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지원단체 ‘에녹’이 지난 16일 미국 일리노이 주의 '커뮤니티 봉사상'을 받았다. '에녹'의 설립자 홍성환 씨(가운데)가 상장과 꽃다발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오른쪽은 제시 화이트 일리노이주 총무처장관,
탈북자지원단체 ‘에녹’이 지난 16일 미국 일리노이 주의 '커뮤니티 봉사상'을 받았다. '에녹'의 설립자 홍성환 씨(가운데)가 상장과 꽃다발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오른쪽은 제시 화이트 일리노이주 총무처장관,

한 주 간 북한 관련 화제성 뉴스를 전해 드리는 ‘뉴스 풍경’ 시간입니다. 탈북자들의 미국 정착을 돕기 위해 영어를 가르치는 탈북자지원단체가 미국 일리노이 주에서 봉사상을 받았습니다.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라디오
[뉴스풍경 오디오] 미국 탈북자지원단체, 일리노이 주 봉사상 수상

 

‘에녹’은 미 중서부 일리노이 주 시카고에 본부를 둔 탈북자지원단체입니다. 

한국 내 탈북자 남매가 주변의 편견을 못 이겨 산에서 천막 생활을 한다는 뉴스 보도를 들은 20대 한인 청년 홍성환 씨가 지난 2011년 설립했습니다.

‘북한 사람들을 해방시키자’라는 의미인 ‘ENoK(Emancipate North Korean)’은 2011년부터 ‘중국 내 탈북자 강제북송 저지를 위한 시위’, ‘31시간 기아 체험’ 등 북한인권 활동을 벌였습니다.
 
이 단체는 2013년부터 ‘진정한 친구- Real Pal’이란 이름의 일 대 일 무료영어 교육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홍 대표는 당시 `VOA' 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미국에서 받은 교육의 혜택을 탈북자들과 나누고 싶다고 말했었습니다. 

이후 탈북자들에게 숙식을 제공하며 영어를 가르치는 등 탈북자 영어교육단체로 거듭난 지 올해로 3년째입니다.

홍 대표의 이런 탈북자 지원활동이 최근 미 주류사회에 알려지면서 지난 16일 의미 있는 상을 받게 됐습니다. 

제시 화이트 일리노이 주 총무처장관 산하 아시안자문위원회가 주관하는 '아시아태평양 문화유산의 달' 행사에서 홍성환 대표가 ‘커뮤니티 봉사상’을 받게 된 겁니다. 

미국에서는 매년 5월을 ‘아시아태평양 문화유산의 달’로 기리고 있는데요, 미국의 역사와 사회문화 발전에 기여한 태평양 출신 이민자들의 업적을 알리고 기억하기 위한 행사가 미 전역에서 열립니다.

일리노이 주에서는 지난 10일부터 23일까지 다채로운 행사가 열리고 있는데요, 주 아시안 이민사회를 대표하는‘아시아자문위원회’주최로 열리는 ‘커뮤니티 봉사상 시상식’도 그 중 하나입니다.

시카고 다운타운 톰슨센터 주청사에서 열린 이날 시상식에는 미 주류 정치인과 지역 내 이민사회 지도자 등 200여 명이 모였습니다. 

[녹취:홍성환 대표] “이 번이 처음입니다. 처음에는 상 받는 게 좀 그래서, 그냥 제가 좋을 것 같지 않다고 말씀 드렸는데, 여태까지 수고했다는 마음으로 받으라고 하셔서..”

홍 대표를 추천한 사람은 아시아자문위원회 윤예서 위원입니다. 

윤 자문위원은 `VOA'에, 탈북자들이 미 주류사회에 관심을 얻을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고, 무엇보다 자문위원들에게 홍 대표의 노력을 알리고 싶었다고 추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녹취: 윤예서 자문위원] “에녹이 참 좋은 단체예요. 홍 대표가 참 샤프했어요. 언어 문제, 생계 포함해서 만든 쉘터라고, 탈북자들에게 필요한 단체라고 생각했고요. (자문위원들이) 그럼 탈북자단체에 주자고 했어요. ”

자문위원회의 추천과 심사를 거친 수상자는 모두 14명으로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중국, 필리핀, 일본,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등 이민자 출신입니다. 

수상자 명단에는 “북한 난민들을 위한 집을 운영, 탈북자들을 지원하고 있으며 시카고 주립대학을 졸업했다”는 홍 대표에 대한 간단한 소개문구가 실렸습니다.

홍 대표는 시상식 당일 탈북자 4명을 초대했는데요, 이들이 주어진 환경에서 열심히 공부했고 성실하게 생활했기 때문에 자신이 이런 상을 받게 됐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녹취: 홍성환 대표] “네, 제가 초대했죠. 받은 이유가 여기 계신 분들이 열심히 하셔서 상을 받은 거니까..”

현재 ‘에녹’에서 생활하는 탈북자는 2명으로, 평균 3-4명의 탈북자들이 1년에서 길게는 2년 이상 머물며 집중적인 영어교육을 받습니다.

홍 대표에 따르면 입 소문을 통해 서부와 동부 등 미국 각 지역의 탈북자들이 각자의 영어에 대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찾아 오고 있습니다.

메릴랜드 지역에서 탈북자지원단체를 이끌고 있는 그레이스 조 씨 역시 9개월 동안 에녹에서 영어공부를 하고 고등학교 졸업시험을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녹취: 그레이스 조] “ ‘에녹’에서 9개월 공부하고 하자 해서, 다시 오자마자 시험을 봤거든요. 공부 시스템도 잘 되어있고. 9개월이란 시간도 충분히 있었고, 그래서 와서 봤더니, 패스했어요.”

에녹의 영어교육은 ‘하루 6시간 수업, 1대 1 교육, 영어로만 말해야 하는 규칙’등으로 이런 방침이 탈북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탈북자들의 학업에 다른 방해요소를 만들지 않는 것도 에녹이 중요하게 여기는 점입니다. 

[녹취: 홍성환 대표] “다들 인터뷰하시고 싶어하는 분들이 많고 한데, 익명으로 나가고 사진 안 찍는다 해도..어떻게 보면 그 사람들이 외부에서 물어보고 일어는 것을 싸인 업 한 거 아니잖아요. 그거는 제가 막죠. 보통..”

지난 3년 간 20-30대 연령의 탈북자 10여 명이 에녹에서 영어교육을 받았습니다. 

홍 대표에게 이번 봉사상 수상은 6년 전 시작한 북한인권 활동에 대한 열정을 돌아보는 시간이 됐습니다. 

[녹취: 홍성환 대표] “자신과의 싸움이었던 거 같아요. 그러니까 초심 잃지 않고, 순수하게 열심히 일하는 걸, 제 자신을 그렇게 하는 게 제일 어려웠던 거 같고..”

그러나 가장 어려운 점은 재정적인 부분입니다. 

홍 대표는 4만 달러의 연간 예산이 넉넉지는 않지만 그래도 일을 계속해 왔다면서, 후원단체와 개인들에 감사를 표했습니다. 

홍 대표는 현재 하버드대학원에서 정책관련 석사 학위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올 여름을 계기로 변화와 성장의 시간이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녹취: 홍성환 대표] “여름이 되게 중요할 거 같아요. 어떻게 발전해 나갈 지가. 지금은 교육 쪽만 신경을 쓰는데, 공부하는데 관심이 없어 하는 분도 있으니까 잡 트레이닝도 생각하고 있어요. 제가 아쉬웠어요. 많이 도와드리지 못한 거 같아요. 그래서 이거보다 이상이 돼야겠구나 생각했던 거 같아요”

홍 대표는 탈북자들을 가족이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북한에 가족을 둔 탈북자들이 돌아갈 곳이 북한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홍 대표는 장기적인 목표를 갖고 있는데요, 실력을 갖춘 탈북자들과 함께 북한에 가는 것입니다.

[녹취: 홍성환 대표] “저도 결혼해야 하고 애도 낳으며 상황이 바뀔텐데, 그래도 계속할 생각이고, 북한이 정말 열리기 바라고, 열리면 이 일을 북한으로 가지고 갈려고 하는 게 제 장기적 소망입니다. 영어교육이 아니더라도 거기 있는 분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탈북자들이 하는데, 저희가 발판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생생 라디오 매거진 장양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