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탈북 화가 송벽 씨(왼쪽)가 에릭 그라이튼스 미주리 주지사 부부에서 자신의 그림’ 설움’을 선물했다.
지난 3일 탈북 화가 송벽 씨(왼쪽)가 에릭 그라이튼스 미주리 주지사 부부에서 자신의 그림’ 설움’을 선물했다.

한 주 간 북한 관련 화제성 뉴스를 전해 드리는 ‘뉴스 풍경’ 시간입니다. 탈북 화가의 최신 작품이 미 주류사회에 소개됐습니다.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라디오
[뉴스풍경 오디오] 탈북화가, 미주리 주지사에 북한인권 관심 호소


탈북자 출신의 화가 송벽 씨가 그린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초상화. 붉은 화면에 커다랗고 창백한 김 위원장의 얼굴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립스틱을 짙게 바른 김 위원장은 미소를 짓고 있는데요, 그의 얼굴에는 3명의 이미지가 보입니다.

1900년대 초 정치풍자 희극으로 이름을 날렸던 영국 배우 찰리 채플린과 비극적인 운명을 살다간 미국 여배우 마릴린 몬로, 그리고 나치독일 정권 당시 유대인 대학살을 저지른 아돌프 히틀러의 이미지입니다.

‘살인미소’란 제목의 이 그림은 독재자인 김정은 위원장의 잔인한 `공포정치’를 풍자하고 있습니다. 

[현장음: 박수소리]

이 작품은 미 중서부 미주리대학교 한국학연구소 주관으로 지난 3일 열린 ‘The Iconoclastic Arts of Song Byeok-송벽의 우상타파 미술” 전시회에서 소개됐습니다.

이날 전시회에는 송벽 화가의 신작 25점이 소개됐는데요, 전시회장을 찾은 60여명의 미국인 학생들과 교수들은 탈북 화가의 가슴 아픈 사연과 함께 작품에 대한 설명을 직접 들을 수 있었습니다.

[현장음: 송벽]“두만강을 건너다가 강에서 아버지를 잃고 아버지 시체라도 건질려고 노력했지만, 제 힘으로 도무지 감당이 안되더라고요..”

송 화가는 중국에 식량을 구하러 나섰다가 아버지를 잃고 자신은 수용소에 갇혔다며 당시 경험을 설명했습니다. 

[현장음: 송벽]“죽어나가는 사람, 새가 그렇게 부럽더라고요. 다시 태어난다면 다른 나라에 태어나고 싶었었죠. 그래서 죽은 사람조차 부러웠어요.”

송 화가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 북한 정권의 잔혹성과 그에 희생당하는 북한 주민의 고통을 봐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전시를 진행한 시나 그라이튼스 미주리 한국학연구소 공동 소장은 미주리 주지사의 부인으로 미주리대학 정치학 교수입니다. 

그라이튼스 소장은 지난해 북한 관련 서적에 이어 현재는 탈북자 관련 책을 준비하는 등 북한전문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송벽 화가는 2012년부터 미국 내 대학교를 돌며 북한인권 활동을 벌이고 있는데요, 미국 내 대학이 직접 주관해 전시회를 갖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라이튼스 소장은 이날 미주리대 학생들과 교수들에게 송벽 화가를 이렇게 소개했습니다.

[녹취:그라이튼스 소장] “Song Byoek was originally a official state propaganda artist for North Korea regime…”

북한에서 체제선전화를 그리던 화가가 이제는 체제를 비판하고 북한 정권을 고발하고 있고, 인생의 반전을 경험한 그의 작품들은 북한 상황과 예술적 자유로움을 동시에 보여준다는 설명입니다.
 
한국계 미국인으로 북한역사학자인 한국학연구소 치현 해리슨 김 소장 역시 송 화가의 극적인 삶을 언급하며, 이는 북한 정권의 나약함을 보여주는 신호로 다가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해리슨 김 교수] “to me that is a clear sign that the NK regime’s power is weak and that it is fundamentally not working……”

송 화가가 남한에서 거듭난 후 현실과 타협하지 않는 인권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날 전시회에 참석한 학생들과 교수들은 두 북한 전문가들의 설명을 경청했는데요, 김 소장은 `VOA’에 송 화가의 작품을 관람한 미국인들이 그의 작품성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해리슨 김 교수] “우리 콜럼비아 시 학생과 교수들은 아주 일단 쇼크를 받았고요, 이미지 거기에 담긴 아이러닉한 구절들. 그런 걸 보면 감동 안받을 수 없죠.”

김 소장은 미 주류사회가 북한의 인권에 대한 인식을 갖게 하는 데 송 화가의 그림이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김 소장은 그라이튼스 미주리 주지사가 송 화가를 관저로 초대해 북한인권에 대해 토론했다며, 그라이튼스 주지사는 북한인권 문제에 지금까지 일관적인 태도를 보여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해리슨 김] “주류 정치인들의 관심을 많이 받을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에릭 그라이튼스 주지사는 장교였고, 전쟁을 경험한 사람이고, 동시에 인권 일을 많이 해온 사람이에요. 영부인과 같이 활동하면서 북한에 관심이 많습니다. (북한인권을) 미국에서 다뤄야 할 문제로 보고 있는 거죠. 난민 탈북 차원에서 일단 적극 도와주겠다고 언급해요. 공식적으로. 송벽 화가 앞에서도 그 말을 했고. 북한인권에 관심이 많고 중요하다고 느끼고 있고, 미주리가 북한인권 탈북자를 위해 노력을 많이 하겠다.”

송벽 화가도 미주리 주지사 부부와 교수들과 만찬을 나누며 북한인권에 대해 논의한 데 큰 의미를 뒀습니다.

[녹취:송 벽] “주지사님이 북한인권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갖고 있더라고요, 본인 자체가. 어떻게 하면 도울까, 어떻게 하면 북한 사람들의 아픔을 알리고 도와줄까 많이 고민하고 탈북민들이 인권 활동하는 것에 대해 지지를 하더라고요.”

송 화가는 그라이튼스 주지사 부부의 특별한 관심에 감사하고 북한인권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호소하는 심정으로 자신의 그림을 선물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송벽] “처음에는 안 받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 내가 골라 보래요. 그것이 어린아이 두 명이 형이 동생을 안고 죽 그릇을 들고 있는 것이거든요. 제목이 설움. 배고픔의 설움. 그거죠. 가슴에 와 닿은 거예요.”

꽃제비의 배고품을 담은 그림 ‘설움’을 주지사 부부에게 선물한 송 화가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탈북 화가로서의 역할을 다시 새기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송벽] “이것을 사명으로 삼아야겠다. 더 분발해서 더 많은 이들, 더 많은 해외 분들한테 김정은 독재하게 신음하고 있는 2천500만 국민들을 대변해서 한 맺힌 원한을 풀어주는 게 내 역할이 아닐까?”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