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미국친우봉사회가 미이산가족상봉 추진위원회 이차희 사무총장의 인생을 연대표로 담은 자료집 '우리 가족의 시선을 통해(Through our family’s eyes)'를 펴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미국친우봉사회가 미이산가족상봉 추진위원회 이차희 사무총장의 인생을 연대표로 담은 자료집 '우리 가족의 시선을 통해(Through our family’s eyes)'를 펴냈다.

북에 가족을 두고 온 미국내 한인 이산가족들은 설 명절이 다가오면 마음이 더욱 무거워진다고 말합니다. 이제는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기에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한인 이산가족 단체는 국무부에 이산가족 상봉 조정관 임명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미국 뉴욕시에 거주하는 강영식 할아버지는 70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났지만 북한에 두고 온 누나의 마지막 모습과 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하다고 말합니다.

[녹취: 강영식 할아버지] “내가 학교에 입학을 하니까, 재봉틀로 내 웃옷을 만들어 줬어. 그때 그 모습이 지금도 막

그리운 거야. 엄마 같은 누나인데, 평생 그리워요. 나를 너무 사랑해줘서 자나 깨나 생각이 나는데, 이렇게 평생을 (어떻게 사는지를) 모르고 살잖아.”

올해 87세 강영식 할아버지는 10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가족이 모두 함께 모이는 설 명절이 되면 어머니 같던 큰 누나가 더욱 그리워진다고 말했습니다.

평양에 살다 결혼한 누나가 매형을 따라 신안주 지역으로 이사 간 그 해에 6.25 전쟁이 발발했고, 자신은 남은 가족과 가까스로 월남했지만 이후 큰 누나의 소식은 들을 수 없었다는 겁니다.

강 할아버지는 6살 터울의 누나가 살아 있다면 이제 93세가 됐을 것이라며, 하지만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누나는 약혼식 사진 속에서 하얀 원피스를 입은 꽃같이 예쁜 모습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에 넷째 오빠가 있는 ‘재미이산가족상봉추진위원회’의 이차희 사무총장에게도 명절은 함께 할 수 없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커지는 때입니다.

이 사무총장은 10일 VOA에, 최근 미국에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가운데 하원에서 미-북 이산 가족 상봉 법안이 다시 발의된 사실을 거론했습니다.

특히 법안 발의 의원들에 한인 2세 의원들이 포함돼 있어 이산가족 상봉 성사에 희망을 걸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차희 사무총장] “그레이스 맹 뉴욕 하원의원이 제출한 법안이 하원에 상정됐습니다. 이번에는 그런데 한국계 하원의원 4명이 공동으로 들어가 있고, 여러 기관들이 지지하고 있어서 새해에 희망이 큽니다.”

이 사무총장은 한인 1세 이산가족들에게는 이제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며, 여든, 아흔이 넘은 고령으로 인생의 마지막 단계에 접어 들어든 사람들이 이렇게 보내는 시간들이 너무 잔인하게만 느껴진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현재 한인 2세 청년들이 한인 이산가족의 아픔을 미 행정부에 적극 전달하며, 상봉 추진에 힘써주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미국의 한인 2세들이 주축을 이룬 ‘이산가족 USA’가 민간대표 자격으로 국무부와 면담하며 이산가족 상봉 추진을 촉구해 왔습니다.

미 국무부는 지난 2018년,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대북 정책 우선 과제로 재조정하기로 한 결정과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영상이나 전화 상봉 형태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이 단체에 전한 바 있습니다.

또 당시 미국은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등 북한과의 여러 협상에서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북한 측에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반응을 보이지 않아 성사되지는 못했습니다.

이 단체의 폴 리 대표는 현재 대북 정책을 검토하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에게 제안서를 제출하고 면담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리 대표] “We’ve been working on trying to reconnect with them, one recommendation that we are trying to advocate is that to have a separate coordinator.

특히 이산가족 상봉 관련 조정관을 따로 임명해 관련 사안에 보다 집중해줄 것을 촉구할 것이라고 리 대표는 설명했습니다.

과거 국무부가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 또는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를 임명한 것처럼 이산가족 상봉 문제만을

전담하는 부서가 있다면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는 겁니다.

리 대표는 그러면서 이산 가족 상봉 문제에 미 행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도 북한의 반응이 늘 변수가 되는 것이 아쉽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러면서 이산가족 상봉과 관련한 새로운 소식이 없느냐며 걸려오는 아흔 넘은 노인들의 전화에 이제는 그저 희망 섞인 답변이 아니라 반가운 성사 소식을 전해주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