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의 국무부 건물.
미국 워싱턴의 국무부 건물.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 초기부터 ‘북한 인권 개선’을 강조한 것과 관련해 워싱턴에서는 북한 인권 유린에 대한 미국 정부의 오랜 침묵이 깨졌다며 환영한다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미-북 정상회담 이후 방치된 북한 인권 문제가 대북 정책의 핵심 과제로 추진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인권 전문가들은 국무부가 북한 인권 유린의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하고 4년 동안 공석 상태가 이어진 북한인권특사 재임명을 시사한 것을 “바이든 행정부의 중요한 정책 지표”로 풀이하면서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대북 정책 전반을 재검토 중이라며 군사·안보 방향에 대해선 현재까지 원론적 원칙만 강조하고 있는 국무부가 북한의 인권 침해 실태를 적극적으로 거론하면서 발빠르게 인권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은 환영할 만한 변화라는 기대가 나옵니다.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VOA에 “바이든 행정부의 성명은 북한과 그 외 국가의 인권을 확고히 지지했던 바이든 대통령의 전력과 일치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북 싱가포르 정상회담 직전부터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들어왔거나 듣지 못했던 것과의 의미심장한 결별을 반영한다”고 평가했습니다.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The statement from the Biden administration is consistent with President Biden's past record of staunchly supporting human rights in North Korea and elsewhere. This reflects a significant departure from what we heard--or did not hear--from the Trump administration since shortly before the Singapore summit. This represents an important return to United States policies of supporting human rights.”

앞서 국무부는 지난 3일 “바이든-해리스 행정부는 대북 정책 검토의 일환으로 북한의 지독한 인권 기록과 폐쇄된 국가(북한) 내 인권 존중을 촉진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할 것”이라며 “인권 침해를 저지른 가해자들에게 책임을 추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다음날에는 “북한 정권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내내 공석이었던 “북한인권특사를 다른 특사 직책과 더불어 채우는 문제를 살펴볼 것”이라고 확인했습니다.

수잔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는 이를 “매우 고무적인 신호”로 읽으면서, 최근 국무부 고위직에 임명된 인사들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바이든 대통령이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정 박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 등 북한을 이해하고 현지 인권 실태에 깊이 관심을 두는 인사들을 임명했다”며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수잔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 “It is very encouraging sign and he is also appointing people who understand North Korea well and care deeply about the human rights conditions there like Tony Blinken and Jung Pak.”

숄티 대표는 “이는 바이든 행정부가 인권을 우선순위로 삼고 여기에 적합한 팀을 구성할 것이라는 좋은 징조”라며 “‘인사가 곧 정책’이라는 점에서 훌륭한 신호”라고 평가했습니다.

[수잔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 “So I think it is a very auspicious sign that human rights will be a priority for the Biden administration and he is putting together the right team for the job. They say personnel is policy so that is a wonderful sign.”

전문가들은 특히 미-북 협상 과정에서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북한 인권 문제를 거의 다루지 않았던 전임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민주주의 가치를 내세우며 인권을 수면 위로 올린 것은 미 대북 접근법에 대한 인권계의 우려를 상당 부분 해소했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국제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의 필 로버트슨 아시아 부국장은 국무부의 최근 논평과 관련해 “인권을 미국 대북 정책의 중심에 놓겠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약속은 흥분되고 긍정적인 상황 전개”라며 “트럼프 팀이 북한과의 정상회담과 회동에서 인권을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4년을 보낸 뒤라 더욱더 그렇다”고 말했습니다.

[필 로버트슨 휴먼라이츠워치 아시아 부국장] “The Biden Administration’s commitment to put human rights at the center of the US foreign policy towards North Korea is an exciting and positive development, especially after four years of DPRK summits and meetings with the Trump team during which human rights were never mentioned at all.”

특히 “바이든 팀이 북한의 정치범수용소와 노동교화소 문제를 폭로하고 이를 폐쇄 압박하는 데 초점을 맞추기로 한 것은 옳은 결정”이라며 “많은 북한인이 자신의 권리를 감히 행사하지 못하는 것은 이런 수감 시설에 대한 공포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필 로버트슨 휴먼라이츠워치 아시아 부국장] “The Biden team is right to focus on exposing and pressuring for the end of North Korea’s political prison and labor camps because the fear of those detention facilities is what keeps many North Koreans from daring to exercise their rights. Targeting forced labor practices in the DPRK is also critical because so much of the economy is dependent on such exploitation, in which the government and state-owned companies exact the benefits of people’s labor for free.”

또한 “북한 내 강제 노동을 겨냥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면서 “주민들의 노동에서 나오는 혜택을 북한 정부와 국유 회사들이 공짜로 얻어내는 이런 착취 행위에 북한 경제의 상당 부분이 종속돼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앞서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지난 3일 VOA에 “북한의 정치범수용소·노동교화소 네트워크와 조직적인 강제노동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며 “북한의 인권과 노동권을 증진하기 위해 생각이 같은 파트너들과 함께 계속 일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미국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바이든 대통령은 선거 전 기고문을 통해 가치와 다자주의에 기반을 둔 외교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인권이 바이든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의 중심이 된 것은 기쁘지만 놀랄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그레그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If you read what President Biden published before the elections. He stated that this would be a value based foreign policy, this would be a foreign policy grounded in multilateralism. So, of course, I'm pleased to see that human rights is central to the Biden administration's Korea policy, again it comes as no surprise.”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무엇보다 국무부가 인권 유린에 대한 책임 추궁을 정책에 포함한 데 주목했습니다. “1차원적 접근법 대신 인권 침해에 대한 책임, 인도적 지원, 인권 기록 작성, 난민 지원 등을 모두 중요시해야 하지만, 책임 추궁을 우선순위로 명시한 것은 실제로 대북 정책이 인권 중심의 접근법이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그레그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I'm glad to see that accountability is also part of the story. This cannot be a unidimensional approach—accountability is important, humanitarian assistance is important, human Rights documentation is important, refugee assistance is important, but by saying that accountability is a priority, basically the administration stating that this will be indeed a human rights-reliant approach to North Korea, which is really encouraging.”

국무부가 지난주 잇달아 열거한 대북 인권 전략 가운데 가장 가시적이고 실질적인 진전으로 받아들여지는 변화는 2017년 1월 이후 채워지지 않고 있는 북한인권특사의 부활 가능성입니다.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4일 “정책 검토 절차의 일환으로, 국무장관이 관계 부처와 함께 바이든-해리스 행정부의 외교 정책 우선순위에 맞춰 자원을 가장 잘 조정하기 위해 특사 직책을 유지하고 채우는 문제를 살펴볼 것”이라며 “여기에는 ‘북한인권특사’ 직책이 포함된다”고 밝혔습니다.

킹 전 특사는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이 국무부 고위 직책을 채우면서 북한인권특사도 임명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특사 임명은 북한 인권에 대한 미국의 헌신을 재확인하고, 미국이 이런 사안에 대해 좀 더 일관성 있게 행동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긍정 평가했습니다.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I expect that the President will nominate a Special Envoy for North Korea human rights as senior positions are filled at the Department of State. The appointment of an individual to this position will reaffirm the United States' commitment to human rights in North Korea, and will permit the U.S. to act on these matters with greater coherence.”

스칼라튜 사무총장는 “북한인권특사의 임명이야말로 바이든 행정부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핵심 지표”라며 “로버트 킹 전 북한인권특사가 선례를 남겼듯이, 정부 밖에서는 미국과 한국의 비정부기구들을 결집하고 정부 내에서는 정책 결정권자들의 주의를 환기하는 역할을 하는 상근 대사급 특사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녹취: 그레그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Definitely it's a key indicator—you need a full time ambassador, the full time position, who will be an advocate outside the US government, the way Bob King used to do it. You have to rally NGOs in the United States and South Korea, and also within the US government. You really need a US government official who is an advocate of this issue, and continues to bring it to the attention of the decision factors within the State Department and other US government agencies.”

숄티 대표는 북한인권특사 재임명 가능성을 매우 높게 보면서도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바락 오바마 대통령 모두 특사를 임명하는 데 9개월이 걸린 전례를 고려할 때 이번에도 시간이 다소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수잔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 “I think it is very likely that an appointment will be made but it may take a little time - remember it took both Bush and Obama 9 months to make that appointment.”

북한인권특사는 2004년 제정된 북한인권법에 의해 신설된 직책으로, 바이든 대통령은 당시 상원의원으로서 북한인권법 통과를 지지했습니다. 미국 내 북한 인권 활동가뿐 아니라 의회는 북한인권특사를 임명하지 않는 것은 북한인권법을 위반하는 것이라며 정부를 압박해왔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