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미국의 민간단체 '크로싱보더스'의 댄 정 대표가 버지니아 내 한인교회에서 열린 행사에서 중국 내 탈북 여성의 실상을 전하고 있다.
13일 미국의 민간단체 '크로싱보더스'의 댄 정 대표가 버지니아 내 한인교회에서 열린 행사에서 중국 내 탈북 여성의 실상을 전하고 있다.

한 주 간 북한 관련 화제성 뉴스를 전해 드리는 ‘뉴스 풍경’ 시간입니다. 중국 내 탈북 여성과 고아들을 위한 지원활동을 벌이는 민간단체가 미국에서 중국 내 탈북자들의 상황을 알리는 행사를 열고 있습니다.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라디오
[뉴스풍경 오디오] 미국 민간단체, 중국 내 탈북 여성 실상 전해

[동영상] “저는요 어머니가요 노동자와 결혼했고 평범한 교육자의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6남매의 막내로 자랐습니다. 처녀 때는 꿈도 많았어요.”

자신을 ‘꿈 많은 처녀였다’고 소개하는 정아라는 이름의 이 탈북 여성은 중국에서 일 할수 있다는 브로커의 말을 믿고 중국으로 넘어갔습니다.

정아 씨는 중국 도착 후 가난한 중국인 농부에게 팔려갔고, 남편의 폭행을 견디다 못해 도망치다 공안에 체포됐습니다. 체포 후 북송된 정아 씨는 수용소에 갇혔고, 이어 재탈북을 시도해 다시 중국으로 넘어갔습니다.

인신매매와 강제북송 등 순식간에 지옥 같은 삶을 경험한 정아 씨는 중국에서 술과 도박에 빠져 지내던 중 우연히 한 기독교 선교단체를 접하게 됐습니다.

이 단체와의 인연으로 기독교 신앙인이 된 정아 씨는 작은 방에 옹기종기 모인 여러 명의 탈북 여성들과 노래를 부르며, 자신의 삶이 달라졌다고 말했습니다.

<동영상: 정아의 노래> 

지난 2003년부터 중국 내 탈북 여성과 자녀들을 위한 지원활동을 벌이고 있는 미국의 민간단체 ‘크로싱 보더스’가 제작한 이 동영상은 중국 내 탈북 여성의 실태를 보여주는 다큐멘터리입니다. 

이 동영상은 지난 13일 미 동부 버지니아에 있는 한인교회의 선교모임에서 소개됐습니다. 

<현장음: 댄 대표 설교>

기독교 선교사인 `크로싱 보더스'의 댄 대표는 ‘선한 사마리아인과 북한 탈북자들’ 이란 제목의 설교에서 열악한 중국 내 탈북자들, 특히 탈북 여성들의 인권 상황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댄 대표에 따르면 중국 내 탈북자의 70%는 여성이며, 이 중 80%가 인신매매 피해자들입니다. 이들은 특히 심각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갖고 있습니다.

[녹취: 댄 대표] “They’ve watched people, they’re eating people and when they’vebeen sold…” 

탈북 여성들이 북한과 중국에서 경험한 폭행과 고문 등 끔찍한 기억들이 극심한 불안과 고통을 주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댄 대표는 크로싱 보더스가 이들에게 `탈북 여성 그룹'을 만들어 준다고 말했는데요, 비슷한 경험을 한 여성들이 솔직한 대화를 나누며 울고 웃고, 그러는 동안 마음의 위로와 치유를 경험한다는 겁니다.

댄 대표는 이런 연대감과 단체가 제공하는 의료활동 등으로 여성들의 정신적인 고통은 점차 나아지지만, 가난은 풀기 어려운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댄 대표] “They were sold to the poorest man who can’t find the wives..”

가난 때문에 중국인 신붓감을 찾지 못하는 중국 남성들이 탈북 여성을 인신매매를 통해 싼값에 아내로 맞고 있다는 겁니다.

댄 대표는 이런 상황에서도 탈북 여성들이 중국을 탈출하지 못하는 몇 가지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난민 지위를 얻기까지 긴 탈북 여정에 대한 두려움이 가장 크고, 또 중국인 남편에게서 벗어나는 게 쉽지 않다는 겁니다.

[녹취: 댄 대표] “Husbands are watching them, we have a woman in our network, she got blind through..”

댄 대표는 단체와 연결된 한 여성이 간단한 수술로 고칠 수 있었던 안구질환을 10년 넘게 방치해 맹인이 됐다며, 눈을 고쳐주면 아내가 도망갈까 봐 남편이 그대로 둔 경우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댄 대표는 지난 2003년 설립된 크로싱 보더스를 거쳐간 중국 내 탈북 여성의 수는 1천 여명에 달한다며, 이 중 300여명이 탈출을 요청해 현재 한국과 미국, 캐나다 등지에 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크로싱 보더스에 따르면 중국 내 탈북 여성들은 15년 이상 장기체류자가 많은데요, 체포 돼 북송될 위험은 늘 있지만 북한에서의 삶과는 비교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녹취: 댄 대표] “They’ve learned to deal with it they’ve accepted and they say ‘this is my life now..” 

탈북 여성들은 중국에서 사는 방법을 배워가고 가고 있고, ‘이 것이 우리들의 삶’이라고 말한다는 것입니다.

댄 대표는 중국에서 오래 산 탈북 여성들에게 궁극적으로 필요한 것은 신앙의 힘이라며, 탈북 여성을 위한 선한 사마리아인이 돼 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이날 강연을 통해 중국 내 탈북 여성의 실태을 접한 참석자들은 댄 대표의 요청에 깊이 공감한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북한선교에 관심이 있는 20- 30대 청년들은 탈북자들을 만나본 경험이 있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한국에서 탈북자들을 만나 선교활동을 했다는 김은혜 씨는 북한선교를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자신의 소견을 말했습니다. 

[녹취: 김은혜] “결국엔 사랑이라는 것이 기억에 남아요. 민족과 나라를 뛰어넘어서 전해야 할 것은 복음이고 사랑이다. 북한 사람들에게 사랑을 베풀기 위해서..” 

한인 남성 주한 씨는 미국인 선교사들이 위험한 상황임에도 다시 돌아간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주한]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우리가 하나님께 받은 사랑이 있고, 그 사랑을 통해 주변에 불행한 사람을 만났을 때 그냥 지나가지 못하고 사랑을 간과할 수 없는 마음이 있으니까, 그 가치가 너무 높기 때문에 그분의 삶을 통해 볼 수 있었습니다.”

탈북 여성과 그들의 자녀가 중국을 떠나지 않는 것에 의미를 두는 대학생도 있었습니다. 

[녹취: 정신명] “중국에 있는 탈북민과 자녀들도 중국의 복음과 탈북자들에게 좋은 복음의 통로가 될 것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오신 말씀처럼 중국에서도 복음을 전하려 하는 분들이 있으니까,..”

정신명 학생은 기독교 신앙으로 성장한 탈북 여성들이 앞으로 중국으로 들어올 탈북자들을 위한 선교사가 될 수 있을 거라며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생생 라디오 매거진 장양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