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3일 평양 인근 논에서 북한 농부들이 일하고 있다.
논에서 일하는 북한 여성들.

북한이 여성의 인권과 사회적 기여도를 평가한 조사에서 조사 대상에 포함됐지만 순위에 집계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제적으로 고립돼 접근과 조사가 어려운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열악한 북한의 여성 인권 상황을 보여준다는 지적입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조지타운대학 ‘여성평화안보연구소(GIWPS)’와 ‘오슬로평화연구소(PRIO)’는 9일, 전 세계 여성의 인권 실태와 사회적 기여도를 평가한 ‘2019 여성평화안보지수’를 발표했습니다.

여성의 사회적 진출과 평등, 사회안전망 등 11개 지표에 걸쳐 전 세계 167개국의 순위를 매긴 이번 평가에서 북한은 같은 공산권 국가인 쿠바, 분쟁국가인 코소보 등 11개 나라와 함께 순위에서 제외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사 대상에는 포함됐지만 11개 평가항목 중 3개 지표만 조사가 이뤄져 순위를 매기기에는 조사 내용이 부실했기 때문으로 풀이됐습니다.

조사가 이뤄진 3개 항목을 살펴보면, 북한은 25세 이상 여성의 취업률에서는 72.3%를 기록해 조사 대상국들 가운데 상위권 국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습니다.

또 북한 노동당 내 여성위원의 비율은 16.3%로 100위권 밖 국가들과 비슷한 수치를 나타냈고, 여아 1명 당 남아 출생 비율은 1.05로 평균을 조금 웃돌았습니다.

이와 관련해 ‘여성평화안보연구소’는 여성의 교육 수준, 재정 평균, 휴대전화 사용률, 법적 차별 지수, 직장 내 차별 등 기타 주요 항목에 대한 평가가 전혀 이뤄지지 못해 북한 여성 인권과 관련해 유의미한 분석을 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사실은 북한 인권의 열악한 상황을 반영하는 결과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한 여성들의 열악한 삶의 환경과 인권에 대한 우려는 꾸준히 지적돼 왔습니다.

앞서 지난 10월에도 미국의 인권단체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북한 남성보다 여성의 삶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사회주의 경제체제에서 북한 여성은 가정을 돌보는 역할뿐 아니라 노동 일원으로서의 역할도 떠맡아야 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었습니다.

또 여성이 느끼는 경제적 압박이 커지면서 가정폭력과 성폭력, 인신매매나 성매매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한편 이번 ‘2019 여성평화안보 지수’에서는 노르웨이가 167개국 가운데 가장 뛰어난 여성 인권 기반을 갖춘 것으로 평가됐고, 스위스, 덴마크 등 북유럽 국가들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미국은 19위를 기록했고, 동아시아권 나라들 중에서는 일본이 29위, 한국 33위, 중국은 76위에 올랐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