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계 미국인 김동철 씨가 지난 2016년 3월 평양에서 간첩 혐의를 인정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계 미국인 김동철 씨가 지난 2016년 3월 평양에서 간첩 혐의를 인정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5월로 예상되는 미-북 정상회담 개최를 앞두고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들의 석방 문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현재 북한 당국이 억류하고 있는 미국인은 총 3명으로, 모두 한국계입니다. 이들의 억류는 기간이나 영사접견 등의 면에서 기존의 억류사건들과는 다른 점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현재 북한에 가장 오래 억류돼 있는 사람은 김동철 씨입니다.

침례교 목사인 김 씨는 2001년부터 중국 연길과 북한 나선을 오가며 대북 사업을 하다가 2015년 10월 함경북도 나선에서 체포됐습니다. 

2016년 4월 간첩행위 혐의로 노동교화형 10년을 선고 받고 약 2년째 복역하고 있습니다.

북한에 억류된 지는 29개월 째로, 735일 동안 북한에 억류됐던 케네스 배 씨의 기록을 뛰어넘는 미국인 최장기 억류 기록입니다.

2017년 4월에는 김상덕 씨가 체포됐습니다.

평양과학기술대 초빙교수로 근무하다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김상덕 씨(오른쪽)가 아들 김솔 씨와 억류 전 찍은 사진. 김솔 씨 제공.
평양과학기술대 초빙교수로 근무하다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김상덕 씨(오른쪽)가 아들 김솔 씨와 억류 전 찍은 사진. 김솔 씨 제공.

​​평양과학기술대학에서 한 달 동안 초빙교수로 회계학을 가르쳤던 김 씨는 출국길에 평양국제공항에서 붙들렸습니다.

당시 북한 관영매체는 김 씨가 북한을 전복하려는 적대적인 범죄행위를 해 체포했다고 주장했지만, 어떤 적대행위를 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습니다.

이어 한 달 뒤인 5월에는 같은 학교에서 일했던 김학송 씨가 체포됐습니다.

김 씨의 부인 김미옥 씨는 당시 VOA와의 인터뷰에서, 김 씨가 평양역에서 기차를 타려다 체포됐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미옥] “역으로 나와서 기차에 올랐다고 소식을 들었어요. 그런데 제가 단둥역으로 마중을 나갔는데 안 나오더라고요. 마지막 한 사람까지, 문 닫을 때까지 기다려도 안 나오니까.”

2014년부터 평양과기대에서 학생들과 농장일을 했고, 현지에 비료공장 설립도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진 김 씨 역시 반국가 적대 혐의로 체포됐습니다.

김학송 씨와 김상덕 씨 두 사람 모두 재판도 없이 1년 가까이 구금돼 있는 등 과거의 미국인 억류 사건과는 다른 점을 보이고 있습니다.

아울러, 북한에 억류돼 있는 이들 3명의 미국인들은 영사접견을 전혀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963년 체결된 ‘영사 관계에 관한 빈 협약’은 체포, 구금된 외국인이 자국 영사의 면담을 요구할 경우 즉시 해당국 정부에 이를 통보하고 영사 접견을 보장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지난 해 10월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외국인 수감자들의 영사 접견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퀸타나 특별보고관] “North Korea is a member of this convention and they have to guarantee for foreigners in detention…”

북한은 빈 협약의 당사국으로서, 외국인 수감자들이 영사들과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는 겁니다.

평양주재 스웨덴대사관의 마르티나 아버그 소모기 2등 서기관은 지난 해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억류 미국인들에게 가족과 지인이 보내는 편지와 일상용품마저 전달해 주지 않아 일부 물품이 평양의 스웨덴대사관에 그대로 쌓여 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김상덕 씨의 아들 김솔 씨는 21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에 억류된 아버지에게 편지를 보냈지만, 전달됐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솔] “we did send letters. We have friends and families that want send letters. So we gather them…”

편지를 보내고 싶어하는 친구와 가족들이 있어서 이 편지들을 모아서 국무부와 평양 주재 스웨덴 대사관을 통해 보냈지만, 이 편지들이 아버지에게 전달됐는지는 알 지 못한다는 겁니다.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3명의 신병이 마지막으로 확인된 건 지난 해 6월입니다.

당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송환을 위해 평양을 방문했던 국무부 조셉 윤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이들을 만나 건강 상태가 양호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후 이들 3명에 관한 더 이상의 정보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해 북한의 계속된 핵, 미사일 도발 등으로 양국 관계가 더욱 악화되면서 미국인 억류가 장기화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월 안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기로 동의하면서 이들의 석방 문제에 다시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미 국무부는 지난 19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해외에서 미국 시민들의 복지와 안전이 국무부의 최우선 과제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에 억류된 미국 시민들이 가능한 한 빨리 집에 돌아 오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