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킹 전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로버트 킹 전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북한 인권 개선 활동을 주도해온 미국의 인권 전문가들이 유엔의 북한 인권 결의안 공동제안국에 참여하지 않은 한국의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한때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 적극 동참했던 한국이 북한 주민이 아닌 김정은 정권과의 관계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워싱턴의 북한 인권 전문가들 사이에서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한국 정부의 소극적 태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2014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 발표 이후 한층 고조된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우려와 국제적인 인권 개선 노력에 한국이 역행하는 모습이 유엔 무대 등에서 더 자주 노출된다는 지적입니다. 

특히 한국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유엔 북한 인권결의안 초안의 공동제안국에서 빠지자 그동안 한국 정부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삼가던 인사들도 비판 수위를 부쩍 높여가는 분위기입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7년 동안 북한 인권 문제를 전담하며 한국 정부와 긴밀히 협조했던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VOA에 “한국이 이번에도 북한 인권에 대한 책무를 분명히 않는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습니다.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I very much regret that the Republic of Korea again did not affirm its commitment to human rights in the North.”

앞서 유엔은 지난 22일 북한의 인권 침해와 반인권 범죄를 규탄하고 책임 규명을 촉구하는 북한 인권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2003년부터 올해까지 18년 연속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공동 제안국은 제안국인 유럽연합과 함께 결의안 채택을 주도하고 안건에 대한 입장을 내는데, 한국은 2009년부터 공동 제안국으로 참여했지만, 지난해 11년 만에 빠진 데 이어 올해에도 이름을 올리지 않았습니다. 

그레그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워싱턴에서 북한 인권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는 그레그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HRNK) 사무총장은 “한국은 한때 매우 중요하고 효과적인 북한 인권 개선 방안들을 만들어내는 유엔 회원국들의 비공식적 연합 가운데 핵심 일원이었다”면서 “한국이 그런 입지를 포기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레그 스칼라튜 HRNK 사무총장] “Seoul used to be one of the key members of an informal coalition of like-minded UN member states that produced very significant and very effective measures addressing the human rights situation in North Korea. Seoul has given up the high ground it once held.”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한국이 현재 김정은 정권을 달래는 데 온통 힘을 쏟고 있다”며, “한반도 통일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간의 통일이 아니라 남북한 주민들의 통일인데, 한국 정부가 이런 사실을 잊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레그 스칼라튜 HRNK 사무총장] “So basically Seoul now is all about appeasing the Kim regime. This is not about the people of North Korea. This is about the Kim regime. Inter-Korean unification is not unification between the family of Kim Jong-un and President Moon Jae-in. This is unification between the people of North and South Korea. The South Korean government has forgotten that.”

앞서 한국 정부는 “북한 주민들의 인권이 실질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함께 노력한다는 기본 입장 하에 (북한 인권결의안) 합의 채택에 동참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현재의 한반도 정세 등 제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공동제안국에는 참여하지 않았다”면서 “북한 주민들의 실질적 인권 증진을 위해 노력한다는 기본 입장에는 변화가 없고, 한반도 평화 번영을 통한 북한 인권 증진을 위해 지속 노력해 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인권 전문가들은 이런 해명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수잰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

수잔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는 “지구상에 한국보다 북한 주민들의 고통에 대해 더 큰 도의적 책임이 있는 나라는 없다”면서 “한국은 북한의 인권 개선을 옹호하는 데 있어 선두에 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수잔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 “There is no nation on Earth that has a higher moral obligation to the suffering people of Korea than the Republic of Korea.  They should be at the forefront of advocating for the improvement of human rights in Norht Korea.”

이어 “비무장지대의 남쪽이 아니라 북쪽에서 태어났다는 것이 유일한 불행인 사람들에게 어떻게 등을 돌릴 수 있느냐”고 반문했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겪고 있는 끔찍한 고통을 이해하는 데 많은 진전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모습을 목격하는 것은 매우 비극적”이라는 설명입니다. 

[수잔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 “How can they turn their backs on people whose only misfortune was to be born North of the DMZ instead of South of the DMZ?  It is very tragic to witness this especially as so much progress has been made in understanding the horrific suffering happening to the people of North Korea.”

더 나아가 “한국 대통령이 북한 주민들의 안위보다 김정은의 안위를 보장하는 데 더 관심을 두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수잔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 “To lose ground now because the President of South Korea is more interested in ensuring Kim Jong Un's well being than the well being of the people of North Korea is truly tragic.”

미-북 대화와 남북대화에서 민감한 북한 인권 문제를 직접 거론할 것을 주문해온 인권 전문가들은 임기 4년 차를 맞은 한국 정부의 대북 인권 정책 전반에 대해 더욱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필 로버트슨 아시아 담당 부국장.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필 로버트슨 아시아 담당 부국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접근법은 그가 옹호해온 모든 인권 원칙을 저버리는 것으로 가장 잘 특징지어진다”고 평가했습니다. “북한과 북한 지도자들에 대한 문 대통령의 부끄러운 유화책은 북한의 끔찍한 인권 기록에 책임을 물으려는 유엔 인권이사회의 진지한 노력에 대한 배신”이라는 비판입니다. 

[필 로버트슨 휴먼라이츠워치 아시아 담당 부국장] “President Moon Jae-in’s approach to North Korea can be best characterized as abandoning any human rights principles he ever stood for. His shameful appeasement of the DPRK and its leaders betrays the UN Human Rights Council’s earnest efforts to hold North Korea accountable for its horrific record of rights abuses.”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더욱 구체적으로 “강경화 한국 외교부 장관이 인권 문제는 남북대화에서 꺼낼 사안이 아니라 유엔과 다자 틀 속에서 다룰 문제라고 말했지만, 한국은 결국 유엔과 다자 틀 속에서도 이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레그 스칼라튜 HRNK 사무총장] “It is appeasing the Kim regime. The position that South Korea is taking at the United Nations is rather embarrassing. Kang Kyung-hwaw, the foreign minister of South Korea while back said that, well, this is not an issue to be brought up in inter-Korean dialogue, this is to be addressed within the UN and multilateral context, I'm paraphrasing. Well, South Korea is not addressing this issue in the UN or multilateral context.”

이어 “한국과 문재인 대통령은 현재 북한 인권 정책을 전혀 갖고 있지 않다”면서 “비무장지대(DMZ) 북쪽의 수많은 주민이 김씨 정권의 폭정 아래 고통받고 있는데도, 이런 상황을 걱정하거나 염두에 두지 않는 것 같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레그 스칼라튜 HRNK 사무총장] “South Korea and the President Moon Jae-in does not have a North Korea human rights policy, zero. It simply does not exist. It doesn't seem to worry much about it. He doesn't seem to think about it. He doesn't seem to care about it while millions of fellow North Koreans north of the DMZ continue to suffer under the yoke of the Kim family regime.”

인권 전문가들은 한국이 남북관계를 관리하고 북한 당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인권 문제를 거론하지 않는다고 해도 북한으로부터 상응한 선의의 조치를 기대할 수 없다며, 오히려 전례 없는 수위로 한국 대통령을 모욕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필 로버트슨 부국장은 “문 대통령의 소심한 대북 접근법은 북한 당국의 더 큰 경멸과 적대감을 불러왔을 뿐”이라고 진단했습니다. 

[필 로버트슨 휴먼라이츠워치 아시아 담당 부국장] “All Moon’s pusillanimous approach to the North has brought is more contempt and hostility from Pyongyang.”

이어 “한국 정부는 대북 접근법을 새로 짜야 할 필요가 있다”며 “당근뿐 아니라 채찍도 함께 갖춘, 그리고 북한 정부가 자국민에게 저지르는 끔찍한 행동에 대해 책임을 추궁하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을 지지하는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필 로버트슨 휴먼라이츠워치 아시아 담당 부국장] “The South Korean government needs to go back to the drawing board and come up with a policy on North Korea that has not just carrots, but also sticks – and which commits to supporting the international community’s efforts to demand accountability from the North Korean government for the horrors they have visited upon their people.”

로버트 킹 전 특사는 특히 “김여정이 (북한) 인권에 대한 정당한 비난에 거부 반응을 보이며 계속 신경질을 부리고 있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며 “어린아이가 떼를 쓰는 것을 무시하면 그런 행동을 계속하도록 부추길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The series of temper tantrums by Kim Yo-jong rejecting valid human rights criticism, should be acknowledged. When a child throws a tantrum, ignoring it only encourages such behavior  to continue.  I regret that Seoul did not speak out.”

그러면서 “한국 정부가 김여정의 행보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습니다. 

1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유엔 인권이사회 회의가 열리고 있다.

한편 미국의 인권 전문가들은 유엔이 북한 정권의 인권침해를 비판하고 개선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꾸준히 채택해 온 것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얼마나 성과를 거뒀는지에 대해선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엇갈린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유엔 인권이사회가 북한 정권에 의해 자행되는 매우 끔찍한 인권 침해 문제에 대해 지난 18년 연속 문제를 제기해왔다”고 소개했습니다. 

[그레그 스칼라튜 HRNK 사무총장] “For eighteen years in a row the Human Rights Council has addressed the very egregious human rights violations perpetrated by the Kim regime.” 

“특히 2014년 2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 발표 이후 인권이사회는 북한 내에서 최고위급의 정책에 따라 인류에 대한 범죄가 벌어진다는 사실과 책임 조치들을 강조하는 결의안을 매년 제출해왔다”며 표결 없이 47개 회원국 만장일치로 결의안을 채택해 온 관례에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그레그 스칼라튜 HRNK 사무총장] “In particular, after the February, 2014 report of the UN Commission for inquiry on human rights of the DPRK, the Human Rights Council has produced annual resolutions that highlight two particular issues, one that crimes against humanity are being perpetrated in North Korea pursuant to policies established at the highest level of the state as established by the UN COI,  number two the UN Human Rights Council has called for accountability measures.”

필 로버트슨 부국장은 “인권 이사회가 전 세계 최악의 인권 유린국 중 하나인 북한의 위반 행위를 강력히 규탄하고 즉각적인 행동을 요구하는 것은 마땅한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필 로버트슨 휴먼라이츠워치 아시아 담당 부국장] “North Korea is among the worst human rights abusing governments in the world so the Human Rights Council is right to fully and forcefully condemn those rights violations and demand immediate action. North Korea embodies the worst aspects of using national sovereignty to defy international human rights law and the entire world has condemned its refusal to engage with duly appointed UN human rights mechanisms such as the UN Special Rapporteur on human rights in the DPRK.”

그러면서 “북한은 국가의 주권을 국제인권법을 거역하는 데 사용하는 최악의 측면을 보여주고, 전 세계는 적절한 절차에 따라 임명된 북한인권 특별보고관과 같은 유엔의 인권 메커니즘과의 관여를 거부하는 북한을 규탄해왔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수잔 숄티 대표는 “유엔 인권이사회가 인권최고대표에게 이전의 권고 사항에 대한 최신 정보 제공과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의 임기 연장을 요청한 것은 잘된 일”이라면서도, “북한 인권 상황에 전혀 진전이 이뤄지지 않았고 탈북자 실태는 오히려 훨씬 나빠졌다”고 지적했습니다. 

[수잔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 “Its good to see the UN Human Rights Council has requested the High Commissioner to provide an update on the recommendations previously made AND extend the mandate of the Special Rapporteur, but it is clear we have seen NO progress on the human rights conditions in North Korea and in the case of the refugees the situation is worse than ever.  We know that Kim Jong Un is committing crimes against humanity and gross violations of human rights every day.”

그러면서 “김정은은 인류에 대한 범죄와 중대한 인권 침해 행위를 매일 저지르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로버트 킹 전 특사는 “유엔 인권이사회는 끔찍한 인권 침해와 관련해 북한을 압박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면서 “올해 결의안은 (인권 문제로) 북한을 비난하는 국제사회의 관행을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The United Nations Human Rights Council has played a very important role in pressing North Korea on its horrific human rights violations.  This year's resolution continues the practice of the international community continuing to point the finger at North Korea.”

앞서 제네바 주재 북한대표부의 한대성 대사는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건을 언급하며 인권이사회는 서방국가의 인권 상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북한은 결의안을 거부한다”고 반발했습니다. 

한편 킹 전 특사는 “미국이 유엔 인권이사회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것 역시 유감”이라면서 “유엔 인권이사회는 인권 존중을 촉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로버트 킹 전 북한인권특사] “I also very much regret that the United States is choosing not to participate in the UN Human Rights Council.  The UN Human Rights Council plays an important role in encouraging respect for human rights.”

미국은 인권이사회가 정치적 편견으로 가득 차 있다면서 지난 2018년 탈퇴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