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다듬는 작업 중인 탈북자 글로리아 김 씨. (자료사진)
미국에 정착한 탈북민 김 모 씨가 꽃을 다듬고 있다.

미국에 정착한 탈북민들은 자신들이 체험한 미국은 북한에서 배우고 생각했던 것과 많이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주민들에게 왜곡된 미국의 모습과 부정적인 측면만을 부각시켰다는 지적입니다. 박형주 기자가 탈북민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미 ‘폭스뉴스’는 최근 ‘미국의 친절함과 인종적 다양성에 놀란 탈북민’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유튜브 채널 ‘난세일기’를 운영하는 탈북민 김금혁 씨의 미국 경험담을 소개했습니다.

[녹취:탈북민 유튜버] “(북한에서) 미국은 일단 승냥이이죠. Wolves~ 뭔가 북한 사람들을 잔인하게 죽이고 고문하는 이미지로 그려지니까요”

북한 김일성종합대학에서 영어를 전공하고 2012년 중국 유학 중 탈북한 김 씨는 북한에선 미국을 ‘철천지 원수’라고 배웠다며 “세뇌교육 때문에 미국에 적개심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2003년 이라크전 당시 북한 매체가 이라크 입장만 보도했기 때문에 당연히 이라크가 이길 줄 알았지만 정반대의 결과를 보고 놀랐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탈북 이후 미국을 방문한 김 씨를 미국인의 일상적인 친절함과 인종적 다양성을 보고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녹취:탈북민 유튜버]“길 지나가는데 눈만 마주치면 인사하고 식당 종업원도 친절하고~ 아 이게 미국 사화의 문화인가 보다 생각했죠. 멕시코인, 중국인, 한국인, 히스패닉 정말 많은 사람들이 하나의 커뮤니티를 이루며 살아가는 것을 보면서 다양성에 놀랐습니다”

탈북민 김금혁 씨가 지난해 10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19 세계 젊은 지도자 정상회의 (One Young World Summit 2019)에서 연설했다.

미국에 정착한 다른 탈북자들도 VOA에, 북한에서 배운 미국과 몸소 체험한 미국은 많은 차이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2007년 미국에 정착한 탈북민 글로리아 김 씨는 북한에서는 학교에서부터 미국에 대해 적개심을 갖도록 교육한다며, 자신이 기억하는 북한 교과서의 한 내용을 소개했습니다.

[녹취:탈북민]“미국 선교사에 대한 이야기인데, 가난한 아이들을 머슴처럼 부렸다. 사과 밭에서 일하던 한 아이가 배가 고파서 사과를 따먹었는데 도둑놈이라 하면서 나무에 매달아 벌을 주는 그림이 있었어요”

또 학교에서 운동회를 할 때도 미군 형상의 허수아비를 세워 놓고 그것을 한 번 치고 돌아오는 경기를 했던 기억이 있다며, 미국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자연스럽게 갖고 있었던 것 같다고, 김 씨는 말했습니다.

2014년 탈북해 시카고에 정착한 50대 탈북민은 북한 당국에서는 미국을 자본주의의 폐단이 심각한 나라로 선전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탈북민]“미국은 범죄가 많고 물질적인 부는 넘쳐나지만 빈부 격차가 너무 심하고, 인종차별, 계급차별이 많다고 배웠습니다. 사람의 인권을 유린하는 곳이 미국이라고…”

하지만 북한이 ‘주체사상’을 통해 말로만 사람을 중시하는 곳이라면, 미국은 사람을 우선시하는 것이 제도와 문화로 정착된 곳 같다고, 이 탈북민은 평가했습니다.

미국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허드슨연구소가 지난 3월 북한군 출신 탈북민들을 초청해 ‘자유를 향한 불시착’이란 제목으로 토론회를 열었다.

[녹취:탈북민]“미국에 와서 인상 깊게 남은 게 차가 사람을 위해 많이 통제되고 있다는 겁니다. 북한에선 규정은 안 그랬겠지만 사람이 차를 피해 다녀야 하거든요. 근데 미국에서는 사람이 있으면 다 기다려주잖아요. 경적도 소리 빵빵 하지도 않고”

10여 년 전 탈북해 현재 미 동부 버지니아주에 사는 30대 탈북민은 북한에서는 미국에 대해 정부와 기업가 등 기득권층과 일반 시민을 철저히 분리한 교육을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녹취:탈북민] “북한은 미국에서 권력을 잡고 있는 주류층하고 착취와 억압을 당하는 국민 대다수를 분리해 교육해요. 정부, 거대자본, 공장주는 다 나쁘고 사람들의 노동을 착취해서 탐욕을 이룬다. 하지만 그 아래 사람들은 정신적으로 힘들게 살고 있다”

하지만 현재 미 수도 워싱턴 소재의 미국 업체에서 일하는 이 탈북민은 자신의 회사를 직원들에게 자부심을 느끼게 하고 다양성을 포용하려는 곳이라고 소개했습니다.

[녹취:탈북민] “상사들이 최대한 아래 직원들이 자신의 의도를 이해할 수 있게, 타당성을 설명해줘요. 제가 하는 일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설명해줘 자부심을 갖게 하는 겁니다. 또 다른 점들을 최대한 이해하고 포용해 주고…”

다만 자신은 탈북 전 미국은 모두가 풍족한 ‘지상천국’일 것이라는 환상이 있었지만, 미국도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명암이 존재하는 사회라는 것도 깨닫게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녹취:탈북민] “모두가 다 풍요롭게 살고 힘들게 일하지 않아도 자기가 원하는 삶을 이뤄낼 수 있는 장밋빛 그림을 그렸죠. 북한에서는. 그런데 미국은 처음부터 놀고먹자는 사람에게 기회가 있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열심히 일하고 자기 운명을 새롭게 개척하려는 사람에게만 길이 열리는 구나 생각을 갖게 됐죠.”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