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북한 인권 행사에서 탈북자 지현아 씨(왼쪽)가 북한에서 겪은 인권 유린 실태를 증언하고 있다.
탈북자 지현아 씨(.

한국에 사는 지현아 씨와 김정아 씨 등 탈북 여성 2명이 21일 영국의 명문 옥스퍼드 대학에서 북한의 인권 실상에 관해 증언했습니다. 탈북민들이 강연한 옥스퍼드 유니언은 1823년에 설립된 저명한 학생 토론 클럽으로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과 테레사 수녀 등 세계적인 명사들이 이곳에서 강연했었습니다. 지난해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과 국무부에서 열린 국제 행사에 나란히 참석하기도 했던 지현아 씨는 옥스퍼드 대학의 중국계 학생들이 탈북 여성들의 열악한 삶을 들으며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에서 작가로 활동중인 지 씨를 김영권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어떤 계기로 옥스퍼드 대학에서 강연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지현아 작가) 영국이 인권의 나라이고 인권을 굉장히 존중하는 나라로 들었습니다. 제가 옥스퍼드 유니언의 회장을 만났는데, 그 회장 여자분이 북한의 이런 현실을 꼭 듣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유서 깊은 역사를 가진 이 대학의 유니언 클럽 연설에 엘리자베스 여왕 등 많은 국제 인사들이 오셔서 연설을 하신 의미 있는 곳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자) 옥스퍼드 유니언은 영국 미래 지도자의 산실이라고 합니다. 옥스퍼드 유니언 홈페이지에는 이곳 출신인 헤럴드 맥밀런 전 총리의 말을 인용해 “서방세계 자유 연설의 마지막 보루”라고 소개하고 있는데요. 강연에서 어떤 내용을 나눴나요?

지현아 작가) 북한의 기독교 박해, 중국에서 강제북송된 여성들이 어떻게 정권으로부터 박해를 받는지, 제일 중요한 것은 그럼 이런 탈북민들이 왜 계속 발생하는지. 자유와 인권을 빼앗긴 북한 주민들의 삶! 옥스퍼드 대학 유니언 학생들에게 지금 여러분이 누리고 있는 자유와 행복, 인권, 사랑은 북한의 누군가가 간절히 원하는 것이다. 그래서 자유와 인권의 소중함을 깨닫길 바라고 무관심이 아닌 관심을 가져 주셔서 정말 북한의 자유와 인권이 해결되는 데 우리가 같이 동참하길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청중들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어떤 질문들이 많았나요?

지현아 작가) 현장 분위기는 굉장히 좋았습니다. 150여 명의 청중이 정말 관심 있게 잘 들었습니다. 마지막에 기립 박수를 받으며 나갔는데 우리가 유일했다고 회장이 말했습니다. 학생들의 질문은 한국에 왔을 때 기분이 어땠는지, 북한과 다른 것은 무엇인지. 두 번째는 북한과 한국의 탈북민들이 가족과 어떻게 소통하는지, 이메일로 연결할 수 있는지, 탈북 동기 등을 물어봤습니다.

기자) 첫 질문에 대해 어떻게 답하셨는지 저도 궁금하네요. 한국에 처음 오셨을 때 뭘 보고 놀라셨나요?

지현아 작가) 한국에 왔을 때 처음에 민둥산만 바라봤던 북한이 아닌 정말 한국에는 산에 나무가 많았고 민둥산이 아니라서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두 번째는 찢어진 청바지에 대해 얘기했습니다. 북한은 바지가 찢어지면 바늘로 꿰어서 입는데 한국에는 찢어진 청바지를 입은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다. 그래서 어느 하루는 옷을 사러 가게에 갔는데 찢어진 청바지 가격이 찢어지지 않은 청바지보다 비쌌다. 그래서 나도 궁금해서 여름에 입어 봤는데 시원했다고 얘기했더니 학생들이 폭소를 터트렸습니다.

기자) 이곳 미국 등 여러 나라를 방문해 북한의 인권 실상을 증언하셨는데, 옥스퍼드 강연에서는 색다른 게 있었나요?

지현아 작가) 제가 미국, 홍콩 등에서도 그렇고 대학에 갈 때면 다른 곳보다 더욱 열심히 합니다. 이유는 그곳에 중국 유학생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 정부가 탈북자들을 강제 송환하는 부분에 있어서 중국 유학생들이 인권과 인간의 가치를 알고, 인간이 기본적으로 누려야 할 자유! 그래서 제가 늘 강조하는 게 ‘인권이란 하나님이 주시는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권리’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중국 학생들이 이 부분을 깨닫고 중국 정부의 강제송환, 인권 침해, 이런 것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같이 내주길 바랐습니다. 또 함께 동참해서 중국도, 북한도 그렇고 더 크게는 탈북자들이 인권 침해를 다시는 받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중국인들이 눈물 흘리는 모습을 봤습니다. 두 분 정도는 들으면서 눈물 흘리는 것을 봤습니다.

기자) 마침 중국 내 탈북 여성들이 성 노예로 살아가는 실태를 폭로한 현장 보고서가 영국에서 발표됐습니다. 북한 정권에 1차 책임이 있다는 지적도 나오는데, 직접 중국에서 어려움을 겪으셨던 피해자로서 어떻게 보십니까?

지현아 작가) 북한 정권에 책임이 먼저 있죠. 북한 정권이 중국에 탈북자를 송환해 달라는 요청을 안 했다면 중국 정부가 송환할 이유가 없겠죠. 또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북한 정권의 인권 박해와 주민의 자유를 빼앗은 것 때문에 탈북민들이 속출하는 거죠. 그래서 책임이 첫째는 북한 정권에 있다는 것! 구체적으로 보면 김정은에게 있다는 거죠. 둘째는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이 난민조약을 깨고 탈북자들을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고 계속 박해하고 북한으로 다시 보내는, 정말 살인과 같은 중국 정부에 많은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최근 북한의 식량난 실태 여부와 인도적 지원을 놓고 논란이 있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탈북하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식량 문제도 설명하셨다고 했는데, 어떻게 얘기하셨나요?

지현아 작가) 수많은 북한 주민이 굶어 죽은 고난의 행군 때 쌀이 없어서 굶어 죽은 게 아닙니다. 북한 주민들은 쌀이 있는 것을 뻔히 보면서 굶어 죽은 겁니다. 왜냐하면 군량미가 창고에 많이 있었거든요. 사실 북한의 통치자가 인민을 생각하는 마음은 북한 텔레비전을 통해 많이 표출했었습니다. 하지만 그 통치권자가 350만명이 아사할 때 군량미를 풀었다면 그렇게 많은 북한 주민들이 아사했을까?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그래서 북한에서 일어나는 식량난은 정권 유지를 위한, 주민들은 죽어도 괜찮다는, 방치하는 행태로 보면 될 겁니다. 저는 식량난이 정말 쌀이 없어서 북한 정권이 식량난이라고 주장할까?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기자) 끝으로 바깥세상을 먼저 경험한 북한 사람으로서 고향의 주민들에게 어떤 말씀을 하고 싶으신가요?

지현아 작가)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습니다. 감옥 안에, 어두운 곳에 갇혀 있는, 여러분을 가둔 감옥의 문을 밖에서 열겠습니다. 기운 잃지 마시고, 더욱 옥수수 한 알이라도, 감자 하나라도 잘 드시고 이를 악물고 살아 남아서 여러분은 북한에서, 우리는 남한에서 함께 통일될 그 날까지 함께 싸우길 바랍니다. 한 마음 한 뜻이 되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영국의 명문 옥스퍼드 대학의 저명한 토론클럽인 옥스퍼드 유니언에서 21일 증언한 탈북민 지현아 작가를 전화로 연결해 자세한 얘기 들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