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중국 단둥에서 바라본 북한 신의주. (자료사진)
지난 4월 중국 단둥에서 바라본 북한 신의주. (자료사진)

북한은 현재의 경제난을 개혁과 고립 탈피의 기회로 삼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취약계층 지원에 주력해야 한다고, 유엔 인권기구와 인권단체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정부는 오는 13일 유엔 경제사회이사회에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위한 ‘자발적 국별 검토(VNR)’ 보고서에 관해 설명할 예정입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정부가 오는 13일 유엔 경제사회이사회에서 최초로 지속가능발전목표의 구체적인 국가 실행계획을 설명할 예정인 가운데 인권에 기반해 이 목표 달성을 모색하는 화상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서울 유엔인권사무소의 이메쉬 포카렐 소장 대행은 9일 미국의 민간단체인 민주주의연구소(NDI)가 주최한 화상토론회 기조연설에서 13일 열리는 북한의 ‘자발적 국별 검토(VNR)’ 절차는 대북 관여와 대화를 위한 기회로, 이를 환영하고 잘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포카렐 소장] “The VNR process is an opportunity for the engagement and dialogue with the DPRK, which we all should welcome and utilize.”  

북한은 앞서 지난달 유엔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고위급정치포럼(HLPF)에 63쪽에 달하는 ‘자발적 국별 검토(VNR)’ 보고서를 처음으로 제출했습니다.

지속가능발전목표는 유엔이 2015년 결의한 의제로, 인류의 공동 번영을 위한 17개 목표와 169개 세부 목표를 제시하고 있으며, 유엔 회원국들은 4년마다 자발적으로 이행보고서를 제출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이 보고서를 처음 제출하기로 했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연기한 끝에 지난 6월에 제출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 등 저소득국가들이 지속가능발전목표 보고서 제출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며, 해외 원조와 투자 유치, 국가 이미지 제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합니다. 

포카렐 소장 대행은 이날 가뜩이나 열악한 북한 내 취약계층의 삶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와 북한 당국의 장기간에 걸친 국경 봉쇄 등 극단적 조치로 더 악화됐다며, 북한 당국의 전향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열악한 상황은 북한의 인권 상황 개선을 위한 대대적인 법률과 제도 개혁의 긴급성을 보여 준다며, 식량과 물, 위생, 보건에 대한 권리 등 주민의 경제적·사회적 권리를 다루기 위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코로나 대유행은 개별국가 차원에서는 극복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북한이 이번 기회를 통해 고립에서 벗어나 국제사회와 협력해 주민들의 권리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를 해결할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습니다.

[녹취: 포카렐 소장]  “DPRK needs to use this opportunity to come out of the isolation and engage with the international community in addressing issues affecting the rights of the people,”

포카렐 소장은 이런 방향의 첫 조치로 대북 인도주의 지원 단체들의 복귀, 주민들의 시장 활동과 이동에 대한 통제 조치 완화 등을 북한 지도부에 권고했습니다.

북한 신의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을 위해 화물열차에 소독액을 뿌리는 북한 관영 매체가 공개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여한 한국 내 대북 인권단체와 전문가들은 북한 정권이 지속가능발전목표의 초점을 여성과 아동, 장애인 등 취약계층의 인권 개선에 맞출 것을 권고했습니다.

북한인권시민연합의 이지윤 간사는 북한 당국이 유엔에 제출한 ‘자발적 국별 검토’는 북한 여성들이 직면한 차별과 보건 문제 등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여성들이 자신의 권리와 혜택을 제대로 알도록 북한 당국이 여성 권리와 관련 국제협약에 관한 국내 법률을 대중에게 홍보하고 보급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지윤 간사] “To achieve SDG 10.3, the DPRK government needs to promote and disseminate domestic legislations on women’s rights and relevant international conventions to the public so that North Korean women could be aware of their rights and benefits upon the legal mechanisms.”

권은경 ‘열린북한’ 대표는 어린이 등 북한 학생들의 의무 노동활동이 매우 심각하다며, 농촌 동원 등 학생들에 대한 모든 돈벌이용 경제 과제를 없애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충분한 예산을 확보해 학교운영비를 충당하고, 장마당 시세에 따라 교원들의 봉급을 인상해 부정행위 등 병폐를 없애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권은경 대표] "Take responsibility for the education budget, so that school management is covered, and raise the salaries of school teachers, based on market prices.”

권 대표는 기업소나 농장에 돈을 상납하고 비공식 경제활동을 하는 ‘8.3’ 등의 활동이 매우 비효율적이라며, 북한 지도부가 비공식 시장활동을 합법화해 민간 경제발전을 장려할 효과적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