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일의 세계 복싱챔피언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최현미 선수.
한국 유일의 세계 복싱챔피언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최현미 선수.

매주 금요일 북한 관련 화제성 소식을 전해 드리는 `뉴스 풍경' 입니다. 한국 국가대표로 세계 정상에 오른 탈북민 출신 여자 권투선수가 미국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장양희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라디오
[뉴스풍경 오디오] WBA 여자 세계챔피언 탈북민 출신 권투선수, 미국 진출 앞둬

최고가 되고 싶어 11세 나이에 권투 장갑을 낀 북한 소녀 최현미. 

[녹취: 최현미] “제가 19년 차에요. 11살부터 시작했고요, 처음에는 시작은 너무 재미있었고, 북한에서 시작했었기 때문에, 여자도 복싱 할 수 있다는 거 너무 신선했고 여자도 할 수 있다. 나는 그런 생각이 강했었고 부모님이 반대하시고 그랬던 게 있어서 오기도 있었어요.”

평양에서 나고 자란 최 선수는 김철주사범대학 총감독의 눈에 띄어 권투를 시작했고, 20명의 북한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살아 남아야 했습니다.

[녹취: 최현미] “올림픽에 대비하기 위해서 10대 친구들을 전국에서 뽑아요. 한 숙소 안에서, 10년 동안의 경쟁이 시작돼요. 그렇게 경쟁이 시작되면, 친구가 없죠. 합숙생활을 하면서 그리고 한 달에 한 번씩 스파링을 해서, 1등부터 20등까지 순위를 정해요. 두 번 세 번 이상 20등을 하면 바로 선수촌에서 쫓겨나요.”

1등에서 20등까지 월급과 쌀 배급에 차이가 났지만 당국의 지원을 받으며 선수촌에서 북한을 대표할 꿈을 키웠던 최 선수는 2014년 아버지와 함께 탈북해 한국사회에 정착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링 위에 오르게 됩니다. 

[녹취: 최현미] “한국으로 오면서 다시 시작한 계기는 배웠던 교육과정이 너무 달랐기 때문에, 부모님도 한국에 적응하는 기간이었고, 제가 성공해야겠다는 생각이 컸어요. 성공해서 부모님께 효도해야 하겠다는 생각..”

개인과 가족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시작했지만, 권투에 대한 열정은 그대로였습니다. 

최 선수는 세계 챔피언을 목표로 삼고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한국에 온 지 3년 만에 최 선수는 프로선수 데뷔전을 치르게 되는데요, 바로 WBA 세계권투협회 여자 페더급 세계 챔피언 경기였습니다. 

당시 나이 18세였던 최 선수는 태극기를 가슴에 달고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습니다. 

[녹취: 최현미] “제가 인공기를 달고 운동했던 선수다 보니까, 한 번도 제 의지와 상관 없이 뛰었고 어릴 때는 못 느꼈지만, 나라를 대표한다는 건 굉장히 영광스럽고, 자랑스럽기 때문에, 제가 한국에 와서 대한민국을 대표할 수 있다는 자부심이 굉장히 컸어요. 제가 선택하고 제가 결정할 수 있는 그런 상황에서 스스로 저의 선택으로 오른 자리였기 때문에 더 남달랐던 거 같아요.”

2008년 WBA 세계권투협회 여자 페더급 세계챔피언 자리에 오르며 프로권투 선수로 데뷔한 최 선수는 2013년 체급을 바꾸어 수퍼 페더급 세계 챔피언 자리에 올랐습니다. 

지금까지 단 한번도 진 적이 없는 최 선수는 11년째 세계 챔피언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요, 최 선수는 또 다른 도전을 눈 앞에 두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런던올림픽 금메달 선수 케이티 테일러 선수와 세계 챔피언 자리를 놓고 치열한 싸움을 벌이게 되기 때문입니다. 

최현미 선수와 그녀의 미국 진출전을 돕고 있는 미국 프로모터 돈 차긴 주니어 씨.
최현미 선수와 그녀의 미국 진출전을 돕고 있는 미국 프로모터 돈 차긴 주니어 씨.

미국 진출전을 앞둔 최 선수의 미국 프로모터는 지난해 90세를 일기로 숨진 미국의 전설적인 복싱 프로모터 돈 차긴의 아들 돈 차긴 주니어 씨가 맡았습니다. 

프로모터의 역할은 선수를 발굴하고 키우는 역할과 경기 기획을 담당하는데요 케이티 테일러 선수와의 경기는 '돈 차긴 프로덕션 앤 파코 프리젠츠'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돈 차긴 주니어 프로모터는 VOA에 지난해 새로운 프로모터를 찾는 최 선수를 처음 만났다고 말했습니다. 

[녹취:돈 차긴 쥬니어] “She has a great story. And she's a good person. she's pretty much done anything on her own. “

최 선수의 지난 경기 영상을 모두 봤다는 차긴 프로모터는 최 선수의 인간적 면모와 선수로서의 자질이 매우 뛰어나며 지금까지 11년 챔피언 자리를 혼자 이뤄냈다고 극찬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녀의 기량과 능력에 맞는 선수를 찾아 미국에서 좋은 경기를 치를 수 있게 함께 일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7월 성공적으로 타이틀 방어전을 치른 최 선수를 지난달 미 라스베가스에서 만났고 프로모터와 선수, 매니저, 훈련 팀과 궁합이 잘 맞을지 확인하는 자리였고 성과가 좋았다고 말했습니다. 

이를 확인하는 것은 한 팀으로서 미국 시장에서 최 선수가 인정받고 견인력을 높이는 일에 있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돈 프로모터는 최 선수의 선수로서의 면모를 이렇게 묘사했습니다. 

[녹취:돈 차긴 쥬니어] “She's very quick, and she's got deceptive power, She's a lot more powerful than she looks, we noticed that when we got to see..”

최 선수에 대해 ‘매우 빠르고 상대 선수를 속이는 현란함을 갖췄고 습득력과 적응력이 상당히 높으며 겉으로 보이는 것 보다 훨씬 강한 선수’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최 선수가 61킬로그램까지 체중을 늘려야 하고, 이뤄지지 않으면 문제가 될 것이라며 권투에서 1파운드는 50파운드와 같다고 말했습니다.

스포츠용품 회사인 나이키사 모델로 활동했던 최현미 선수 모습.
스포츠용품 회사인 나이키사 모델로 활동했던 최현미 선수 모습.

올해 28세에 신장 172cm인 최 선수는 스포츠용품 회사인 나이키사와 한국 내 패션잡지 모델 경력 등 좋은 신체조건을 갖췄습니다.

최 선수는 지금까지 하던 훈련에 더해 돈 차긴 프로덕션 측과 논의해 훈련에 충실히 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최현미] “제가 이때까지 잘 해왔기 때문에 챔피언 자리에 있는 거라서. 제가 이때까지 가지고 있는 장점에 플러스를 해야 되는 훈련을 해야 하는 거라, 지금은 트레이너랑 이야기 했을 때 현미 선수의 트레이닝 스타일을 보존하되 저에게 부족한 부분을 조절하면서 하나씩 해 나가자고요.” 

최 선수는 미국 진출과 2020년 경기가 권투선수로서 치러야 하는 관문이라고 말합니다. 

[녹취:최현미] “케이티 테일러 선수가 금메달을 딸 때, 저 선수와 언젠가는 내가 같은 체급으로서 한번은 싸워야 한다는 생각은 자기고 있었죠. 그만큼 훌륭한 선수라고 생각했고, 이미 제 생각은 필요 없고 5대 기구 세계 챔피언 이잖아요. 어마어마한 선수.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한번은 싸워야 한다고 생각을 했고.”

올해 나이 33세인 케이티 테일러 선수는 신장 165cm의 아일랜드 출신으로 현재 WBA 여자 라이트급 세계 챔피언인데요, WBC(세계권투평의회), WBO(국제복싱기구), IBF(국제복싱연맹) 챔피언 벨트까지 석권했습니다. 

돈 프로모터는 테일러 선수에 대해 주먹의 힘이 매우 강력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실제로 케이티 테일러 선수의 별명은 상대를 부수는 폭탄이라는 의미의 ‘The Bray bomber’ 입니다. 

돈 차긴 프로덕션의 스티브 김 프로모터에 따르면 두 선수는 2020년 ‘WBA 여자 135 파운드 라이트급 세계 챔피언’ 경기를 치르게 됩니다. 

이를 위해 돈 프로덕션은 매우 숙련되고 뛰어난 팀을 구성했고 준비기간 동안 최적의 훈련과 거주 환경, 영양 공급, 상대 선수 분석 등 선수에 필요한 모든 조건을 마련할 것이며 6주 간의 초강도 훈련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훈련은 과해서도 안되며 매우 섬세하고 균형적으로 철저히 계산된 이론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돈 차긴 프로모터는 최현미 선수와 케이티 테일러 선수의 경기는 미국 진출의 시작이 될 것이라며, 성공할 경우 미국 내에서 활동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에서도 여자 권투시합은 남자 선수 경기만큼 주목하지 않는 만큼 두 선수의 이력에 대한 홍보와 마케팅 역시 중요하다고 스티브 김 프로모터는 말했습니다. 

한국인으로서 첫 WBA 여자 수퍼페더급 세계 챔피언인 최현미 선수는 내년 큰 경기를 앞두고 각오를 다졌습니다. 

[녹취:최현미] “제가 복싱을 시작한 이유가 최고가 되고 싶어서,제가 이미 최고지만, 앞으로 더 나가서, 아직 저가 미국 나이로 28세이니까 올라갈 수 있는 게 있고, 제 꿈이.. 그냥 복싱을 하는 모든 선수들이 라스베가스에서 경기 하는 게 꿈이에요. 그게 목표고 그게 제가 미국에 진출하게 된 이유에요. 아직 욕심이 더 많고, 아직 잘 할 수 있고, 아직까지 패가 한번도 없잖아요. 제가 잘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서 같아요.”

최 선수는 내년 경기를 계기로 태극기를 가슴에 달고 미국에서 선수 활동을 할 계획입니다. 

한국사회에서 권투경기가 비인기 종목이고 침체기를 겪고 있는 만큼 선수로서 더 많은 기회와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이유입니다. 

최현미 선수와 케이티 테일러 선수의 미국 경기 일정은 공식화 되지 않았지만 내년 봄쯤 열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