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의 유엔 본부 건물. (자료사진)
미국 뉴욕의 유엔 본부 건물. (자료사진)

유엔총회 제3위원회가 북한인권 결의안을 투표 없이 합의로 채택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이번 결의안이 북한 당국이 인권 침해를 중단해야 하며, 관련자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다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인도적 상황에 우려를 표명하고 인권 개선 노력을 촉구하는 내용의 북한인권 결의안이 18일 제75차 유엔총회 제3위원회에서 표결 없이 합의로 채택됐습니다.

[녹취: 제3위원회 의장] “May I take it that the committee wishes to adopt draft resolution L 30? I hear no objection. It is decided.” 

유엔총회 제3위원회가 이날 채택한 결의안은 다음달 유엔총회 본회의에서 최종 확정될 예정입니다.

유엔총회 제3위원회는 지난 2005년부터 16년간 매년 북한인권 결의안을 채택해 왔습니다.

특히 2016년부터 올해까지 5년 연속 투표를 거치지 않는 합의 방식, 즉 컨센서스로 처리됐습니다. 

유엔 주재 미국대표부의 제니퍼 바버 특별고문은 이날 회의에서 북한의 인권과 인도주의 상황이 “여전히 끔찍하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바버 특별 고문] “With passage of this resolution, the international community once again sends a clear message to the DPRK regime that human rights violations and abuses must stop and those responsible held to account.” 

바버 특별고문은 이번 결의안을 통해 국제사회는 ‘분명한 메시지’를 또 한번 북한 정권에 전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인권 침해와 유린을 중단해야 하며 관련자들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겁니다. 

바버 특별고문은 또 미국 정부는 북한 정부가 인권을 존중하고, 보편적 정례검토(UPR)에서 약속한 내용을 이행하며,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과 협력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바버 특별 고문] “We urge the government of the DPRK to demonstrate respect for human rights, honor its commitments to implementing recommendations from Universal Periodic Reviews, and cooperate with the UN Special Rapporteur for the situation of human rights in the DPRK.” 

유럽연합을 대표해 발언에 나선 크리스토프 호이스겐 유엔 주재 독일대사는 높은 영양실조 유병률과 취약계층을 위한 인도적 지원 전달 과정에서의 장애물 등 북한의 심각한 인도주의적 상황이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습니다. 

호이스겐 대사는 또 지난 12개월 동안 인도적 상황에 관해 어떠한 개선도 보지 못했다며 북한 당국을 비판했습니다. 

이와 함께 이번 결의안이 북한 내 ‘조직적이며, 광범위하고 심각한 인권 침해’를 다루고 있으며, 북한 정부가 모든 인권과 근본적인 자유를 ‘완전히 존중’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호이스겐 대사] “The resolution also called for continued actions and engagement by the international community. It is crucial that the international community sends a clear message to the DPRK to take immediate steps to improve the human rights situation.” 

호이스겐 대사는 결의안이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행동과 참여를 촉구하고 있다며, 국제사회가 인권 상황 개선을 위한 ‘즉각적인 조치’를 북한 당국에 요구하는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의 김성 대사는 이날 회의에서 북한인권 결의안은 ‘진정한 인권 증진과 보호와는 무관한 정치적 모략’이라며 일축했습니다,

[녹취: 김성 대사] “The DPRK delegation categorically rejects draft resolution entitled the situation of the human rights in the DPRK… as a document of political plot that has nothing to do with promotion and protection of genuine human rights.” 

김 대사는 유럽연합이 “인권 문제를 구실로 북한의 체제를 훼손하거나 전복시키려”한다는 기존의 주장을 반복하면서,  결의안에 언급된 인권 침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올해 북한인권 결의안에 미국, 영국, 이스라엘 등 19개국이 추가로 공동제안국에 참여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유럽연합(EU)이 작성해 사전에 공개된 결의안 초안에는 일본, 스웨덴, 스위스 등 39개국이 공동제안국으로 명시됐었습니다. 

하지만 2008년부터 결의안 공동제안국에 참여해왔던 한국은 전년도에 이어 2년 연속 불참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결의안 합의 채택에는 동참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유엔 주재 한국대표부는 VOA에 “한반도 정세 등 제반 상황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공동제안국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북한 주민들의 실질적 인권 증진을 위해 노력한다는 기본 입장에는 변화가 없으며, 한반도 평화 번영을 통한 북한 인권 증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인권 결의안 내용보기

올해 북한인권 결의안은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한 기존의 문안이 대체로 유지된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악영향과 이로 인한 북한 인권 상황 악화에 대한 ‘심각한’ 우려가 새롭게 담겼습니다. 

또 코로나 대응을 위한 모든 제한 조치가 국제 인권법과 관련 안보리 결의 등 국제법에 합치해야 하며, 필요한 범위에서 비례적이며 차별적이지 않게 취해져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밖에 결의안은 북한 당국이 코로나바이러스에 대응해 예방과 개선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하고, 이 과정에서 국제 인도주의 단체들이 취약계층에 접근하고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 지원, 모니터링 활동을 진행할 수 있도록 협력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VOA뉴스 지다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