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립6.25납북자기념관에 마련된 납북자 4천777명의 이름이 새겨진 추모공간.
한국 국립6.25납북자기념관에 마련된 납북자 4천777명의 이름이 새겨진 추모공간.

유엔이 북한에 한국전쟁 당시 납북자 등 34명에 대한  정보 공개를 요청했습니다. 북한이 납북자들의 정보 공개에 여전히 비협조적인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김영교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인권이사회 산하 ‘강제적. 비자발적 실종에 관한 실무그룹’은 28일, 한국전쟁 당시 납북된 민간인 등 34명에 대한 정보를 공개할 것을 북한에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실무그룹은 지난해 9월 열린 제119회기 회의 결과를 담은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지난해 11월에 북한에 질의서를 발송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에 북한에 정보를 요청한 34명 가운데는 1950년 6월 한국전쟁 발발 이후 1951년까지 납북된 민간인들 외에 2000년대 들어 북한 내에서 강제 실종된 6명도 포함됐습니다.  

1980년에 설립된 유엔 실무그룹은 피해자 가족이나 민간단체들로부터 실종사건을 접수해 심사한 뒤, 이를 납치 의심 국가들에게 통보해 명확한 조사 결과를 보고하도록 요청하고 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납북자를 한국 국민으로서 자기 의사에 반해 북한에 의해 군사분계선 이북 지역으로 강제로 끌려간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전쟁 중에 납북된 사람을 전시납북자, 정전협정 체결 이후 납북자를 전후납북자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통일부는 전시납북자가 약 10만 명, 전후납북자는 516명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2018년 '6.25 납북 희생자 기억의 날' 행사에서 참가자들이 헌화하고 있다.

한국의 민간단체인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의 이미일  이사장은 2018년 6월 한국에서 열린 ‘6.25 납북 희생자 기억의 날’ 행사에서 납북자 가족들이 바라는 것은 아주 소박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미일 이사장] “납북된 가족의 생사와 소식을 알고 돌아가셨다면 그분들의 유해를 송환하고, 살아계시다면 서로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는 그러한 저희들의 바램은 아주 소박합니다.”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는 2014년 발표한 최종보고서에서, 북한이 한국전쟁 당시 한국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강제로 북한으로 끌고 갔다며, 정확한 숫자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약 8만에서 10만 명으로 추산된다고 밝혔습니다.

또 북한이 정전협정 서명 이후에도 다수의 어부들을 나포했고 공중납치된 민간 항공기에 탑승했던 승객들을 끌고갔으며, 청소년과 일반 시민들, 군인들을 납치했다고 밝혔습니다.

유엔인권 서울사무소는 지난해 초 한국전쟁 당시 납북된 피해자 가족의 사연을 소개하는 영상을 공개하는 등 꾸준히 전시 납북 사건 진상 규명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서울 유엔인권사무소의 시나 폴슨 소장의 동영상 발언 내용입니다.
 
[서울 유엔인권사무소 시나 폴슨 소장] “We have been working with different organizations in South Korea including KWAFU (Korean War Abductees Family Union)…”

유엔인권사무소가 북한의 인권 침해와 관련해 특히 눈여겨 보고 있는 부분이 납북자 문제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와 같은 한국의 민간단체 등과 협력하고 있다는 겁니다.

2011년 4월 한국 파주 임진각에서 열린 납북자 관련 행사에 북한에 납치된 것으로 의심되는 사람들의 사진이 놓여있다.

하지만 북한은 유엔의 납북자 정보 제공 요청에 제대로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유엔 실무그룹은 이번 보고서에서도 북한 정부가 비협조적인 모습을 보인다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북한이 납북자 관련 질의에 대해서는 모두 똑같은 답변만 보내고 있다는 겁니다.

보고서는 북한 정부가 강제 실종이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심각한 의혹과 관련해 협조하지 않고 오히려 실무그룹이 편향적이고 북한에 대한 정치적인 음모에 가담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한다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김영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