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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코로나 신규 확진자 급증세…4차 대유행 우려


8일 한국 서울 청계천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
8일 한국 서울 청계천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

한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석 달만에 700명을 기록했습니다. 이에 따라 ‘4차 대유행’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8일 0시 기준으로 하루 신규 확진자가 700명 늘어 누적 10만 7천 598 명이라고 밝혔습니다.

869명을 기록했던 지난 1월 7일 이후 91일 만에 가장 많은 하루 신규 확진자 수를 기록했습니다. 또 700명대 확진자는 ‘3차 대유행’이 정점을 찍고 내려오기 시작한 올해 1월 5일 714명 이후 93일 만입니다.

한 달 이상 300명대에서 400명대에 머물다 1주일 만에 500명대, 600명대를 거쳐 700명 선까지 급증한 겁니다.

확진자 증가 추세가 3차 대유행의 정점기 직전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면서 추가적인 방역 조치가 없다면 더 큰 규모의 ‘4차 유행’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정세균 국무총리의 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발언 내용입니다.

[녹취: 정세균 총리] “지난 겨울 3차 유행의 악몽이 또다시 반복되는 것은 아닌지 많은 국민들께서 우려하고 계십니다. 지금 여기에서 확산세를 막지 못하면 4차 유행이 현실화될 수 있는 그야말로 풍전등화의 위기 상황입니다.”

이날 신규 확진자의 감염경로를 보면 지역 발생이 674명, 해외 유입이 26명입니다.

수도권에 이어 비수도권에서도 신종 코로나가 급속도로 퍼지면서 동시다발 확산 양상을 보이고 있어 확진자 규모는 언제든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입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다시 1천명대 확진자가 나올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는 방역 강화 방안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나섰습니다.

정부는 다음주부터 적용할 ‘사회적 거리두기’와 전국 5인이상 모임 금지 등 방역 조치 조정안을 9일 발표할 예정입니다.

이달 들어 8일까지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564명으로 거리두기 2.5단계 범위에 들어와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현재 수도권에서 2단계, 비수도권에선 1.5단계의 거리두기를 시행 중입니다.

정세균 총리는 “4차 유행이 현실화되면 경제와 일상에 어떤 고통을 주게 될 것인지 여러 번의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다”며

“현실을 냉철하게 바라보고, 실효성 있는 방역대책을 마련하는데 역점을 두겠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특히 확진자 급증으로 현재 진행 중인 백신 접종에 이달부터 속도를 내려던 당초 계획이 차질을 빚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방역 인력이나 물자가 한정된 상황에서 지금과 같이 유행이 지속된다면 올해 상반기까지 최대 1천 200만 명에게 1차 접종을 끝내려던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대비책도 필요한 상황입니다.

정세균 총리는 “이미 변이 바이러스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신종 코로나 재유행의 도화선이 되고 있다”며 “변이 바이러스와의 싸움은 결국 속도전이기 때문에 광범위한 검사와 신속한 역학조사로 전국 확산을 차단하는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정세균 총리] “지금까지 330건의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된 우리나라도 결코 안전지대가 아닙니다. 강력한 전파력을 가진 변이 바이러스가 전국으로 퍼져 나간다면 지금의 불길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것입니다.”

한국 정부는 이와 함께 ‘혈전’ 유발 논란이 제기된 아스트라제네카(AZ)사 백신을 당초 계획대로 접종할지 여부를 이번 주말 발표합니다.

최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둘러싼 안전성 논란이 잇따르자 한국 방역당국은 당초 8∼9일 시작될 예정이던 특수학교 종사자 등에 대한 접종 일정을 연기하거나 보류한 바 있습니다.

이는 유럽 각국에서 접종 후 희귀한 혈전 사례가 연이어 보고된 데 따른 조처였습니다.

권준욱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본부장입니다.

[녹취: 정세균 총리]“질병관리청은 예방접종, 백신접종에 있어서 안전성과 과학적 근거를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고 앞서 예방적 차원에서 접종을 중단했던 만큼 각계 전문가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향후 접종체계 등에 대해서 과학적이고 안전한 결과를 도출해 내도록 하겠습니다.”

방역당국은 유럽의약품청(EMA)의 최근 발표를 근거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안전성에 대해 유효한 것으로 평가해 접종을 실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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