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보편적 인권 정례 검토 회의가 열렸다. (자료사진)
지난해 1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보편적 인권 정례 검토 회의가 열렸다. (자료사진)

유엔이 다음주 북한 인권 상황에 관한 보편적 정례검토(UPR) 회의를 열 예정인 가운데, 미국이 수감자 규모와 사망자 규모를 북한 정부에 공개적으로 물었습니다. 특히, 수감자에 대한 북한 당국의 비인간적 처벌과 강제노역 문제를 집중 제기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인권이사회가 오는 9일 실시할 예정인 북한의 인권 실태에 관한 보편적 정례검토(UPR)를 앞두고 일부 유엔 회원국이 제출한 사전 질의서가 공개됐습니다.

UPR, 보편적 정례검토는 유엔 인권이사회가 193개 모든 유엔 회원국의 인권 상황을 심사하는 제도입니다.

북한은 지난 2009년과 2014년에 이어 9일 세 번째 심사를 받습니다.

미국 정부는 사전 질의서를 통해 북한에서 벌어지는 고문과 강제노역 등 반인륜적 인권 침해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북한의 형법은 고문, 잔혹하고 비인간적이며 모멸적인 처우나 처벌을 금지하고 있지만, 이런 일이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와 다른 수감 시설에서 일상처럼 벌어지고 있다는 국제사회의 보고들이 계속되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북한 정부에 국제고문방지협약을 비준하고, 고문을 금지한 국내 형법 조항을 집행할 의지가 있는지 물었습니다.

아울러 수감 시설에 얼마나 많은 수감자가 있고 해마다 몇 명이 사망하는지, 최근 몇 년 동안 수감자 규모에 변화가 있었는지를 물었습니다.

국제 인권전문가들과 탈북민들은 북한 주민들에게 이동의 자유 등 기본적인 자유가 없기 때문에 북한은 국가 전체가 감옥과 같다고 지적해 왔습니다.

미 정부는 또 북한 당국이 수감자 위치를 가족에게 알리고 접촉 수단 제공을 보장하는지를 물었습니다.

이어 북한에서 가장 악명 높은 정치범 수용소에서 벌어지는 반인도적 조치들과 강제노역 문제도 집중 제기했습니다.

정치범들이 벌목과 탄광, 곡물 경작, 제조업 등 분야에서 강제노역에 시달리고 있고, 일반 농장과 공장은 노동자들에게 임금을 지불하거나 식량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미 정부는 북한 정권이 강제노역과 어린이 노동착취를 없애기 위해 어떤 조치를 하고 있는지, 국제노동기구(ILO)에 가입해 개선에 관한 지원을 받을 의사가 있는지 물었습니다.

그밖에 여성에 대한 다양한 폭력도 북한 형법이 금지하고 있지만, 가해자들에 대한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경찰이 이런 실태를 철저히 수사해 가해자를 기소하는 등 법 집행을 하고 이에 대한 공익 캠페인을 할 의사가 있는지 북한 정부에 물었습니다.

북한은 앞서 지난 2014년에 진행된 2차 UPR 심사에서 미국 등 유엔 회원국들로부터 268개의 권고안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 가운데 113개만을 수용하고 나머지에 대해서는 거부하거나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그러나 유엔 인권이사회에 최근 제출한 보고서에서 북한 정부가 수용 의사를 밝혔던 권고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 정부는 지난 1, 2차 UPR 회의 때 인권 침해에 대한 국제사회의 주요 지적은 오해와 편견에서 비롯됐다며 정치범 수용소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지난해 11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보편적 인권 정례 검토 회의가 열렸다. (자료사진)
지난해 11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보편적 인권 정례 검토 회의가 열렸다. (자료사진)

​​​진행자) 그럼 김영권 기자와 함께 UPR 심의, 다른 나라들과 민간단체들이 제출한 사전 질의서에 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북한에 대한 UPR 심사가 얼마 동안 진행됩니까?

기자) 9일 진행되는 검토 회의는 3시간 30분 동안 진행됩니다. 70분은 수검국, 즉 북한 대표단이 발언하고 140분은 각국 정부 대표들이 발언합니다. 이는 모든 유엔 회원국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시간입니다. 민간단체들도 참관할 수 있지만, 발언은 할 수 없습니다.

진행자) 절차는 어떻게 진행됩니까?

자) 47개 유엔 인권이사국으로 구성된 실무그룹이 회의를 진행합니다. 이사국 중 3개 나라가 간사국(Troika)을 맡아 수검국의 보고서, 다른 나라의 사전 질의서를 접수하고 감독합니다. UPR 회의 뒤에는 회의 요약문과 각 나라의 권고문이 담긴 실무보고서를 채택합니다. 이후 차기 인권이사회가 수검국의 권고안 수용과 거부 등을 담은 최종보고서를 채택합니다.

진행자) UPR 권고안이 구속력이 있습니까?

기자) 수검국이 권고안을 거부하더라도 유엔 인권이사회가 이를 강제할 수 없습니다. 전적으로 수검국의 의지에 달린 겁니다. 북한은 지난 1차 UPR 때 권고안을 단 1개도 수용하지 않은 유일한 나라였습니다. 하지만 어떤 제재도 없었습니다. 이 때문에 UPR 회의 때마다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국제사회가 5년 주기로 모든 유엔 회원국의 인권 실태를 공개적으로 심사해 문제를 공론화하고 개선한다는 긍정적 의미가 있다는 평가입니다.

진행자) 앞서 미국의 사전 질의서 내용을 소개해 드렸는데요. 다른 나라도 소개해 주시죠?

기자) 영국은 유엔 인권기구와 보고관들의 즉각적이고 제약 없는 방북 조사에 대한 북한 정부의 협력 의사를 물었습니다. 또 종교의 자유, 청소년들에 대한 군대식 노동착취 문제 등을 지적했습니다. 캐나다는 2차 UPR 때 북한이 수용 의사를 밝혔던 표현(사고)과 양심, 종교, 집회와 결사의 자유 등 주민의 기본적 자유를 보장하는지를 물었습니다. 스웨덴은 2차 UPR 때 권고했던 수감자에 대한 고문과 학대를 멈추기 위한 투명한 조치가 이뤄졌고 진전됐는지를 북한 정부에 물었습니다.

진행자) 민간단체들도 보고서를 제출했다고 했는데, 어떤 권고들이 담겼나요?

자) 미국의 북한인권위원회와 휴먼 라이츠 워치 등 18개 단체가 보고서를 제출했습니다. 주요 권고는 북한의 국제고문방지협약(CAC)과 강제실종방지협약(ICPPED) 비준, 국제형사재판소(ICC)에 관한 로마규정 비준, 국제노동기구(ILO) 가입, 북한이 비준하거나 가입한 주요 인권협약의 철저한 이행을 촉구하는 권고가 많았습니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특히 북한 정부가 앞서 수용 의사를 밝혔던 권고들을 제대로 이행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수용 의사를 밝혔던 권고안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기자) 국제 인권기구들이 UPR의 권고를 도울 수 있는 환경 조성, 공정한 재판, 주민들의 정보 접근 자유와 표현의 자유 보장, 주민들의 해외여행 촉진 권고 등을 수용하겠다고 밝혔었습니다. 하지만 토마스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의 보고서와 유엔 인권이사회가 지난 3월 채택한 북한인권 결의안은 이런 상황에 변화가 거의 없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김영권 기자와 함께 오는 9일 열리는 북한의 인권 상황에 관한 유엔 인권이사회의 보편적 정례검토(UPR) 관련 소식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