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 유엔북한인권사무소 앞에서 북한인권증진센터 주최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북한인권침해 중단을 촉구하는 문구를 들고 있다. 기자회견 뒤 북한인권침해실태 조사 보고서를 유엔 '강제적·비자발적 실종에 관한 실무그룹'에 제출했다.
지난 2016년 6월 서울에서 20일 서울 유엔북한인권사무소 앞에서 북한인권증진센터 주최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북한인권침해 중단을 촉구하는 문구를 들고 있다. 기자회견 뒤 북한인권침해실태 조사 보고서를 유엔 '강제적·비자발적 실종에 관한 실무그룹'에 제...

유엔이 납북 어부 등 강제실종 피해자 30명에 대한 정보 제공을 북한에 요청했습니다. 유엔은 강제실종 문제에 대한 북한의 대응에 계속 실망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산하 ‘강제적 비자발적 실종에 관한 실무그룹’이 북한의 소행으로 의심되는 강제실종 피해자 30명에 대한 생사 확인과 소재 파악을 북한 정부에 요청했습니다.

 실무그룹은 올해 2월 세르비아 헤르체고비나의 수도 사라예보와 올해 5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각각 개최한 회의 결과를 담은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30명의 강제실종 피해자 중에는 1960년대와 1970년대에 한반도 동해와 서해에서 조업 중 북한에 끌려간 어부가 17명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구체적으로는 1964년 3월 20일 서해 백령도 인근에서 북한 병사들에게 끌려간 이종윤, 박태길, 최준수 등 보승 2호 선원들과

1974년 2월 15일 서해 북방한계선 인근에서 북한 병사들에게 끌려간 김근식, 정유석, 김중식 등 수원32호와 33호 선원들, 그리고 1975년 8월8일 동해에서 조업 중 납북된 천왕 호 선원 허정수 씨 등이 포함됐습니다.

 허 씨의 여동생 허금자 씨는 지난 5월 말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에 있던 오빠와 계속 연락이 되다가 최근에 끊겼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허금자] “1975년 천왕 호 사건 때 납북돼 가지고 한 분은 돌아가셨고 한 분은 계속 연락이 닿았는데, 근래에 아버지 편지를 가지고 있다가 발각이 됐대요.”

허 씨는 이후 오빠의 생사 확인이 되지 않아 걱정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실무그룹은 또 1970년 6월 5일 서해에서 임무 수행 중 북한 경비정에 피랍된 한국 해군방송선의 도종무와 맹길수 등 승조원2명과, 안찬수 기자 등 한국전쟁 당시 납북된 6명에 대한 정보도 북한에 요청했습니다.

이밖에 2016년 10월 1일 중국에서 북한으로 강제송환돼 수감 시설에 갇힌 최경학과 최성자, 1976년 9월25일 함경남도 문산군에서 보안요원들에게 납치된 박화영 씨도 보고서에포함됐습니다.

서울의 대북인권단체인 ‘전환기정의워킹그룹’의 이영환 대표는 북한이 한국전쟁 당시 뿐 아니라 정전협정 이후에도 계속 한국 국민들을 납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영환 대표] “1953년 이후로도 북한은 60년대와 70년 대에 대한민국 국민들을 납치하는 일을 허다하게 벌여왔고요. 그 이후에도 그 것이 끝이 아니었고,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하던 목사님과 선교사님들, 그리고 탈북민들, 중국에 다른 탈북자들을 구하려고 갔다가 납치가 되는 경우들이 지금도 벌어지고 있는 문제들이고요…”

강제실종이란 국가기관 또는 국가의 역할을 자임하는 단체에 의해 체포, 구금, 납치돼 실종되는 것을 말합니다.

1980년 설립된 실무그룹은 피해자 가족이나 민간단체들로부터 실종 사건을 접수해 심사한 뒤, 이를 납치 의심 국가들에 통보한 뒤 명확한 조사 결과를 보고하도록 요청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실무그룹의 정보 제공 요청에 제대로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실무그룹은 이번 보고서에서도 북한이 지난해 10월 18일과 올 3월 27일에 각각 12건과 16건의 기존의 강제실종 사건들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지만, 사건을 명확히 파악하기에 불충분한 것으로 판명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실무그룹은 북한 정부의 대응과 관련해 계속 실망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영환 대표는 북한이 실무그룹의 요청에 제대로 답변하지 않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영환 대표] “북한 같은 경우 이렇게 비협조로 일관하는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렇게 수 백 건이 누적돼 있는 상태인데, 북한을 강제실종 문제, 납치 실종 이런 문제들로 굉장히 심각한 나라라고 공표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한국 통일부는 한국전쟁 중 북한에 납치된 전시 납북자를 약 10만명, 그리고 정전협정 체결 이후 북한에 납치된 3천835명 가운데 지금까지 북한에 억류돼 있는 전후 납북자를 516명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