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단둥에서 압록강 너머로 보이는 북한 신의주의 군초소. (자료사진)
중국 단둥에서 압록강 너머로 보이는 북한 신의주의 군초소. (자료사진)

중국에서 지난 4일 체포된 탈북자 10명이 북한으로 강제 송환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으로 가려고 했던 이들은 북한에서 가혹한 처벌을 받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탈북자 구출 활동을 벌이고 있는 한국 갈렙선교회의 김성은 목사는 28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달 초 중국에서 체포된 탈북자 10명이 북한으로 강제 송환된 것을 북한 내 소식통을 통해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성은 목사] “북한 쪽에 있는, 말하기 곤란한데, 그 쪽의 보위부 쪽 사람들이 북한 들어온 것 확인했다, 그리고 곧 우리가 가족들을 인수받는다, 그렇게 알게 됐죠.”

김 목사는 이들 탈북자들이 중국 선양에서 체포된 뒤 단둥을 거쳐 북한 신의주로 송환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이 이렇게 신속하게 체포된 탈북자들을 북한으로 돌려보낸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들 탈북자 10명은 지난 4일 중국 선양에서 중국 공안에 체포됐습니다. 

이 소식은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 이태원 씨에 의해 알려졌습니다. 체포된 이들 10명 가운데는 이 씨의 아내와 4살짜리 아들이 포함돼 있습니다. 

영국에서 북한인권운동가로 활동 중인 박지현 징검다리 공동대표는 그 동안 이 씨와 계속 연락하고 있었다며, 
이 씨로부터 28일에 북한에 있는 처가 식구들로부터 이들 10명이 북송됐다는 소식을 확인했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지현 대표] “11월17일날 북송됐고, 지금 신의주에 있는데, 회령 고향으로 연락이 갔대요. 신의주에서 회령으로 이송해야 되니까 이송비를 가족들이 내라고.”

박 대표는 단순 탈북자들의 경우에는 안전부로 넘겨지지만, 한국으로 가려다 북송된 이들 탈북자들은 보위부로 넘겨져 가혹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녹취: 박지현 대표] “회령교화소는 우리가 알다시피 진짜 악랄하고, 살아서 들어가서 죽어서 나온다는 곳인데, 그 속에서 잘 버틸 수 있을지 걱정돼요.”

이들 10명의 탈북자들이 중국에서 체포돼 강제북송에 직면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국제적인 관심이 모아졌습니다.

국제 인권단체인 앰네스티 인터내셔널(AI)는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이들 탈북자들을 강제로 북한으로 돌려보내지 말 것을 촉구하는 ‘긴급행동’에 나섰습니다. 

영국에 본부를 둔 국제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인 세계기독인연대 (CSW)는 중국의 탈북자 강제북송을 막아달라고 촉구하는 서한을 영국 외무장관에게 보내는 운동을 벌였습니다. 

한국 정부도 이들 10명의 탈북자들과 관련해, “그 어떠한 경우에도 탈북민들이 강제 북송하지 않도록 관련국에 요청하는 등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박지현 대표는 이처럼 강제 북송을 중단하라는 국제적 여론이 높아지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이들을 북한으로 강제로 돌려보낸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한국 정부의 모호한 입장도 문제 해결에 걸림돌이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박지현 대표]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3주 전에 중국에 가서 만약 그 사람들이 한국으로 오겠다고 하면 우리가 받을 수 있다 이렇게 얘기했는데, 그렇게 얘기하는 것 보다, 우리 국민이니까 돌려달라고 해야 되는데, 발언 자체도 모호하다 보니까…”

갈렙선교회의 김성은 목사도 한국 정부가 발빠르게 대처하지 못한 것에 아쉬움을 나타냈습니다.

또한 중국의 이중적인 태도를 비판했습니다.

[녹취: 김성은 목사] “국제사회에서 기자들이 물어볼 때는 유엔협약과 국제인권에 대해서 지킨다고 하면서도, 탈북자나 탈북자 가족들에 대해서는 협박하는 거죠, 잡히면 보낸다…” 

김 목사는 국제사회는 앞으로 북한이 강제 송환된 탈북자들을 어떻게 처벌하는지 주시하고, 또 다른 탈북자들의 강제 북송을 막기 위해 중국의 이중성을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