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의 외교부 건물.
영국 런던의 외교부 건물.

영국 고위 관리들이 북한 내 심각한 인권 침해에 깊은 우려를 나타내며 북한 당국에 인권 개선과 민생 보호를 촉구했습니다. 영국 총리는 최근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선의의 힘’으로 국제 보편적 인권을 수호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타 프렌츠 영국 외교부 국제인권대사는 23일, 제46차 유엔 인권이사회가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하기 전 발언을 통해 북한 정권에 인권과 민생 개선을 촉구했습니다. 

[녹취: 프렌츠 대사] “We urge the DPRK government to prioritize the well-being of its’ citizens over the development of its illegal weapons programs. The regime cannot ignore its people's human rights.”

“북한 정부는 불법 무기 프로그램의 개발보다 북한 주민들의 민생 복지를 우선시 할 것을 촉구한다”는 겁니다.

이런 지적은 북한 정권이 국가 재원을 주민의 민생보다 핵·미사일 등 무기 개발에 허비해 주민들이 만성적인 식량난과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유럽연합(EU)의 지적과 맥을 같이하는 겁니다. .

프렌츠 대사는 “북한 정권은 주민들의 인권을 무시할 수 없다”며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인권 유린을 종식하기 위해 북한 당국이 구체적인 조치를 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오랜 요구를 북한인권결의안이 되풀이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한 북한 당국의 조치로 북한 내 인도적 상황이 악화됐다는 우려에 공감한다며, 구금 시설 내 수감자 등 가장 취약한 사람들에 대한 북한 당국의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했습니다.

[녹취: 프렌츠 대사] “We share the concern of others that the humanitarian situation has deteriorated as a result of COVID related measures introduced by the DPRK authorities. We urge the DPRK to uphold its responsibilities for its most vulnerable,”

국제 인도주의 단체들이 가장 취약한 북한 주민들을 지원하도록 북한 당국이 안전하고 빠르며 제한 없는 접근을 허용하고, 코로나 대응을 이유로 북한 주민들의 자유를 불필요하게 더 규제하지 않는 균형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프렌츠 대사는 그러면서 영국이 이런 권고안 등을 담은 북한인권결의안에 공동제안국으로 다시 참여하게 돼 기쁘다며, 북한 당국에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과 대화하길 바란다고 권고했습니다. 

이날 북한인권결의안을 작성한 유럽연합(EU) 대표 외에 50개 공동제안국 중 유일하게 발언권을 신청한 영국은 결의안이 합의(컨센서스)로 통과되길 바란다고 거듭 당부했습니다.

북한에 대해 비판적 개입 정책을 펴고 있는 영국 정부는 최근 공개적으로 북한 내 인권 상황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개선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영국 외교부의 타리크 아흐마드 영국 연방·남아시아 담당 국무상은 지난 13일 “북한 내 끔찍한 인권 상황에 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밝힌 데 이어 지난주에도 영국의 대북 정책 우선순위 중 하나는 인권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아흐마드 국무상은 영국 정부의 대북관계 우선순위를 묻는 데이비드 앨튼 상원의원의 질문에 대한 서면 답변에서 한반도의  평화 정착 보장, 비핵화와 함께 인권을 강조했습니다.

[아흐마드 국무상] “Underlining the UK’s position as a force for good, we stand up for the victims of human rights violations by the regime,”

아흐마드 국무상은 ‘선의의 힘’이란 영국의 입장을 강조하면서, 영국은 북한 정권에 의한 인권 침해 피해자들을 옹호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영국은 실제로 유럽 국가 중 처음으로 지난해 7월, 북한 국가보위성 7국과 사회안전성 교화국이 북한에서 발생하는 끔찍한 인권 유린에 책임이 있다며 제재를 부과했습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영국 정부의 안보·국방·개발·외교 정책의 미래 비전을 담아 지난주 의회에 제출한 종합보고서(‘경쟁시대의 글로벌 영국’)에서 국제 인권 문제 개선에 적극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영국 정부의 핵심 전략 중 하나로 ‘선의의 힘’(A force for good)으로서 “개방적인 사회 지원과 인권 수호”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제사회에서 권위주의가 부상하고 극단적 이념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보편적 인권과 법치, 자유로운 발언, 공정, 평등의 공유 가치를 강조하며, 이런 핵심 가치가 앞으로 10년간 영국의 국가 안보와 국제 정책의 모든 측면을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영국의 이익과 가치는 밀접하게 연관돼 있으며, 민주주의가 번창하고 기본적 인권이 보호받는 세상이 될수록 영국의 주권과 안보, 번영에도 더욱 도움이 된다는 설명입니다. 

보고서는 그러면서 국제 인권 수호와 취약한 지구촌 주민들을 지원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마그니츠키’ 인권 제재를 강조했습니다. 

[보고서] “As part of our efforts to defend human rights and support vulnerable people, we have: Introduced a new system of ‘Magnitsky’ sanctions to target human rights 
violators and abusers around the world,”

전 세계 인권 침해 가해자들을 겨냥한 영국의 독자 제재를 통해 심각한 인권 침해와 학대에 관여한 자들에게 실질적인 책임을 추궁하겠다는 겁니다. 

‘마그니츠키인권문책법’은 미국 정부가 전 세계 인권을 탄압하는 당국자와 기관, 부패한 관리들을 독자적으로 제재하도록 미국 의회가 2016년에 채택한 법으로, 유럽연합(EU)의 ‘세계인권제재 체제’를 비롯해 영국과 캐나다 등 여러 나라의 독자적 인권 제재의 본보기가 되고 있습니다. 

영국은 이런 인권 제재 체제에 따라 지난해 북한과 벨라루스 등 여러 나라의 기관과 개인에게 제재를 부과하는 등 강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