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내 정치범 수용소 수감자 가족 10명의 증언과 사진을 담은 자료집이 29일 워싱턴에서 발표됐다. 왼쪽 2번째부터 정광일 노체인 대표, 그레그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올리비아 이노스 헤리티지 재단 연구원, 로사 박 북한인권위원회 프로그램 담당 국장.
북한 내 정치범 수용소 수감자 가족 10명의 증언과 사진을 담은 자료집이 29일 워싱턴에서 발표됐다. 왼쪽 2번째부터 정광일 노체인 대표, 그레그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올리비아 이노스 헤리티지 재단 연구원, 로사 박 북한인권위원회 프로그램 담당 국장.

북한 내 정치범 수용소(관리소)에 갇혀있는 수감자 가족 10명의 증언과 사진을 담은 자료집이 29일 워싱턴에서 발표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정치범들의 생사 확인과 해체를 촉구하도록 청원하기 위해 작성됐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입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정치범 수용소 해체 없이 정상국가로 인정받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정치범 수용소의 해체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한국 등지에 거주하는 북한 정치범 가족 10명의 증언 자료집을 공동 발표한 단체는 한국의 북한 인권단체인 노체인과 워싱턴의 북한인권위원회입니다.

북한 15호 요덕 관리소 출신인 노체인의 정광일 대표는 29일 워싱턴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열린 행사에서 미-북 정상회담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 정치범 문제를 제기해 달라고 청원하기 위해 자료집을 작성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정광일 대표] “지금 남한에서 북한 인권이나 정치범 수용소 문제를 얘기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문제로 삼지도 않고요. 그런 의지도 한국이 없고.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을 만난다고 하니까 그때 북한에 현재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돼 있는 가족들의 명단을 만들어 미북 정상회담에서 이 사람들의 생사 확인을 촉구하는 자료집을 만들어서 일단 백악관에 보내 트럼프 대통령이 생사여부 확인을 촉구해 달라고 청원하는 자료집을 만들게 됐습니다.”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 해체 등 인권 문제를 북한 정권에 당당하게 제기할 수 있는 국가는 거의 미국밖에 없어 트럼프 대통령과 미 국민에게 이를 호소하기 위해 자료집을 만들었다는 겁니다.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COI)는 지난 2014년 발표한 최종보고서에서 북한에 적어도 4개 정치범 수용소에 8만~12만 명의 정치범들이 갇혀 있는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59쪽에 달하는 이 자료집에는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된 북한인 10명의 명단과 가족들의 증언이 자세히 담겨 있습니다.

정 대표는 특히 수감자들의 소재 파악과 생사확인을 빨리 하기 위해 일부 수감자의 사진도 최초로 게재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정광일 대표] “이 사진을 근거로 해서 북한 당국이 지금 이 사람들이 어디에서 어떻게 수감돼 어떤 생활을 촉구하는 것도 중요하고. 왜냐하면, 저도 10여년 전에 정치범 수용소에서 수감 생활을 3년 간 한 사람입니다. 정말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으면서 경험을 했기 때문에 그 수감자들의 고통을 제가 직접 체험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그 사람들의 생사를 확실하게 촉구하기 위해서 자료집을 만들어 제출하게 됐습니다.”

자료집에는 기독교를 접하고 성경공부를 했다는 이유로 수감된 장광순 씨의 아내 박인숙 씨와 김동남 씨의 아들 김경재 씨의 사연이 자세히 설명돼 있습니다.

또 북한 정권을 비난한 혐의로 수감된 남춘봉 씨 등 2명, 한국으로 탈북을 시도한 엄정수 씨와 김현순 씨 등 4명, 그리고 6·25 한국전쟁 한국군 포로 출신 최상수 씨의 아들 최성일 씨 등 2명도 한국행을 시도하다 체포돼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됐습니다.

정 대표는 이 청원 자료집을 백악관은 물론 유엔에도 호소하기 위해 30일 유엔 주재 미국대표부를 방문해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정권은 겉으로 평화 공세를 하면서도 끔찍한 정치범 수용소 규모를 줄이거나 전향적으로 바꾸려는 어떤 변화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자료집을 공동 발표한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북한이 21세기에 정치범 수용소를 운용하면서 국제사회에서 정상국가로 절대 인정받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칼라튜 총장] “We do want to see a legitimate DPRK. That’s our fundamental goal. In order to that…”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적법한 국가로 인정받는 것을 보길 원하고 그것이 이런 캠페인의 근본적인 목적이지만, 그러려면 정치범 수용소를 폐쇄하고 다른 심각한 인권 문제를 해결하는 조치들을 밟아야 한다는 겁니다.

스칼라튜 총장은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다른 사안을 제쳐두고라도 무엇이 미래 한반도의 비전인지를 진지하게 물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반도의 미래 비전은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해 수많은 수감자가 있는 정치범 수용소를 결코 끌어안고 갈 수 없다는 겁니다. 

미 헤리티지 재단의 올리비아 이노스 연구원은 김정은 정권이 권력을 유지하고 민중이 반기를 들지 못하게 하려고 주민을 정치범 수용소에 보내며 공개 처형을 하는 것을 볼 때 핵무기 등 국가안보 사안과 인권 문제는 서로 연계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미-북 정상회담 개최 여부와 관계없이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의 모든 대화에서 인권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며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정치범 수용소의 해체”를 촉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노스 연구원] “Why not call for 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and dismantlement of North Korea’s prison camps?”

또 정치범의 자녀와 가족이 함께 수감되는 연좌제를 폐지하고,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유엔에서 수용소 폐쇄를 계속 촉구하며, 미 의회가 대북제재강화법을 통해 인권 개선을 계속 압박해야 한다고 제의했습니다.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은 29일 국제종교자유보고서 발표 행사에서 기자들로부터 미-북 정상회담에서 정치범수용소 문제를 제기할지에 관한 질문을 받았지만, 답변하지 않은 채 자리를 떠났습니다. 

정광일 대표는 비핵화와 정치범 수용소 해체 모두 사람을 살리기 위해 하는 것이라며 거듭 세계 최악의 인권 탄압 장소인 정치범 수용소 폐쇄를 위해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녹취: 정광일 대표] “평화가 중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평화도 사람을 위한 평화이지 사람을 죽여가며 하는 평화는 필요 없잖아요. (중략) 핵무기를 왜 포기하라고 합니까? 사람을 살리자고 하는 것 아닙니까? 정치범 수용소를 해체하자는 목표도, 생사를 확인하자고 하는 것도 사람을 살리자는 겁니다. 인간의 도덕적인 문제를 갖고 얘기하는 게 중요합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