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하나원 탈북민들이 설을 맞아 음식 나눔 봉사에 참여했습니다. 탈북민들은 정성껏 준비한 음식을 어려운 이웃과 나누면서 봉사의 즐거움과 한국 사회 일원으로의 자긍심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통일부가 운영하는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사무소, 하나원 교육생들이 설을 맞아 설 음식을 대접하는 봉사 활동에 나섰습니다. 북한에서 경험해보지 못한 봉사를 통해 한국사회의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서울에서 김현진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라디오
[특파원 리포트 오디오] 하나원 탈북민들, 설맞이 떡국 나눔 봉사

서울 종로구에 있는 대한적십자사 중앙봉사관. 탈북자 수 십여 명이 음식 준비에 여념이 없습니다.

지글지글 부침개도 부치고, 갖가지 고명을 얹은 떡국도 준비합니다. 만주를 직접 구워 빨강색, 주황색, 노랑색 형형색색의 종이 상자에 담아 예쁘게 포장도 합니다.

북한을 탈출해 중국 등을 거쳐 한국에 이제 막 들어온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사무소, 하나원 교육생들. 한국에서 맞는 첫 설을 동기생들, 지역 어르신들과 함께할 수 있어 그리 외롭지만은 않습니다. 

[녹취: 탈북자, 25살] “일단 여기 사람들이 웅성웅성하니까 너무 좋은 것 같아요. 형제들 만난 것 같은 느낌이에요.” 

[녹취: 탈북자 김혜순 씨] “다 같이 이렇게 있으니까, 동료들 많고, 친구들 많고 하니까 외롭다는 생각은 안 들어요.”

[녹취: 탈북자 이효주 씨, 52세] “부모들도 못 보고 그랬는데, 여기서 이렇게 다 같이 봉사 활동을 통해 설을 쇨 수 있다고 생각하니 기뻐요.”

북한에서는 경험해보지 못한 봉사 활동이 낯설긴 하지만, 한국사회의 일원이 됐다는 생각에 뿌듯한 마음이 듭니다.

[녹취: 탈북자] “이렇게 서로 같이 봉사활동 한다는 게 꿈만 같고 앞으로 사회에 나가서도 이렇게 봉사활동을 하고 싶어요. ”

[녹취: 탈북자]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건만으로도 자랑인 것 같아요.”

[녹취: 탈북자 김이나] “만주를 만들어 뜨거운 마음과 정성을 전하는 것이 너무 기뻐서 예쁘게 만들었어요.”

어려운 사람에게 무료로 음식을 나눠주는 것을 통해 따뜻한 한국사회의 모습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녹취: 탈북자] “사람 사는 세상 같아요. 북한에서는 꽃제비가 죽어도 이렇게 못 해주잖아요. 좋은 세상이죠. 이런 세상도 있나? 이렇게 남을 배려하는 세상도 있나? 처음 봤지요.”

하지만 북한에 남겨두고 온 가족 생각에 마음이 아프기도 합니다.

[녹취: 탈북자 김혜순 씨] “가족 생각이 나지요. 어떻게 사는지…”

이날 행사에는 하나원 교육생뿐 아니라 대한적십자사 봉사원, 한국의 한 기업 대학생 홍보대사들도 참여했습니다.

탈북민과 함께 자원봉사에 참여한 김종희 씨입니다.

[녹취: 자원봉사자 김종희, 71세] “아주 잘 따라줘요. 얼마나 잘 따라주는지 몰라요. 빨리 통일이 돼서 함께 했으면 좋겠어요.”

[녹취: 자원봉사자 김경자, 54세] “우리나라에 와서 살게 돼서 너무 좋아요. 특별히 설을 맞아 외롭지 않을까 좀 걱정이 되는데, 열심히 살 거 같아요. 잘 살았으면 좋겠고요.”

[녹취: 대학생 이승훈, 24살] “같이 이야기하고 일도 하니까, 저희 어머니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종로구 지방의회 유양순 의원은 이런 봉사활동을 통해 탈북민이 지역사회와 함께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종로구 유양순 의원] “우리 지역의 어르신들을 모시고 떡국잔치 하시며 봉사하시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고 보기 좋습니다. ”

임병철 하나원장은 “북한이탈 주민이 성숙한 우리 사회의 시민으로 남한 주민들과 화합하고 이웃사랑을 실천할 수 있도록 정기적으로 나눔 봉사 활동을 실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탈북민들이 만든 음식을 받은 어르신들은 자신들이 대접해야 할 탈북민들에게 대접을 받게 돼 미안하면서도 고마운 마음입니다.

[녹취: 감병수 씨, 51세] “맛이 좋네요. 맛이 좀 다른 것 같아요.”

[녹취: 할머니들] “잘 먹고 가요.”

[녹취: 김길만 씨, 76세] “아주 깨끗하고 맛이 좋았어요. 고향을 떠나서 살기가 상당히 어려운 건데, 탈북해서 여기까지 와서 좋은 일 하니까 감사합니다.”

[녹취: 김종호 씨, 70세] “이런 잔치가 한 달에 한 번은 있어야 하고, 이렇게 추울 때는 노인들이 갈 때가 없어요. 우리도 정말 자유를 찾아 대한민국으로 온 분들을 따뜻하게 맞이하고 우리가 대접해야 하는데, 그 분들이 우리를 대접해 줘서 고맙습니다”

"잘 먹고 갑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설을 맞아 열린 탈북민들의 작은 봉사가 지역사회를 훈훈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녹취: 탈북민] "맛있는 음식 많이 드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화이팅!!!

VOA 뉴스 김현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