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조셉 김 씨가 텍사스 주 대학 공원의 조지 W 부시 대통령 도서관 및 박물관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조셉 김
탈북자 조셉 김 씨가 텍사스 주 대학 공원의 조지 W 부시 대통령 도서관 및 박물관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조셉 김

매주 금요일 북한 관련 화제성 소식을 전해 드리는 `뉴스 풍경'입니다. 미국에 난민으로 입국해 성장기를 거친 20대 탈북난민이 조시 부시 전 대통령이 설립한 재단의 인권팀에 합류했습니다. 부시센터가 탈북민을 채용한 첫 사례입니다.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라디오
[뉴스풍경 오디오] 부시센터 인권팀, 탈북 난민 채용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인 지난 2004년 탈북민들을 난민으로 인정해 받아들이는 내용의 북한인권법에 서명했습니다. 

조셉 김 씨는 탈북 난민의 미국 입국이 시작된 2006년, 중국 내 미국 외교공관에 진입한 탈북자였습니다. 조셉 김 씨가 당시 `VOA’에 밝힌 인터뷰 내용입니다.

[녹취: 조셉 김] “심양에 있는 영사관에 들어갔어요. 3국 안 거치고 바로..그리고 특이한 게, 다른 대부분의 탈북인들은 그 쇠살창을 뛰어서 넘어 갔는데, 저희는 심양에 영사관에 가서, 영사분이 나오셔서 저희들을 에스코트 해서 들어 갔어요.”

조셉 씨는 중국 내 기독교인과 미국의 탈북자 구출단체 링크의 도움으로 중국 심양주재 미국영사관의 보호를 받은 지 4개월 만인 2007년 2월 15일 미국에 왔습니다. 

소학교 수업이 교육의 전부였던 16살 탈북 청소년은 미국 버지니아주 리치몬드의 공립고등학교에서 미국인 가정의 보살핌을 받으며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뉴욕의 ‘보로 단과대학’에서 ‘바드 칼리지’로 편입해 정치학도가 됐습니다. 

조셉 씨에게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게된 계기를 마련한 건 2013년 테드 강연 무대였습니다. 

조셉 씨는 이 강연에서 북한에서 꽃제비로 살아야 했던 상황과 가족에 대한 가슴 아픈 이야기, 그리고 미국에서 대학교에 들어가기 까지 경험담을 말했습니다. 

조셉 씨의 이야기는 미국 정부와 국제사회의 북한인권에 대한 관심이 최고조였던 당시, 유명 언론인이자 작가인 스테판 탈티 씨의 제안으로 출간된 자서전을 통해 세상에 알려집니다. 

2014년 집필을 시작해 2015년 출간된 조셉 씨의 자서전 ‘Under the Same Sky” 같은 하늘 아래-북한의 굶주림에서부터 구조까지.

중국으로 팔려간 누나를 찾기 위한 목적으로 써내려간 이 책에 `NPR’과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 주요 언론은 뜨겁게 반응했습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이 독자평을 쓴 이 책은 폴란드, 체코, 슬로베니아 등 유럽국가들에서도 출간됐습니다. 

북한의 꽃제비에서 북한인권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떠오른 조셉 김. 

[녹취: 조셉 김] “스물 셋. 그 때 제가.. 과분할 정도의 대접을 받고, 예를 들면 어딜 가나. VIP 출장을 갈 때도 1등석.. 23살 어린애한테는 그게 대단히 과분한 거죠……”

그러나 조셉 씨는 돌연 모든 활동을 접고 다시 캠퍼스로 돌아가 정치학과 철학 공부에 매진했습니다. 

정치학도, 그리고 북한인권 운동가로서의 경험은 조셉 씨가 삶의 방향과 목표를 정하는데 상당한 영향을 끼치는데요, 무엇보다 2014년 자신을 미국에 오게 만들어준 부시 대통령과의 만남은 매우 특별했습니다. 
 
[녹취: 조셉 김] “모든 인간은 모든 걸 떠나서 자유와 권리를 존중 받아야 한다고 말하시는데. 자유를 소원하고, 자유를 원하는 욕망까지도 짓누르는 건 사람이 해서는 안 되는 거라고…… 그런 이야기를 해 주세요.”

한 나라의 최고 지도자의 모습은 조셉 씨의 가슴을 울렸습니다. 존중받는 것이 무엇인지 진심으로 느꼈다고 조셉 씨는 회고했습니다. 

조셉 씨는 부시 전 대통령을 여러 차례 만났는데요, 부시센터 장학금을 받기도 했습니다. 

부시센터는 미국의 43대 대통령을 역임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2013년 설립한 정책연구소로, 텍사스주 달라스 시에 소재하고 있습니다.

조셉 씨가 부시센터의 문을 두드린 건 지난해 가을, 부시센터에서 사람을 뽑는다는 것을 안 직후였습니다. 

지난해 10월 이력서를 보내고 11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심사를 받았습니다. 

[녹취: 조셉 김] “라이딩 엑서싸이즈 샘플을 보냈고, 마지막 인터뷰는 2시간 반. 비디오 컨퍼런스였어요. 일단 가장 중요한 건 여기서 일하고 싶은 이유와, 지금의 자리에 제가 자격이 되는지 그 심사 과정을 통과하는 거라서 인턴십 어떤 일을 했었는지 , 팀워크는 어떻게 해봤는데, 제일 어려운 질문이….”

가장 어려운 질문에서 잠시 말문이 막히기도 했지만 조셉 씨는 한 달이 채 안돼 채용통지서를 받았습니다. 

조셉 씨는 지난 14일부터 텍사스주 달라스에 있는 정책연구소 부시센터에서 인권담당 보좌관(Assistant Human Freedom)으로서 업무를 시작했는데요, 부시센터 인권담당 린지 로이드 국장을 보좌하고 북한의 시장화에 대한 연구를 이어가는 것입니다. 

[녹취: 조셉 김] “북한의 시장화는 논문을 쓴 거라 리서치 게속 할 거에요, 기대되는 건 북한 문제를 떠나서 이번엔 버마의 도메스틱 컨플릭, 그리고 국내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리서치하고 리서치 끝나면 그에 맞는 그 문제 요소를 파악해서 정책연구..”

북한을 포함해 동북아시아 문제에 대해 여러 면으로 성장할 기회를 얻게 됐다고 말하는 조셉 김 씨는 무엇보다 자신을 성장하게 할 사람과의 인연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녹취: 조셉 김] “린지 로이드. 제가 지금까지 쭉 지켜보면서 좋은 사람이고, 성장하는데, 그 분도 디씨에서 꽤 오래 일을 하신 분이잖아요. 일단 배울 게 많고 제가 성장할 수 있게 도와주시겠다고 권해요. 그것도 크게 작용을 했죠.”

로이드 국장은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조셉 씨를 채용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조셉 씨의 여정은 매우 놀랍고 부시센터의 관심을 끌었으며, 탈북민으로서 독특한 경험이 부시센터에 유익하다는 겁니다. 

로이드 국장은 수 년 간 조셉 씨의 활동에 주목했다며, 그를 지성적이고 사려깊으며 활기찬 사람으로 묘사했습니다. 

조셉이 부시센터에서 훌륭한 일을 할 것이라고 판단해 채용했다는 로이드 국장은, 그가 보조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여러 가지 행정 업무를 책임지고 인권팀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워싱턴의 대북인권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조셉 씨가 부시센터에서 일한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합니다. 

[녹취: 그렉 스칼라튜] “It is very important that young bright highly qualified North Koreans are employed in this type of position where they can truly make a difference…”

대북정책 연구기관에서의 탈북민의 활동은 향후 대북정책과 북한인권정책의 변화로 연결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또한 미국 내 다른 탈북자들의 미래에 대한 방향과 가능성에 대한 변화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조셉 씨가 부시센터의 장점이 될 것이라며 그의 고유한 관점과 생각이 세상을 연결하는 다리가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외부의 시선을 잘 알고 있는 조셉 씨는 자신의 성장이 탈북민 청년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이 되길 소망하고 있습니다.

[녹취: 조셉 김] “항상 관심이 많았던 건 탈북민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손을 잡으면 할 수 있는 일이 많은 거라고 생각해요. 말처럼 쉬운 건 아니지만 그런 다리 역할을 했으면 좋겠어요. 같은 꿈을 품고 있는 친구들을 만나서 같이 성장할 수있는 터전을 마련하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누나를 찾기 위해 탈북했고, 누나를 찾기 위해 책을 출간했던 탈북 청년. 

누구보다 자신에게 엄격했던 조셉 씨의 시간도 변화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가족에 대한 그리움으로 채워졌던 조셉 씨의 시간들은 2019년 새해와 함께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려는 노력으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녹취: 조셉 김] “인권 운동은 감성적으로 다가가선 지칠 거 같아서 다른 방법 찾고 있고, 북한의 시장에 대해 더 공부하고 그럴 거 같아요…죽어라 일해야죠. 처음이란 자리가 영광스러운 자리기도 하지만, 무게도 지니는 자리잖아요. 제가 가서 잘못하면 다음에 탈북민들이 지원했을 때 아 조셉이라는 애 데리고 와 봤는데, 일도 잘 못하고 잘 안하고 별로던데 그런 이야기를 하게 되면 큰일이죠. 저의 목표는 없구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자. 짐이 되지 말자. 그게 목표죠.”

VOA뉴스 장양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