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사회ㆍ인도주의ㆍ문화 사안을 다루는 제3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지난달 31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인권 문제를 다루는 유엔총회 제3위원회 회의가 열리고 있다.

북한 인권결의안이 유엔 제3위원회를 통과한 것은 북 핵 협상 가운데에도, 인권 문제를 경시하지 않겠다는 국제사회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미국의 인권 전문가들이 평가했습니다. 이련 노력과 더불어 북한 인권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종합적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 인권특사는 유엔 제3위원회에서 이번 결의안이 채택된 것은 북한 인권 문제가 여전히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상당히 긍정적인 진전으로 평가했습니다. 

[녹취: 킹 전 특사] “It’s very positive step forward. Human rights is still important. Human Right is still an issue of concern to the international community. There were questions about whether the UN would do it because US left the human rights council.”

킹 전 특사는 16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미국이 올해 유엔 인권위원회에서 탈퇴하면서 유엔의 북한 인권결의안 채택 여부에 의문이 제기됐지만, 결국 채택되면서 북한 인권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국제사회의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북한과 관계 개선에 나선 중국과 러시아 역시 이번 결의안을 표결 없이 처리하는 데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점은 괄목할만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로버타 코헨 전 국무부 인권담당 부차관보는 14년 연속 채택된 결의안이지만, 올해는 중요한 의미를 더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코헨 전 부차관보] “The significance this year is that the world community is expressing its concern about the gravity of the human rights situation in North Korea at a time when most focus is on the denuclearization.”

미-북 협상이 비핵화에만 초점을 맞춤에 따라, 인권 문제를 경시하지 말라는 국제사회의 의사가 표출됐다는 설명입니다. 

코헨 전 부차관보는 또 같은 결의안이 채택됐다는 것은 지난해와 다른 미-북 간 정치적 분위기가 조성됐음에도, 북한의 인권 상황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결의안에 유엔 장애인 인권 특별보고관의 방북 허용 등 (인권 개선을 위한) ‘미미한 조치’들이 담겼지만, 이 같은 조치들이 기본적인 북한의 인권 개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코헨 전 부차관보] “The resolution mentions small steps that have been taken like allowing entry to the disability special rapporteur of the UN but that basically the North Korean situation has not improved.”

코헨 전 부차관보는 또한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한국 정부의 확고한 입장에도 주목했습니다. 

남북 관계 개선에 공을 드리는 한국 정부가 자칫 이번 북한인권 결의안에 대해 기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국제사회와 한 목소리를 냈다는 겁니다.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이번 결의안 채택이 북한과의 외교를 지속하면서도, 인권 문제 역시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스칼라튜 사무총장] “Although diplomacy with North Korea continues, human rights continues to be an important issue”

스칼라튜 총장은 그러면서 현재 진행 중인 북한에 대한 외교적 노력으로 올해 북한 인권결의안 내용이 다소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내용이 담긴 점은 상당히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킹 전 특사는 올해 미국이 전례 없이 결의안 입안 단계에서부터 공동 제안국으로 참여하지 않은 점에 주목했습니다. 

[녹취: 킹 전 특사] “That’s quite unusual, because that’s certainly not been the past practice. The US has not been as active on human rights in North Korea for the last 10 months as they were during the previous 10 months of this Trump administration.”

과거엔 그런 일이 없었으며, 상당히 드문 일이라는 설명입니다. 

킹 전 특사는 미-북 간 진행 중인 협상이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미국은 지난 10개월 동안 북한 인권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루지 않았으며, 이는 그 이전 10개월 동안의 태도와 다르다는 지적입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유럽에 거주하는 탈북민들은 북한 인권결의안을 환영하면서도, 인권 개선에 실질적 도움을 주기보다 ‘상징적 조치’에 그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20여 년 전 북한을 탈출해 영국에 거주하고 있는 유럽북한인권협의회 박지현 간사는 14년 째 국제사회가 한 목소리로 북한을 압박해도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지현 씨] “사실 아무리 국제사회가 압박을 해도 사실 이것은 종이 한 장에 불과한 압박이잖아요. 행동에 의한 어떤 결과물이 있어야, 지난 1년 간 무엇이 이뤄졌나 평가할 수 있잖아요.”

박 간사는 특히 중국에서 자행되는 강제북송 문제를 언급하며, 이를 막지 못하면 고문과 처형 등 북한의 인권 유린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때문에 보다 ‘종합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전했습니다.
 
[녹취: 박지현 씨]” 독재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한 전략이 필요해요. 보고서나 결의안이 채택되고 1년 사이에 어떤 전력을 세워서 어떤 행동을 할 지에 대한 방법이 논의돼야 합니다. 행동 없는 조치라 아쉬워요.”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탈북자 제임스 리 씨는 이 같은 국제사회의 노력이 김정은에게 인권 문제를 해결해야 정상국가 대열에 들어설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녹취: 제임스 리 씨]”국제사회로 들어오려면 인권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김정은도 알 겁니다. 김정은이 선택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국제사회가 압박해서 유도하는 방법도 있거든요.”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