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시사잡지 ‘US News & World Report’ 웹사이트에 게재된 김정은 풍자 만평.
미국의 시사잡지 ‘US News & World Report’ 웹사이트에 게재된 김정은 풍자 만평.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핵 개발을 풍자한 시사 만평이 꾸준히 외신 매체들에 게재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한 매체는 이 가운데 73 점을 선정해 공개했는데요, 김정은 위원장을 철부지로 묘사한 내용이 많았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식료품점에서 장을 보는 중국인 아빠의 손수레(카트)안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 보이는 북한 아이가 물건을 마구 집어 던지며 생떼를 부립니다.

옆에서 장을 보던 미국과 한국, 일본인 어른들이 시끄럽다며 귀를 막고 인상을 찌푸리지만 중국인 아빠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태연합니다. 

미국의 시사잡지인 ‘US News & World Report’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북한의 행태를 풍자한 시사 만평 73점을 선정해 인터넷에 공개했습니다.

시사 만평은 한 컷의 만화를 통해 인물이나 세태를 풍자한 것으로, 복잡한 현안을 함축해 표현하기 때문에 독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북한은 특히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 지속되는 핵·미사일 도발 위협 때문에 외신들의 시사 만평에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 잡지가 선정한 북한 만평들 가운데 가장 많이 등장한 소재는 김정은 위원장의 무모한 핵 위협과 이에 대한 중국의 무책임한 태도입니다.

비행기 안에서 아이가 막무가내로 울고 있는데 옆의 중국인 아빠는 코를 골며 잠에 빠져있고, 앞 좌석에 앉은 미국인 승객은 잠을 설쳐 멍한 표정을 짓는 만평.

어린 김정은이 자기 몸보다 큰 미사일 풍선을 들고 옆집 한국인의 정원에 들어가 꽃과 화초를 마구 짓밟으며 장난을 칩니다. 집주인인 한국인 아줌마는 멈추라고 소리치지만 옆 집 김정은 아이의 중국인 아빠는 아이를 혼내지 않은 채 구경만 합니다.

또 다른 만평은 김정은이 유아용 의자에 앉아 밥과 국, 숟가락을 마구 내던지며 떼를 쓰는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아이의 손이 닫지 않는 높은 곳에는 ‘미국의 대북 지원’이란 꿀단지가 놓여 있습니다. 꿀단지를 달라고 횡포를 부리는 겁니다.

김정은을 문제아에 비유해 미국과 중국인 부모가 서로 다투는 만평도 눈에 띕니다. 철부지 아이 김정은이 친구인 한국과 아버지로 그려진 미국에 “전쟁! 공격! 둘에게 모두 핵 폭격을 하겠어”하고 협박을 합니다.

미국인 아버지가 “당신 아이에게 어떻게 좀 하라”며 문제아의 엄마에게 언성을 높이지만 중국을 상징하는 엄마는 우두커니 서 있기만 합니다.

이런 만평은 모두 북한에 영향력이 큰 중국이 김정은 위원장의 무모한 핵 위협을 좌시만 하고 있다는 미국과 서방세계의 시각을 반영한 겁니다.

그런가 하면 김정은 정권이 주민들을 위해 써야 할 국가 예산을 핵 개발에 허비해 주민들이 굶주리는 상황을 지적한 만평도 눈에 뜁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벼를 추수하는 콤바인을 운전해 논에 자라난 미사일들을 수확하고 있습니다. 콤바인 굴뚝으로 핵 연기가 올라가고 있지만 옆에는 굶주린 아이가 김정은에게 밥을 달라며 그릇을 내밀고 있습니다.

이밖에 김정은 위원장과 햄버거를 먹으며 협상할 수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발언에 김정은이 스포츠카 경적을 요란하게 울리며 환호하는 모습도 있습니다.

간부들의 숙청을 그린 만평들도 있습니다.

고위 관리들의 사진을 게재한 인사 도표에 대부분 ‘처형’을 상징하는 엑스표가 그려져 있고, 그 앞에서 김정은은 미 서부의 총잡이처럼 손에 권총을 쥔 채 올라오는 연기에 입김을 불고 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VOA’에, 이런 만평이 인기를 끄는 것은 “김정은에 대한 국제사회의 불신이 그만큼 팽배해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행태를 바꿔 주민들을 돌보지 않으면 그를 비정상적인 지도자나 괴물처럼 묘사하는 시사 만평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