송시켰고, 북한 인권 단체들에 대한 지원을 중단했으며, 25개 단체에 대한 사무조사를 하겠다고 했다”며 특히 사무조사는 “명백히 북한 인권 운동을 한다는 이유로 표적이 됐기 때문에 상당히 무서운 위협”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국무부 전략소통 선임고문을 지낸 크리스천 와이튼 전 고문은 12일 VOA에 “문재인 정부의 북한에 대한 유화 정책이 통제 불능 상황에 온 것 같아 서한에 동참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와이튼 전 고문] “The reason is just that the tendency of this South Korean government led by President Moon to appease North Korea, really seems to have gotten out of control. You would expect the South Korean government to speak up for the human rights of North Koreans and protect North Koreans to make it to the South, and they seem to be doing the opposite.”

와이튼 전 고문은 “한국 정부가 북한 주민들의 인권에 목소리를 높이고 북한 주민들이 한국에 올 수 있도록 보호할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그 반대로 행동하고 있다”며 “북한 정부를 달래고 김정은에게 뭔가를 얻어내기 위해, 북한 주민들과 그들을 돕는 단체들에게 해를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카트리나 란토스 스웨트 전 국제종교자유위원회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가 접경지역 주민의 생명과 안정을 해친다며 대북전단 살포를 단속하는데 대해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녹취:스웨트 전 위원장] “Frankly to send again, a very wrongheaded message to North Korea that Moon administration is bending over backwards and trying their hardest to be as sensitive to their concerns as possible, as it relates to their phony explanation for banning the balloons... that kind of explanation reminds me of the old phony arguments for example of the Apartheid government in South Africa.”

스웨트 전 위원장은 12일 VOA에 한국 정부의 대북전단 단속이 “북한의 우려를 매우 세심하게 배려해 주기 위해 한국 정부가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신호를 보낸다”며 “대북전단과 관련한 한국 정부의 허위 주장은 과거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아파르트헤이트 (인종차별정책)에 대한 허위 주장을 연상시킨다”고 주장했습니다. 

로버타 코헨 전 국무부 인권 담당 부차관보는 북한 인권 단체에 대한 사무검사가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는 한국 정부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녹취:코헨 전 부차관보] “I think it’s a euphemism, and a cover for harassing and intimidating human rights groups at a time when the North Koreans are aggressively protesting. It’s a deference to North Korea.”

코헨 전 부차관보는 한국 정부의 이러한 설명이 “인권 단체를 괴롭히고 위협하는 것을 포장하고 완곡하게 표현하는 것일 뿐”이라며 “북한 당국이 거세게 항의하고 있는데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은 한국이 북한을 맹종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코헨 전 부차관보는 “한국 정부가 스스로의 행동에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민주, 공화 양당 출신의 전직 관료들이 한국 정부의 행동이 실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서한 발송을 주관한 수전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는 VOA에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 주민들의 권리를 보호할 헌법적 도의적 의무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수전 숄티 대표] “No one on this earth has a stronger obligation than Moon Jae-in to protect the rights of North Koreans. He has both a constitutional and moral responsibility... We hope and pray that President Moon will realize the North Korean defectors and the South Korean human rights NGOs are the greatest partners he has to bring about peaceful change in North Korea.”

숄티 대표는 “북한에 평화로운 변화를 불러오기 위해서는 탈북자들과 한국의 인권단체들이 가장 큰 협력자라는 점을 문재인 대통령이 깨닫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서한과 관련해 VOA에, 통일부의 사무검사는 관련단체의 투명한 운영을 위해 관련법에 따라 이뤄진 통상적 조치라며, 사무검사 과정에서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단체들과 어떤 형식으로든 소통을 계속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통일부의 여상기 대변인은 지난 달 대북전단 문제와 관련해 “표현의 자유나 북한 주민의 알 권리 보장 등이 중요한 가치임은 분명하지만 접경지역 주민 등 타인의 권익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앞으로 국제사회에 정부 입장을 설명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