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갈렙선교회 김성은 목사 (자료사진)
한국 갈렙선교회 김성은 목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중국 내 탈북민들과 북한 주민들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탈북 지원단체 관계자가 밝혔습니다. 중국 당국의 이동 통제로 두 달째 발이 묶인 탈북민들은 불안 증세를 호소하고 있고, 북한 주민들은 북-중 국경 봉쇄로 경제 활동이 위축돼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겁니다. 김영권 기자가 한국의 기독교 탈북민 지원단체인 갈렙선교회 김성은 목사로부터 최근 상황에 관해 들어봤습니다.

기자) 중국 당국이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이동 통제를 대폭 강화하면서 중국 내 탈북민들이 계속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현재 상황이 어떤가요?

김 목사) “탈북자들이 두 달 가까이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은 한국이나 외국의 NGO, 탈북자들을 도와주는 선교단체가 모두 현실적으로 당면한 문제입니다. 탈북 루트는 북쪽에서 허베이 성과 그 주변 지역을 지나야 남쪽의 쿤밍, 베트남, 라오스 쪽으로 갈 수 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이 길목이 막히면서 상당히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기자) 중국 공안 당국이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하고 있습니까?

김 목사) “성과 성을 지나갈 때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았다는 건강검진 진단서를 제시해야 통과할 수 있습니다. 탈북자는 신분이 없기 때문에 통과할 수 없죠. 그래서 탈북자들이 두 달 가까이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 된 겁니다.”

기자) 그럼 탈북민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김 목사) “탈북은 기존에 중국에 넘어온 분들이 탈출하는 것과 북한에서 직접 탈북하는 분들이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북한으로부터 직접 탈북하는 상황은 거의 전무합니다. 저희 갈렙선교회가 제공한 모 지역의 공간에는 현재 30여 명이 있습니다. 이들이 10평, 15평의 좁은 공간에 함께 있습니다. 이 곳은 정식으로 숙식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니라, 탈북하는 중간 구간에 있는 장소입니다. 거기에서 오지도 가지도 못하다 보니까 이 분들의 신경이 굉장히 날카로워져 있습니다. 게다가 이상한 소문까지 많이 돌아서 매우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기자) 무슨 소문인가요?

김 목사) “중국에서 북송되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로 취급한다. 북한 안에서도 바이러스 감염자는 총살한다는 얘기를 들으니까 더 극히 불안해합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탈북자들에게도 굉장한 스트레스를 주고 있는 겁니다.”

기자) 동남아시아 상황은 어떤가요?

김 목사) “지금 상황은 매우 심각합니다. 기존에 있던 탈북자들은 한국이나 미국으로 다 빠져나갔습니다. 그제 태국의 이민국수용소 상황에 관해 현지 관계자에게 연락을 했었는데, 미국에 가기 위해 기다리는 1명 외에 탈북자가 전혀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2000년 이후) 유례없이 올해는 한국으로 오는 탈북자들이 어느 때보다 크게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갈렙선교회는 북한에서 촬영한 동영상을 주기적으로 입수해 공개하고 있는데, 최근 코로나바이러스 대응과 관련해 새로운 움직임이 있나요?

김 목사) “엊그제 보내온 영상을 보니까 격리실을 만들어서 주민들을 격리한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실제로 영상을 통해 확인이 됐습니다. 또 방역한다고 사람들이 나와 있는데, 사실 저렇게 해서 방역이 될까 할 정도로 걱정이 됐습니다. 소독약 몇 통 갖다 놓고 뿌리고 있는데, 그렇게 해서 방역이 되겠습니까? 북한 당국은 확진자가 없다고 주장하는데, 사실 북한 내부에서 영상을 촬영해 보내는 저희 사람들에 따르면, 사람들이 사라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보안 때문에 직설적인 표현을 못 해서 그렇지, 사라지고 있다는 얘기는 결국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는 얘기와 같습니다. 그래서 저희도 굉장히 우려하고 있습니다.”

기자) 북한 당국이 코로나바이러스로 국경을 폐쇄하면서 주민들의 삶과 장마당 경제에 미칠 타격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상황이 어떤가요?

김 목사) “굉장히 힘들다고 합니다. 먹고 살기도 바쁜데,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경제활동이 위축돼 어렵다고 합니다. 당국은 마스크 착용하라고 계속 얘기하는데, 마스크 착용할 돈으로 옥수수 1kg 더 사는 게 현실적이고, 그러다 보니 스웨터나 목도리 같은 것으로 코를 막고 다니는 사람들을 영상에서 많이 봤어요. 그러니 얼마나 열악합니까? 국내에 있는 탈북자들이 그래서 고향의 가족들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합니다.”

기자) 그렇겠군요

김 목사) “네, 북한이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도 국경을 폐쇄하는 이유는 의료 시설이 열악하고 주민들의 영양 상태가 안 좋기 때문입니다. 언론은 코로나 치사율이 평균 2%라고 얘기하는데, 북한의 영양 상태 등을 고려하면, 한국인이 치사율 2%라면 북한은 20%, 열 배 정도의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는 게 탈북민들의 얘깁니다. 가뜩이나 굉장히 안 좋은 경제 상황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하면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는 거죠. 그래서 북한 당국이 이런 주민들의 패닉에 대한 우려를 밖으로 돌리려고 미사일을 쏜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기자) 앞서 얘기하신 대로 탈북민들의 이동이 두 달째 중단된 상황인데,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김 목사) “한국이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자영업자들이 굉장히 어렵고 위축돼 있습니다. 게다가 미래도 불투명하니까 사람들의 기부가 많이 줄고 있습니다. 탈북 지원단체들이 가장 힘든 게 이 부분입니다. 중국 내 탈북민들은 숨어 지내는 동안에도 재정을 투입해 보호해줘야 하는데, 앞으로 많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거죠. 그래서 저는 미국 정부가 베트남에서 체포된 탈북자 13명을 도와준 것처럼 자유 선진국 미국이 이런 탈북자들의 인권을 위해 적극 신경을 써 준다면 탈북자들이 정말 미국에 감사해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한국의 탈북민 구출단체인 갈렙선교회 김성은 목사로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두 달째 중국에서 발이 묶인 탈북민들의 상황 등에 관해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김영권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