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 환자의 X-레이 사진. (자료사진)
결핵 환자의 흉부를 촬영한 엑스선 필름. (자료사진)

북한 정부가 대북 지원에 대해 훨씬 높은 수준의 투명성 등을 보장해야 지원을 재개할 수 있다고 세계기금(The Global Fund)이 ‘VOA’에 밝혔습니다. 북한 내 결핵과 말라리아 퇴치 사업에 1억 달러 이상을 지원한 세계기금은 최근 대북 사업 중단을 북한에 통보했었습니다. 북한 정부는 최근 이에 대해 항의 서한을 보내 협박까지 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에이즈와 결핵, 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세계기금(The Global Fund to Fight ADDS, TB and Malaria)이 대북 지원을 중단한 이유와 재개 조건을 ‘VOA’에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이 기구의 시스 페이존 수석 공보관은 15일 ‘VOA’에 “최근 몇 년 동안 추가 안전 조치들에도 불구하고 북한 특유의 운영 환경이 이사회의 요구 수준에 부합하지 못해 지원을 중단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페이존 국장] “The reason the Global Fund is closing its grants to DPRK is that, despite additional safeguards taken in recent years, the unique operating environment in the DPRK prevents us from being able to provide our Board…” 

북한 내 자원 배치와 지원금의 효율성에 대한 보장과 위험 관리 수준이 이사회 요구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는 겁니다. 

페이존 국장은 세계기금이 3년 주기로 지원 기금을 운용한다며, 북한의 기금 요청을 평가한 결과 이런 이유로 지원 중단을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세계기금은 지난달 북한 보건성에 이런 이유를 설명하며 지원 중단 결정을 통보했습니다.

그러자 김형훈 북한 보건성 부상은 피터 샌즈 세계기금 대표에게 서한을 보내 “협조 중단을 통지해 온 것은 매우 비정상적이며 비인도주의적 처사”라고 항의했습니다. 중단 조치는 인도주의 협조를 정치화하려는 일부 세력의 압력 때문이란 주장입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의 13일 보도를 보면, 김 부상은 유엔기구들이 이번 협조중단으로 결핵이 주민들 사이에 급속히 전파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협조중단이 초래하게 될 인도주의적 후과에 대해 심사숙고해 응당한 책임을 느끼라고 세계기금에 협박까지 했습니다. 

세계기금의 페이존 국장은 이에 대해 “장래에 북한에 대한 기금 지원이 재개되길 바라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자원 배치와 기금의 효율성에 대해 훨씬 높은 수준의 투명성과 보증, 위험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페이존 국장] “We hope to resume grants to DPRK in the future. To do so, we would need to see significantly greater levels of transparency, assurance and risk management around the deployment of resources and effectiveness of grants”

지난 2001년 유엔총회 결의로 설치된 세계기금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북한 내 결핵과 말라리아 퇴치 지원으로 총 1억 300만 달러를 지원했다고 밝혔습니다. 

결핵과 말라리아 퇴치 지원에 각각 7천 193만 달러, 3천 393만 달러를 지원했다는 겁니다.

세계기금은 에이즈, 결핵, 말라리아 3대 질병에 대해 기금을 조성해 배분하고 감독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하지만 현지에서 사업을 직접 수행하지는 않기 때문에 유엔 기구인 유니세프와 세계보건기구 WHO가 대신 기금을 받아 북한 보건성과 협력해 지원 활동을 했었습니다.

세계기금의 대북 지원 중단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대북 인도주의 활동가들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재미한인의사협회(KAMA)의 박기범 북한담당 국장과 미 보스턴에 있는 결핵퇴치단체인 ‘파트너스 인 헬스’의 승권준 공동대표, 아랍에미리트 단체인 IR&D의 우즈마 칸 국장은 14일 세계기금에 결정 재고를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냈습니다.

이들은 세계기금의 대북지원 중단이 “수백만 명의 북한 주민과 동북아 지역 다른 나라 인구에 엄청난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특히 약에 여러 내성을 보이는 다제내성 등 북한 내 결핵 문제가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이남의 에이즈 바이러스인 HIV 내성 문제만큼 심각하다며 세계기금이 지원 중단을 재고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또 현재 북한에서 10만 명 이상의 결핵 환자들이 고품질의 결핵약을 세계기금으로부터 받고 있다며, 지원 중단은 이들 환자뿐 아니라 결핵 확산을 초래해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보건상황에도 타격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대북 지원 중단 결정을 한 모든 경위와 재개 조건을 자세히 밝히고 다른 대안이 마련될 때까지 중단을 보류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