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지난 2013년 12월 12일 특별군사재판을 열고 장성택을 사형에 처했다고, 하루 만에 관영매체들을 통해 공개했다. 사진은 당시 로동신문에 실린 장성택 재판 장면.
북한은 지난 2013년 12월 12일 특별군사재판을 열고 장성택을 사형에 처했다고, 하루 만에 관영매체들을 통해 공개했다. 사진은 당시 로동신문에 실린 장성택 재판 장면.

최근 미국에서 출간된 책 ‘격노’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고모부 장성택을 처형한 뒤 참수된 머리를 가슴에 얹어 전시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소개됐습니다.  미 인권 전문가들이 북한식 공포정치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하지만 참수는 북한 정권의 전형적인 처형 방법이 아니라는 의구심도 나타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밥 우드워드 ‘워싱턴 포스트’ 신문 부편집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 최근 출간한 책 ‘격노(Rage)’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고모부 장성택에 관한 처형 얘기가 나옵니다.

우드워드 부편집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폭력성과 포악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며 김 위원장이 자신에게 “모든 것을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자신에게  “그가 고모부를 죽였고 그의 시신을 고위 관리들이 다니는 계단에 두었으며 참수된 머리는 가슴에 올려놨다”고 말했다는 겁니다

[책 ‘격노’ 중 트럼프 대통령 발언] “He killed his uncle and he put the body right in the steps where the senators walked out. And the head was cut, sitting on the chest. Think that’s tough? You know, they think politics in this country’s tough.”

밥 우드워드 `워싱턴 포스트’ 신문 부편집장의 책 ‘격노(Rage)’.

김 위원장의 후견인으로 알려졌던 장성택은 지난 2013년 12월, 반당·반혁명·종파행위 등 ‘국가전복음모행위’ 혐의로 처형됐지만, 사형이 어떻게 집행됐는지에 관해서는 소문만 무성했습니다. 

미 전직 관리와 전문가들은 17일 VOA에,  북한 김 씨 일가의 잔인함과 공포 정치에 비춰볼 때 이런 증언이 새삼스럽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김정은은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무력과 잔인함을 사용하는 것을 절대 꺼리지 않으며, 그가 보여준 것처럼 심지어 친인척에 대해서도 그렇게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킹 전 특사] “I'm sure that the Kim Jong Un does never is reluctant to use force and brutality, to deal with a problem and that includes even dealing with his own relatives as he demonstrated,”

북한 정권은 대부분의 국제 인권 규범을 위반해 세계에서 인권 상황이 가장 열악한 국가란 기록을 일관적으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잔인한 처형 행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겁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도 장성택에 대한 잔인한 처형은 북한 김 씨 일가의 핵심 체제유지 수법인 ‘공포정치’를 방증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2013년 4월 김일성 주석의 101번째 생일을 맞아 열린 기념공연을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오른쪽)과 장성택 부위원장이 나란히 관람하고 있다. 장 부위원장이 12월 실각 후 즉각 처형돼 충격을 줬다.

[녹취:스칼라튜 사무총장] “건국 때부터 북한의 김 씨 일가와 지도자들은 공포정치를 통해서 나라를 지배해 왔기 때문에 다른 방법을 모르는 겁니다. 조금이라도 의심을 받으면 공포정치가 등장하는 것이죠.”

미국 ‘AP’ 통신 초대 평양지국장을 지낸 진 리 윌슨센터 한국담당 국장은 인터넷 사회관계망 서비스인 ‘트위터’에 장성택에 관한 책 내용을 전하며, 김 위원장의 성공적인 권력 승계는 “충성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 누군가를 잔인하게 제거(하는 방식)”이라며 “오싹(chilling)”하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국정원 산하 연구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지난 2016년 발표한 ‘김정은 집권 5년 실정 백서’에서 “김정은이 3대 세습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고모부 장성택을 비롯한 고위 간부와 주민 340명을 공개 총살하거나 숙청하는 반인륜적인 행위를 자행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스칼라튜 총장과 킹 전 특사는 그러나 목을 베는 참수 형태의 처형은 무척 낯설다며, 김 위원장의 주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 북한 전문가가 아닌 우드워드 부편집장의 모호한 표현들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냈습니다.

김 위원장 등 북한 지도자들은 고위 간부를 처형할 때 총기와 대공화기를 주로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는 겁니다.

미국 안팎의 민간단체들이 연대한 북한자유연합의 수잔 숄티 의장은 김 위원장이  북한 주민들을 위해 중국식 개혁개방을 선호했던 것으로 알려진 고모부를 처형한 것은 민생보다 체제 유지를 앞세우는 지도자의 잔인함을 잘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21세기 정상국가 대열에 합류하려면 이런 잔인한 공포정치를 중단하고, 국제 규범을 준수하며 국제사회와 협력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