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일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2021 인신매매 실태 보고서'를 발표했다. 왼쪽은 캐리 존스턴 인신매매퇴치감시국장 대행.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일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2021 인신매매 실태 보고서'를 발표했다. 왼쪽은 캐리 존스턴 인신매매퇴치감시국장 대행.

미국 국무부가 또다시 북한을 최악의 인신매매 국가로 지정했습니다. 국무부는 올해로 19년 연속 인신매매와 관련해 최하 등급을 받은 북한에서는 국가 차원의 각종 인신매매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미국 국무부의 ‘2021 인신매매 실태 보고서’에서 또다시 최하위인 3등급(Tier 3) 국가로 지정됐습니다.

국무부는 1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 정권이 인신매매 퇴치의 최소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상황을 고려한다고 해도 북한은 이와 관련한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어 3등급 국가로 남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로써 북한은 2003년 처음3등급을 받은 이후 19년 연속 최악의 인신매매 국가로 평가됐습니다.

보고서는 북한 정부 관리를 포함한 인신매매범들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북한 주민들에게 가하는 인신매매 범죄의 구체적인 사례도 제시했습니다.

특히 북한의 강제 노동이 정치 탄압의 확고한 체계의 일부분이자 경제 체계의 한 축으로 자리잡았다면서, 북한 주민들이 강제 노동에 동원되는 방식으로 인신매매의 피해를 보고 있다고 명시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에는 8만에서 12만 명의 주민들이 수감돼 있으며, 이들은 대부분 정식 기소와 유죄 판결, 선고 등 공정한 사법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아동을 포함해 수용소에 수감된 주민들은 가혹한 환경에서 장시간 벌목과 광산, 제조 혹은 농업 분야에 투입돼 강제 노동을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 밖에 보고서는 여성과 아동이 성매매의 위험성에 놓여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특별히 학비를 내지 못하는 북한 내 여성 대학생들과 중국의 탈북 여성들이 이 같은 성매매에 취약한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16~17세 사이의 아동들이 군대식 조직에 몸담으며 10년 동안 장시간 노동과 격무에 시달린다는 점도 주요 인신매매의 사례로 소개됐습니다.

보고서는 탈북자들의 강제 북송 문제에도 주목했습니다.

중국에 머물고 있는 탈북자들이 중국 당국에 적발될 경우 강제로 북한으로 송환돼 강제 노동이나 고문, 낙태, 처형 등 가혹한 처벌을 받는다는 겁니다.

다만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여파로 인해 북한 당국이 중국에 억류돼 있는 200여 명의 탈북자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습니다.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인신매매 보고서 발간과 관련해 개최된 전화 브리핑에서 중국의 탈북자 강제북송에 대한 VOA의 질문에 “분명 북한에는 더 광범위한 인권 문제가 있지만, (북송 문제는) 미국이 중국 정부에 제기한 많은 사안 중 하나”라고 대답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우리는 수년 간 중국과 북한 모두에 대한 인신매매보고서에서 탈북자 혹은 그 외 다른 북한 국적자들이 북한으로 송환되는 것에 대한 우려와 함께 이로 인해 이들이 직면하게 될 노동과 다른 형태의 인신매매, 인권 유린 등과 같은 위험성을 언급해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중국이 그들을 북한으로 돌려보내지 말 것을 권고한다”며, 탈북자들이 특히 인신매매에 취약한 상황에서 인신매매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이들을 북한으로 송환해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국무부는 매년 ‘인신매매 실태 보고서’를 통해 인신매매 감시대상국을 지정하고 강력히 규탄해 왔습니다.

최악의 등급인 3등급으로 지정된 나라들은 미국 정부로부터 일부 지원을 받지 못하는 등의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또 미국 대통령은 인도주의나 무역과 관련되지 않은 미국 정부의 대외 지원에서 이들 나라들을 제외할 수도 있습니다.

올해 보고서에는 북한과 함께 중국과 러시아, 아프가니스탄과 쿠바, 이란, 베네수엘라, 미얀마(버마) 등 17개 나라가 3등급을 받았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보고서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인신매매 근절과 더불어 이 문제에 대한 전 세계 여러 나라들의 관심을 촉구했습니다.

[녹취: 블링컨 장관] “This crime is an affront to human rights, an affront to human dignity. We fight it, you fight it, because it's the right thing to do. Also in our interest to stop trafficking, we know it's destabilizing societies and economies. So, we must do everything we can as a country, but also as a global community to stop trafficking, wherever it occurs.”

인신매매 범죄는 인권과 인간 존엄성에 대한 모욕이며 우리 모두가 인신매매에 맞서는 건 그것이 옳은 일이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블링컨 장관은 “인신매매가 사회와 경제를 불안정하게 만든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따라서 “우리는 국가로서 또 국제사회로서 인신매매가 어디에서 일어나든 이를 막기 위한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캐리 존스턴 국무부 인신매매퇴치감시국 국장 대행은 보고서 발표 뒤 별도로 열린 브리핑에서 이번 보고서는 이 핵심적인 인권과 법집행, 국가안보 사안에 관해 국제적 지도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미국 정부의 의지를 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존스턴 국장대행] “This report reflects the US government's commitments to global leadership on this key human rights, law enforcement and national security issue. It remains our principal diplomatic and diagnostic tool to guide our relations with foreign governments on human trafficking.”

존스턴 국장대행은 이번 보고서는 인신매매에 대한 외국 정부와의 관계를 안내하기 위한 주요한 외교적이고 진단적인 도구로 남아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