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평양' 담배.
북한산 '평양' 담배.

매년 5월 31일은 유엔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세계 금연의 날’입니다. WHO는 올해 금연 캠페인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위험을 줄이기 위한 노력과 연계해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금연법 제정으로 대대적인 금연 단속에 나선 북한의 실태, 또 한국과 미국 등은 어떻게 금연운동을 벌이고 있는지 안소영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WHO는 해마다 ‘세계 금연의 날’을 전후해 특정 테마를 설정하고 전 세계 흡연 인구를 줄이려 부심하고 있는데요.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연계시켰다고요?

기자) 네, 올해 ‘세계 금연의 날’ 테마는 ‘담배 끊기를 약속하라’(Commit to quit)입니다. WH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금연을 지지한다는 입장입니다. 코로나 감염증 이후 흡연자가 감염위험군으로 분류된 데 따른 건데요. WHO는 흡연자들의 경우 코로나로 인한 심각한 질병과 사망률이 비흡연자보다 50%나 높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금연은 암이나 심장병, 호흡기 질환의 발병 위험뿐 아니라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위험을 낮출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WHO는 지난 1987년, 담배 연기 없는 사회를 목표로 처음 `세계 금연의 날'을 지정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전 세계 흡연인구가 어느 정도나 되나요?

기자) 전 세계 흡연인구는 13억 명에 달합니다. 이 가운데 80%가 저소득과 중위소득 국가에 집중돼 있습니다. 성별로는 전 세계 남성의 39%, 여성의 9%가 담배를 피운다고 WHO가 밝혔습니다. 남성 가운데 가장 높은 흡연율을 보이는 곳은 전체 49%의 서태평양 지역이고요. 여성은 전체 19%가 담배를 피우는 유럽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해마다 흡연과 관련해 평균 800만 명이 숨지고 있는데요, 이 중 120만 명은 비흡연자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북한의 경우 흡연율이 점차 줄고는 있지만 다른 나라들에 비하면 여전히 높다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북한의 흡연율은 아시아 국가 가운데 최고 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WHO의 보고서를 보면 2002년에는 북한 주민의 59.9%가 담배를 피웠지만 이후 점차 줄어 2017년에는 46.1%로 나타났습니다. 특징적인 점은 WHO의 2019년 보고서를 보면 북한의 여성 흡연율은 0%였습니다. 또한 북한에서 자체 생산하는 담배는 무려 200가지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는 한국보다 4배 많은 수준입니다.

진행자) 전 세계가 근래 들어 금연 캠페인을 강화하는 추세인데요, 북한도 이런 추세를 따르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북한은 지난해 11월 금연법을 제정하는 등 국가 차원에서 금연정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 정책에 따라 담배 생산과 판매, 흡연에 대한 법적, 사회적 통제를 강화하는 한편 모든 기관과 단체 등이 지켜야 할 준칙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에 발맞춰 북한 관영매체들도 본격적으로 금연 홍보를 하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금연연구보급소 사용을 권장합니다.

진행자) 금연연구보급소가 어떤 일을 하나요?

기자) 흡연율을 낮추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가령 흡연자의 니코틴 함량 측정 서비스를 제공하고, 금연 영양알과 같은 보조제, 건강음료를 생산하는 일 등입니다. 또 담배를 끊은 주민들의 사연도 직접 전하고 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가 보도한 주민의 사연입니다.

[녹취: 북한 주민] ”금연활동을 통해서 담배를 끊으니까 정말 건강에도 좋고 사회생활에서 위생학적으로도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제가 집에 들어가면 아내도 좋아하고”

진행자) 그런데, 금연법 제정에도 불구하고 애연가로 알려진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담배 사랑은 여전한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지난 6일이죠. 북한 ‘조선중앙TV’가 김정은 위원장이 군인가족예술소조 공연을 관람하고 군, 당 간부들과 면담한 소식을 내보냈는데요, 동영상 속 김 위원장의 손에는 담배가 쥐어져 있었습니다. 김 위원장은 노동당 주요 회의나 미사일 시험발사 현지 지도, 심지어 학교 방문 때도 예외없이 흡연하는 모습이 보여지곤 합니다. 지난 2019년 2월 미-북 하노이 정상회담을 위해 열차를 탄 김 위원장이 한 역에 잠시 정차했을 때,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재떨이를 들고 있는 모습이 포착된 것은 널리 알려진 일입니다.

진행자) 미국이나 한국 등은 어떻게 금연 캠페인을 펼치고 있나요?

기자) 미국의 경우 청소년 흡연율을 줄이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상당히 충격적인 TV 금연광고를 내보내고 있습니다. 담배로 질병을 얻은 흡연자가 직접 광고에 출연하는 건데, 미국 역사상 가장 성공적이면서 오래 지속되고 있는 캠페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은 금단 현상 최소화에 힘쓰고 있습니다. 한국의 흡연율은 1990년대 후반부터 꾸준히 감소해 2019년 기준 전체 국민의 흡연율은 21.5%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은 금연 실패 원인의 90%가 금단 현상 때문이라면서 니코틴 대체요법인 니코틴 패치, 금연 보조제를 국민들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공공장소에서의 금연 정책은 이미 오래 전부터 시행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금연에 성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입니까?

기자)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일단 약물치료 시 금연 성공률이 3배 정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금연이 어려운 이유는 니코틴 중독 때문인데요, 니코틴은 체내 니코틴 수용체와 결합하면 기분이 좋아지는 신경전달 물질 도파민 수치를 높입니다. 따라서, 일단 니코틴 의존도 검사를 통해 현재 중독 상태를 알아낸 뒤 약물로 치료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금연 성공을 돕는 생활수칙도 있습니다. 주위 사람에게 자신이 금연을 시작했다는 것을 알려 협조를 구하고, 흡연과 관련된 모든 물품은 보이지 않게 치우는 게 좋습니다. 또 흡연 욕구가 생기면 가벼운 산책이나 운동, 스트레칭을 할 것을 전문가들은 권고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세계 금연의 날'을 맞아 북한 내 흡연 실태 등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안소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