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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풍경] 미국 내 탈북민 위한 '희망의 상자'


지난 2008년 12월 서울에서 열린 북한 인권 관련 전시회에 기근으로 고통 받는 북한 어린이의 사진이 전시됐다.
지난 2008년 12월 서울에서 열린 북한 인권 관련 전시회에 기근으로 고통 받는 북한 어린이의 사진이 전시됐다.

매주 금요일 북한 관련 화제성 소식을 전해 드리는 ‘뉴스 풍경’입니다. 미국 내 탈북민 지원단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어려운 가운데 성탄절을 맞이하는 탈북민들에게 선물을 보내는 행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장양희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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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동부 뉴저지 주 팰리사이드에 본부를 둔 탈북민 지원단체 ‘솔트(Psalt)’ 는 ‘PRAYER, SERVICE, ACTION, LOVE AND TRUTH’ 즉, 기도, 봉사, 실천, 사랑과 진실이라는 영어 단어의 앞 글자를 붙인 이름을 갖고 있습니다.

단체 이름을 소리나는 대로 읽으면 ‘소금’이라는 의미의 영어 단어가 되는데,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라’ 는 성경 구절처럼 기독교인으로서의 역할을 실천하는 것을 단체의 근간으로 삼고 있습니다.

지난 2005년 설립된 솔트의 설립자 미셸 김 대표는 VOA에 1999년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북한의 극심한 기근이 일어나고 있었고 당시 북한에 대해 눈을 뜨게 됐다며 단체 설립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녹취: 미셸 김] “that really opened my eyes to what was happening. But this was my first time, I was still young. This is my first time actually in the country of Korea, in my first introduction to what was..”

한인 2세인 김 대표는 한국 방문 이후 어린 나이에 할 수 있는 것이 기도 밖에 없었지만, 2004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서명한 북한인권법을 계기로 탈북민 지원을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김 대표는 이 법 제정 이후 북한 인권에 대한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많은 청년들이 참여할 기회가 마련되는 중요한 시기였다고 회고했습니다.

당시 자유를 찾아 나서는 탈북민들이 중국 등지에 많았고, 이들의 안전한 여정을 돕는 것이 기독교 신자인 자신의 사명으로 다가왔다며,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미셸 김] “I felt that God was calling me into this work. And it would be a huge sacrifice and a huge, complete change. For me, laying down my expectations and ambitions and whatever I studied for..”

자신이 공부하고 이뤄온 것들을 포기해야 했고, 삶에 큰 희생과 변화가 있을 것을 알았지만 하나님의 부르심이라고 느껴 시작하게 됐다는 겁니다.

솔트는 설립 후 지금까지 북한 고아들을 지원하고, 탈북 여성과 고아를 제 3국으로 구출한 후 무사히 자유의 땅으로 인도하는 일을 해왔습니다.

직접 중국 등지에서 구출활동에 참여하거나 현지에서 활동하는 선교사나 단체를 지원하는 겁니다.

해외에서 탈북자 구출 지원활동을 벌이는 동시에 국내에서는 북한의 내부 상황과 탈북민들의 고통을 미국 교회에 알리는 등 북한 주민과 탈북민의 인권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워싱턴에 본부를 둔 북한자유연합과 연대해 워싱턴의 중국대사관 앞에서 중국 정부의 탈북민 강제북송 중단을 촉구하는 촛불시위를 벌였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정착지원금이 없고 전문 지원기관도 없이 자립해야 하는 미국 내 탈북민들이 겪을 정신적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는 이 단체의 노력은 매우 의미가 깊습니다.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소통하며 함께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정착하는 것이 탈북민들에게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김 대표는 한 탈북민 가족의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겪고 있던 탈북민 가족의 아버지가 자신의 아내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면서, 미국 내 탈북민들은 과거의 고통을 그대로 안은 채 언어장벽과 한인사회 내에서의 차별, 생계 유지 등 매우 힘든 상황에 놓이는 경우가 많다고 말합니다.

어려운 상황에 놓인 탈북민들이 만약 제때 제대로 도움을 받았더라면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겁니다.

이런 이유로 솔트는 한 번 연결된 탈북민은 당사자가 거절할 때까지 꾸준히 연락을 취해 필요한 도움을 제공하는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미셸 김 대표입니다.

[녹취: 미셸 김] “it's been 10 years now. Kids have grown up, now we're getting more requests for you know, how to prepare for college, or apply for scholarships, you know, you know, things are changing..”

김 대표는 10년 전 알게 된 탈북민 가족의 아이들이 성장해 그들로부터 대학 준비 방법, 장학금 신청 방법 등 더 많은 요청을 받고 있는 등 달라지는 상황에 따라 기도 요청을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단체의 주요 활동 가운데 하나인 ‘Box of Hope, 희망의 상자’ 와 ‘학교가방 프로젝트’ 가 이같은 단체와 탈북민들 간 신뢰를 만들고 소통하는 도구가 되고 있습니다.

‘희망의 상자’는 솔트가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연말 선물 보내기 행사이며, 학교가방 프로젝트는 탈북민 자녀들에게 학용품을 보내는 행사로 올해로 7년째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희망의 상자는 성탄절을 맞아 미국 내 탈북민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목적으로 일반인들의 참여를 통해 진행되는데, 현재 소셜미디어를 통해 기금 모금 활동이 한창입니다.

지난 11월 3일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에 오른 게시물에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탈북민들이 집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직업을 구하고, 코로나 감염으로부터 회복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기도와 지지, 협력이 큰 차이를 만듭니다.”라는 내용이 적혀있습니다.

그러면서 12월 7일까지 이 단체로 카드, 마스크, 선물, 선물카드 등을 기부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김 대표는 코로나 사태 속에서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고 말합니다.

[녹취: 미셸 김] “It's changed a little bit, we can't have a big packing party, like we, we did every year with COVID. But, you know, I didn't want to neglect this program. You know, just because, in fact, I think people need it now more than ever. So, so it's a little bit…”

매년 큰 파티를 열고 자원봉사자들이 선물 포장작업을 했지만 올해는 다르며, 코로나 사태로 사람들이 모일 수 없지만 어느 때보다 탈북민들에게는 도움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김 대표가 준비하는 희망의 상자는 미국 내 120여 탈북민 가족과 개인에게 보내집니다.

상자 안에 들어가는 물건은 받는 사람에 따라 다르며, 모이는 기금을 잘 배분해 불필요한 물건이 가지 않도록 잘 구성하고 있습니다.

더운 지역에 사는 사람에게 두꺼운 겨울옷을 보낸다거나, 고령의 어른에게 장난감을 보내지 않는다고, 김 대표는 설명합니다.

김 대표는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을 탈북민 가족들이 혼자가 아니라는 믿음을 갖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또 참여하는 사람들은 북한을 배우고 탈북민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알아가며, 이들을 위해 더 많은 사람들이 기도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이 단체에서 수 년간 봉사한 미국인 여성 수잔 피셔 씨도 솔트 활동을 통해 북한과 탈북민들의 상황에 대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피셔 씨는 VOA에 특히 통제가 심한 북한 같은 나라에서 온 사람들에게 미국사회는 충격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수잔 피셔] “ I think culture would be difficult is a culture shock of coming from a restricted place like North Korea where they don't know what it's like in other countries…”

미국사회의 문화와 언어뿐 아니라, 직업을 구하는 등 모든 것이 쉽지 않을 것인 만큼 시간을 갖고 이들과 함께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30여년 전 초등학교 성경공부 교사로 미셸 대표와 인연을 맺게 된 피셔 씨는 탈북민들이 직접 교회에서 신앙을 쌓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수잔 피셔] “just to try to get involved in the church. Because there you're going to find people who are more willing to help you because they have the love of God. And God can help you….”

피셔 씨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탈북민들을 도울 것이라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절대 포기하지 말 것을 당부했습니다.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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