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지난 3월 유엔인권이사회가 열린 스위스 제네바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지난 3월 유엔인권이사회가 열린 스위스 제네바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중국 정부는 난민 지위에 관한 협약과 의정서 가입 38주년을 맞아 탈북 난민 보호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고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이 VOA에 밝혔습니다. 국무부도 역내 국가들에 강제 북송이 아닌 보호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토마스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은 23일 중국의 난민 지위에 관한 협약과 의정서 비준 38주년을 맞아 VOA에 보낸 성명에서, 중국 정부는 탈북민 보호를 위해 자신을 비롯해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유엔 난민기구(UNHCR)와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퀸타나 보고관] “At first, I encourage the Government of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to engage with my mandate, with the UN Human Rights office, and with the High Commissioner for Refugees, to address and give adequate protection of North Koreans,”

국경을 넘어 중국에 들어오는 북한인들에게 적절한 보호를 제공하고, 이들이 북송될 경우 심각한 인권 침해 위험을 당하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유엔 인권기구들과 관여해야 한다는 겁니다. 

퀸타나 보고관은 중국 정부가 난민 지위에 관한 협약과 의정서, 고문방지협약의 강제송환금지원칙(non-refoulement)에 따라 북한인들의 기본적 권리를 존중하고, 국제의무를 준수하고 있음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 당국이 북송한 탈북민들이 북한에서 고문이나 학대에 직면한다는 것이 광범위하게 입증됐기 때문에 중국 정부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중국 정부는 여성에 대한 모든 형태의 차별철폐에 관한 협약(CEDAW)과 인신매매 근절을 위한 국제협약 당사국으로서 탈북 여성들에 대한 인신매매와 강제 결혼, 또는 다른 인권 유린의 위험을 막을 책임이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남부 지역의 유력지인 ‘난팡두스바오’ 산하 주간지 ‘남팡저우칸’은 지난 2013년 12월 중국 내 탈북자들의 삶을 자세히 조명했다. ‘남팡저우칸’ 웹사이트에 기사와 함께 실린 사진.

[퀸타나 보고관] “The Government should also bear in mind its responsibilities as a State party to the Convention on the Elimination of All Forms of Discrimination against Women, and to the Trafficking of Persons Treaties, in order to address the situation of those North Koreans who escape,”

중국은 지난 1982년 9월 24일에 난민 지위에 관한 국제협약과 의정서에 가입했지만, 탈북민들을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고 체포해 강제로 북송하고 있습니다.

이 협약은 인종과 종교, 정치적 견해 등을 이유로 조국을 탈출한 난민을 생명이나 자유, 고문의 위협이 있는 국가나 영역으로 돌려보낼 수 없다는 ‘강제송환금지원칙’을 핵심으로 하고 있습니다.

국무부도 23일 VOA에 보낸 성명에서 해외 탈북민들의 상황에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미국은 더 나은 삶을 추구하기 위해 북한을 떠난 북한인들을 포함해 북한 주민들의 안녕(복지)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무부 관계자] “The United States remains very concerned about the welfare of the North Korean people, including North Koreans who’ve left the country to pursue a better life.”

국무부 관계자는  이날 중국을 직접 언급하지 않은 채 미국은 “역내 국가들에 국제 공약을 준수해 북한인들을 보호하고 강제 북송하지 말 것을 정기적으로 강조하고 있다”며 강제송환금지의 원칙을 강조했습니다.

[국무부 관계자] “We also reiterate to countries in the region, on a regular basis, the need to honor their international commitments to protect North Koreans and not refoul North Koreans to the DPRK,”

이어 미국은 “북한인들이 한국과 미국 등에 정착할 수 있도록 역내 동반국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는 기존의 입장을 거듭 밝혔습니다.

국무부는 앞서 지난 3월에 발표한 2019 연례 국가별 인권보고서 가운데 중국 보고서에서 거의 2쪽에 걸쳐 중국 내 탈북민들의 열악한 상황에 관해 자세히 설명하며 우려를 나타낸 바 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 공작원들이 중국에서 비밀리에 활동하며 북한인들을 그들의 의사에 반해 북한으로 송환하고 있다는 보도들이 있으며, “중국 당국에 구금된 북한인들은 석방 보장을 위해 뇌물을 주지 않으면 송환에 직면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국무부의 중국 인권 보고서] “North Koreans detained by PRC authorities faced repatriation unless they could pay bribes to secure their release.”

또 중국은 탈북민을 난민이나 망명 신청인이 아닌 불법 경제 이주민으로 간주해 다수를 북한으로 송환하고 있다며, 현지 기독교 선교사들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북한의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 탈북민 단속을 더 강화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중국 정부에 난민 보호를 위한 지원 제도가 없지만, 베이징 주재 유엔 난민기구(UNHCR) 사무소의 난민 등록은 인정한다며, 그러나 이들은 교육이나 지원 서비스를 받지 못한 채 언제든 추방 대상이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VOA는 유엔 난민기구(UNHCR)에 중국 내 탈북민 보호 조치에 관해 질문했지만, 23일 현재 아무런 응답을 받지 못했습니다. 

이에 관해 현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VOA에, 다른 나라 국적 난민들에 관해 중국 정부가 제한적으로 UNHCR에 협조하는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기 위해 UNHCR이 적극적으로 탈북민 보호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22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제75차 유엔총회에서 연설했다.

앞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최근 개막된 75차 유엔총회에 제출한 ‘북한 인권 상황 보고서’에서 북한을 탈출했다가 강제 송환된 탈북 여성들이 북한 당국으로부터 광범위하게 학대를 받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그러면서 유엔 회원국들에 “(탈북) 남성과 (탈북) 여성의 서로 다른 경험과 필요를 참작해서 불규칙적으로 국제 국경을 넘는 북한인들에 대한 보호를 확대하고, 이들이 보호되고 송환되지 않음을 보장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구테흐스 총장] “Extend protection to citizens of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who have crossed international borders irregularly, taking into account the different needs and experiences of men and women, and take steps to ensure they are protected and not repatriated,”

한편 탈북 지원단체들과 중국 내 소식통들은 앞서 VOA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탈북 경로가 막혀 이동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그러나 중국 당국은 계속 탈북민들을 체포하고 있다며, 북한 당국이 전염병 유입을 이유로 탈북민들의 송환을 거부해 체포된 탈북민들은 중국 변경지역 구금 시설에 수감돼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