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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내 탈북민 월 소득 200만원, 중앙부처 공무원 74명


한국 정부가 운영하는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시설인 '하나원'의 탈북민 교육생들.
한국 정부가 운영하는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시설인 '하나원'의 탈북민 교육생들.

한국 내 탈북민들의 월 평균 소득이 처음으로 200만원을 넘어섰고, 중앙부처에 일하는 공무원은 74명이라고 한국 정부가 밝혔습니다. 일반 국민과의 소득과 고용 격차도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는 17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0년도 북한이탈주민 정착 지원 시행계획’에서 탈북민들의 경제 상황이 꾸준히 나아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탈북민들의 월 평균 소득이 204만 7천원, 미화로 1천 178 달러를 기록해 처음으로 200만원대를 돌파했다는 겁니다.

이는 전년(2018)에 기록한 189만 9천원에서 14만 8천원 오른 것으로, 일반 국민과의 소득 격차가 지속적인 감소 추세에 있다는 게 한국 정부의 설명입니다.

또 경제 참가율은 62.1%, 고용률은 58.2%로 나타났고, 실업률은 6.9%로 개선됐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한국 생활에 만족한다는 탈북민은 74.2%로, 전년보다 1.7% 증가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한국에 입국한 전체 탈북민이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3만 3천 523명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김영권 기자와 함께 한국 정부의 발표 내용에 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탈북민들의 월 평균 소득이 200만원을 넘어섰다는 게 어떤 의미인가요?

기자) 탈북민들의 한국 정착이 더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한국 통계청은 2018년 기준 일반 임금 근로자의 월 평균 소득이 297만원, 2천 493달러라고 지난달에 밝혔습니다. 탈북민들의 월 평균 소득이 일반 한국 국민의 69%에 달하는 겁니다.

진행자) 과거와 비교해 어떤가요?

기자) 한국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 2015년 기준 탈북민들의 월 평균 소득이 154만원, 당시 환율 1천 390달러로 일반 국민의 67% 수준이라고 밝혔었습니다. 5년 전보다 격차가 2% 정도 줄어든 겁니다. 통일부 산하 남북하나재단의 전연숙 기획관리부장은 앞서 VOA에, 정부 지원을 잘 활용해 성공하는 탈북민들이 늘고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녹취: 전연숙 부장] “정착금을 잘 활용해서 자산 형성을 해서 내 집 마련을 하고 또 대학을 다녀서 전문직으로 자리 잡은 사례들도 많은데 그 분들의 이야기는 잘 안 드러납니다.”

진행자) 탈북민들의 경제 활동이 그만큼 더 활발해졌다는 얘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탈북민들의 경제 활동 참가율은 2011년 56.5%에서 지난해 62.1%로 5.6% 증가했습니다. 고용률도 9년 전에는 49.7%로 절반에 미치지 못했지만, 지난해 58.2%로 거의 10% 늘었습니다. 2018년에 기록한 64.8%, 60.4% 보다는 다소 감소했지만, 전반적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인 겁니다. 그러나 고용률은 일반 국민의 99%, 실업률도 6.3%로 일반 국민의 172%를 기록해 여전히 큰 격차가 존재했습니다.

진행자) 그래도 전반적으로 보면 탈북민들의 소득이나 경제 참여가 점진적으로 개선됐는데, 어떤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2014년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 후 한국 정부가 탈북민 지원을 꾸준히 개선한 것, 한국에서 탈북민들에 대한 차별이나 이질감이 과거보다 감소한 게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입니다. 민간단체인 나우(NAUH)의 이영석 자문위원은 17일 VOA에, 한국에 입국하는 탈북민들의 배경이 달라진 것도 주요 이유로 지적했습니다. 북한에서 교육과 생활 수준이 높았던 탈북민들이 과거보다 늘면서 안정적인 정착 비율이 높아졌다는 겁니다.

진행자) 좀 더 구체적인 통계가 있나요?

기자) 북한에서 의사 등 전문직에 종사했던 탈북민들이 늘면서 이에 대한 맞춤형 지원도 늘고 있는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가령 한국 정부는 2018년부터 탈북민들의 전문직종 특화 지원을 확대해 의사 11명 등 의료 분야 14명, 산업기사 이상 기술자격 과정 11명, 변호사 4명, 임용고시 분야에서 6명이 지원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연합뉴스’는 지난해 7월, 북한 의사 출신으로 한국에서 국가의사면허에 합격한 탈북민이 모두 31명이라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또 지난해 말 현재 탈북민 74명이 중앙부처 내 22개 기관에 재직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교육 지원도 강화하고 있다고요?

기자) 가장 눈에 띄는 게 탈북 학생 지도자 양성 프로그램입니다. 한국 정부에 따르면 미국과 한국 정부가 공동으로 재정을 후원하는 WEST-대학생 연수 프로그램에 지난해까지 탈북 학생 23명이 참여했습니다. WEST는 학생들이 미국에서 최대 18개월 간 인턴십과 어학연수, 여행을 경험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아울러 해외에서 4~5주 간 연수하는 파란 사다리 사업에 3명, 한국-호주 정부 지원 시드니 공대 어학연수에 2017년부터 해마다 5명, 한국-영국 정부 어학연수에 2017년부터 매년 3명, 미국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현재 석사 과정 5명, 박사 과정 4명이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일반 한국 국민보다는 여전히 탈북민들의 생활이 열악하다는 지적도 꾸준히 나오지 않습니까?

기자) 네, 지난해 탈북 모자 사망 사건에서 보듯이 많은 탈북민이 여전히 취약계층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 통일부가 지난달 발표한 ‘탈북민 취약계층 전수조사’ 결과, 조사 대상 탈북민 3만 1천 668명 가운데 절반가량인 1만 5천 676명이 기초연금 수급 등 17종의 취약계층에 해당됐습니다. 여러 긍정적 신호에도 불구하고 개선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최근 탈북민 입국 추세에 관해서도 밝혔다고 하는데,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시죠?

기자) 지난해 탈북민 1천 47명이 한국에 입국해 전년의 1천 137명보다 7.9%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탈북민이 감소한 주요 요인으로는 브로커(중개인) 활동 위축과 북-중 국경 경계 강화 등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전체 탈북민3만 3천 523명 가운데 무직·부양자, 노동자 등 직업능력 취약자가 84.9%, 고등학교 이하 학력이 79.6%로 대부분 학력 수준이 낮았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한국 입국 당시 기준으로 20~30대가 전체의 57.3%를 차지해 젊은층 입국이 많았고, 연령 기준으로는 경제 활동 인구인 30~40대가 전체 탈북민의 52.9%를 차지했습니다.

진행자)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한국 정부가 발표한 탈북민 정착 지원에 관해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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